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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어떻게 해야 할까? 본문

커피와/추출

핸드드립, 어떻게 해야 할까?

Coffee Explorer 2016. 8. 8. 00:56

핸드드립에서는 얼마의 커피를 사용하고 또 물은 얼마를 부어야 하는 걸까요? 커피, 특히 핸드드립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받게 되는 흔한 질문 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저 역시 핸드드립에 입문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서두에 미리 이야기하자면 커피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그만이지만, 누군가를 위한 커피를 만들고자 한다면 문화나 생두, 로스팅 등을 고려했을 때 높은 확률로 많은 사람의 입을 만족시키는 커피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경험도 해보기 전에 자신만의 방식을 결정하기 보다는, 가능하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공부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이 한다고 그것이 더 옳은 것이다"라는 말은 아닙니다.

 

이 글을 통해서 저는 원두와 물의 비율을 중심적으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도구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들이 있지만 이번 글을 그런 부분을 설명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도구를 사용하던지 이와 무관하게 물과 원두의 비율은 핸드드립 커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출의 시간에 대해서는 다른 글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핸드드립에서 원두 최소 사용량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원두의 최소 사용량입니다. 사용하는 원두의 양이 너무 적으면 추출에 어려운 점이 있는데요. 이것은 전통적인 핸드드립 방식인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드리퍼의 종류나 크기에 따른 제작사의 권장 사항을 지키는 편이지만, 전통적인 핸드드립 커피를 위해서는 15g 이상의 커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적은 양의 커피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드리퍼에 원두를 담고 나서 우리가 편하게 물을 부을 수 있는 표면적이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핸드드립에 익숙해지고 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잔의 커피를 만들 때 전통적인 드립 방식으로는 18g의 커피를 사용하고, 요즘에 다양한 사람들이 시도하는 교반(Stirring)과 와류(Voretax,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며 운동을 하는 물)를 이용한 추출에서는 12-14g을 써서 한 잔의 커피를 만듭니다.

 

 

불림을 위한 물과 시간

불림을 위해서 통상적으로 원두 중량의 2배에 달하는 물을 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분쇄된 원두가 통상적으로 약 2배의 물을 흡수하기 때문인데요. 2배 이하의 물을 붓는 경우는 전체의 원두를 충분히 적시지 못하게 됩니다. 2배의 물을 부어도 일정한 물은 서버 아래로 곧장 떨어지는데요. 이것은 중력에 의해 물이 아래로 이동하면서 원두가 물을 흡수할 충분한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가급적 불림에서 서버로 물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의 물만 불림에 사용 하라는 권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저는 이 경우에 대부분 원두를 충분히 적시지 못하기 때문에 추출율에 있어서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림에는 충분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저의 경우 방법에 따라 원두의 약 2-3배에 해당하는 중량의 물을 사용해서 불림을 합니다.

 

 

pour over에서의 보편적인 원두와 물의 비율

일본과 그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에서는 핸드드립(Hand drip)이라는 용어를 쓰는 편이지만, 세계적으로는 푸어오버(Pourover)나 (페이퍼) 필터 브루잉커피(Filter Brewing Coffee)라는 용어가 더 일반적인 표현일 것 같습니다. 이 때 사용하는 원두와 물의 비율을 두고 흔히들 Brewing Ratio 라고 말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Brewing Ratio를 기준으로 커피 추출 레시피를 잡는 편입니다. 주로 1:2-3 의 극소량 추출에서 부터 1:17까지 다양한 레시피를 사람들이 사용합니다. 이를 굳이 몇 가지로 나누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을 덧붙여보았습니다.

 

아래의 비율은 '붓는 물의 총량'을 기준으로 작성했기 때문에 붓는 물과 최종적인 음료의 양에는 얼마간의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번 기억해주세요.

 

 

1) 1:3-4

20g의 커피로 예를 들면 60-80g 정도의 물을 붓기 때문에 실제 만들어지는 음료는 약 20-40g 정도로 극단적으로 적은 양을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주로 극단적인 점드립에 사용되는 것 같은데 일부는 에스프레소 처럼 진한 농도 그대로를 즐기지만 대부분은 물에 충분히 희석해서 드시는 것 같습니다.

 

2) 1:5-8

적은 양의 커피를 추출하고 물을 희석하는 레시피 중에서 조금은 더 보편적인 비율이지만 여전히 극소수가 사용하는 레시피입니다.

 

3) 1:9-11

숫자가 주는 안정감(?) 때문일까요? 1:10 정도로 추출을 하는 경우는 제법 많습니다. 1:10 에 가까운 비율에서는 추출 이후 물을 더하는 사람이 약 40%, 그대로 음용하는 사람이 약 60%에 달합니다.

 

5) 1:12-14

현재 한국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레시피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특히 1:12의 레시피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6) 1:15-17

이 또한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전 세계적으로는 대부분 이런 정도의 브루잉 레시피를 따르는 추세입니다.

 

 

Bypass 방식에서 물을 더하는 비율

가로축 = 원두 : 추출수

세로축 = 원두 : 가수량

 

위로 도표는 Bypass 방식(추출 후에 별도로 물을 더해 희석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물을 더하는 비율에 대한 것인데요. 일정 비율을 넘어서고 나면 더이상 가수 비율이 변화하지 않습니다.

 

Bypass 는 효율성을 논외로 하면 맛에 있어서 나쁜 영향이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약배전에 가까운 원두일 수록 밝은 산미가 자극적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Bypass를 위한 커피는 조금은 더 로스팅을 하는 것이 제가 선호하는 방향입니다. 쉽게 말해 중배전을 넘어서는 커피는 Bypass 방식으로, 중/약배전 커피는 Bypass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합니다.

 

다만 서구권에서는 보편적으로 Bypass 방식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기도 하고, 사용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쇄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핸드드립 커피에서 물과 원두의 비율(브루잉 비율) 외에 가장 중요한 것을 분쇄도라고 생각하는데요. 브루잉 비율과 분쇄도가 농도, 수율과 추출 시간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서구권의 핸드드립 커피 레시피를 보면 추출 시간을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브루잉 비율과 분쇄도를 기준으로 커피를 만들고, 농도를 측정함과 동시에 맛을 보면서 최종적으로 레시피를 결정하고 추출 시간은 그 결과로 정해지는 것이죠. 그러나 아쉽게도 분쇄도는 하나의 통일된 기준으로 다루며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상업용 그라인더들도 저마다 입자 분포의 특성은 서로 다르지만, 가정용 그라인더와의 가장 큰 차이는 입도 분포 중에서 눈에 두드러지는 가장 큰 입자와 가장 작은 입자의 분포가 넓은 것이라고 추정하는데요. 이 때문에 같은 농도의 커피를 추출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상업용 그라인더를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서 길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가정용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선험적인 기준으로 추출 시 최대 3분 30초를 넘기지 않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저도 하는 편인데요. 아마도 과거 농도계가 없던 시기에도 최대 시간의 기준을 가지고 계시던 분들도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인지하는 가운데 내린 결론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본문에 일부 인용 핸드드립에 대한 통계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coffeexplorer.com/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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