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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대부분, 커피는 로스팅 직후에 추출하기 보다는 일정 시간 이후에 사용하는 편인데요. 로스팅에서 발생한 가스가 추출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숙성이 되지 않아서 원하는 향미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Espresso Coffee (The Chemistry Of Quality)라는 책에서는 보관과 포장을 다루는 챕터(6장) 서두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 로스팅 과정에서 높은 온도와 낮은 수분 활성도로 인해 효소와 미생물로 인한 부패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커피는 보관 과정에서 중요한 화학적/물리적 변화를 겪는데, 이것은 음료의 품질과 추출 용인성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일들은 로스팅한 커피의 노화(staling)로 인해 일어나지만, 숙성(ageing)이라고 불리는 과정 역시 ..
핸드드립 시 필터에 대한 질문을 초보자 분들께 자주 받는 것 같습니다. 단골 주제 중 하나는 물로 행구는 것 즉, 린싱(rinsing)에 대한 부분인데요. 오늘은 필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핸드드립에 사용하는 필터는 드리퍼의 제조사 별로 서로 다른 크기와 형태, 재질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1-2인분을 위한 소형 드리퍼에 사용하는 필터도 이에 따라서 중량도 다르고 두께도 달라서, 물 빠짐 속도 역시 필터에 의해 일부 좌우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필터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표백의 여부가 가장 시각적으로 두드러지는 차이인데요. 우리가 자주 접하는 흰 색 필터는 표백을 한 것입니다. 과거, 표백에 염소계의 화학 약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비표백 필터(황색)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 때문에 흰 ..
과거 핸드드립에는 몇 개의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그 중 특히 중요하게 여기던 부분 중 하나는 주변 부로 물을 붓지 않는 것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분쇄 커피 없이 필터에 물을 부으면, 물은 빠르게 필터를 투과해서 서버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핸드드립에서도 주변 부에 물을 부으면 커피층을 통과하지 않는 물이 필터를 곧장 투과해서 서버로 이동할 거라고 쉽게 짐작합니다. 평소 TDS 1.27-1.30% 농도의 커피를 추출하던 레시피와 분쇄도를 이용해서 다음과 같이 추출을 진행해봤습니다. 14g의 커피를 45g의 물로 45초 동안 불림을 진행했고, 그 뒤에 1회에 약 185g의 물을 부었습니다.(물의 총 중량 약 230g) 상당히 급진적으로 드리퍼의 주변부, 필터 가까이 물을 부어 한번에 추출을 진..
불림의 목적 핸드드립에서 불림 동작을 통해 사람들은 몇 가지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보편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편입니다. 1) 디게싱 : 원두에 미리 불을 붓고 시간을 주어서 가스를 배출하여, 가스가 추출을 방해하지 않도록 함 2) 원두를 적심 : 분쇄 원두의 중심부까지 가능한 만큼 물을 스며들게 하여서, 원활하게 추출이 일어나도록 함. 3) 원두와 물의 균일한 분배 불림 중의 교반 불림에서의 교반은 가스 배출을 도와서 가스로 인해 추출이 방해되는 것을 막습니다. 또한 물이 원두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젖게 도와줍니다. 과거, 불림의 중요성을 과하게 강조해서, 불림을 잘하면 대단히 맛이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다소 신화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
핸드드립에서는 얼마의 커피를 사용하고 또 물은 얼마를 부어야 하는 걸까요? 커피, 특히 핸드드립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받게 되는 흔한 질문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저 역시 핸드드립에 입문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서두에 미리 이야기하자면 커피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그만이지만, 누군가를 위한 커피를 만들고자 한다면 문화나 생두, 로스팅 등을 고려했을 때 높은 확률로 많은 사람의 입을 만족시키는 커피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경험도 해보기 전에 자신만의 방식을 결정하기 보다는, 가능하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공부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이 한다고 그것이 더 옳은 것이다"라..
강남역의 문화 공간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알베르에 새롭게 알베르 랩(Alver Lab)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영국 유명 드라마 스쿨에서 공부하고 귀국 이후 연기자는 물론 연출가로 주목받고 있는 윤성수 공동 대표인데요. 사실 첫 만남에서는 '연출가가 무슨 커피지?'하며 조금은 의외의 조합이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윤성수 대표와 대화하면서 커피에 대한 깊이와 분명한 철학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특히나 알베르 랩은 영국의 가장 상징적인 커피 브랜드인 '스퀘어 마일 커피(Square Mile Coffee)'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니, 한국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 주목해볼 이유가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음 내용은 알베르 랩을 방문해서 윤성수 대표를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해서 기록..
윌파 브루어가 한국 시장에 출시되었습니다. 세련된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을 필두로 한국에 출시되었던 윌파 프리시전 모델은 높은 가격 때문에 크게 보급되지는 못했던 것 같은데요. 새로운 디자인과 훨씬 저렴해진 가격으로 무장한 윌파 클래식 제품이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윌파 프리시전 모델 (과거 모델)윌파의 프리시전은 우수한 디자인과 매우 뛰어난 보일러 성능 등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리퍼 자체의 물 구멍이 정교하게 조절되지 않거나 제품 간의 편차가 큰 편이어서 아쉬움이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사용하는 원두의 양에 따라 써야할 물의 양을 권정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물 구멍을 조절해주는 것을 제품에 표기해서 가이드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가이드를 따라 세팅해도 물 구멍이 완전히 막혀서 추출이 되지 않는 ..
아리차(Aricha)라는 커피를 여러분은 맛 본 적 있으신가요? 제 글의 독자 분들은 워낙 커피를 좋아하시니 당연히 그런 분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이 글을 '아리차'라는 커피를 소개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엇그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아리차라는 것이 뭐냐?"는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커피를 잘 모르는 분이라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까지는 들어봤지만 '아리차'라는 이름까지는 들어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오늘은 그 질문에 답글을 달았던 내용을 기반으로 아리차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아리차 마을과 게데오(Gedeo) 지역 예가체프(Yirgacheffe)는 이르가짜페, 이르가체페 정도로 발음되는 지역명으로 '비옥한 땅을 보존하라'는 뜻의 단어인데요. 아리차는 예가체프의 '게데오(Gedeo)' 지역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