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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간혹 커피 향미에서 ‘구조감’, ‘구조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저는 다소 모호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고, 향미 표현 역시 소통을 위한 일종의 약속입니다. 커피의 향미 평가에 있어서 구조감이라는 것은 아직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구조감이라는 표현은 와인 테이스팅에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레드 와인에서 ‘구조’라는 표현은 “구조가 탄탄하다.”, “구조가 좋다.” 정도로 사용됩니다. 특히 산도나 탄닌이 충분한 경우 단단한 구조감을 가진다고 말하는데, 당도와 알코올과 함께 이런 요소들은 와인의 장기 숙성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와인에서 사용하는 구조감이라는 단어와 의미 그대로를 커피 시음에서 적용하는 것은 무..
로스팅, 무엇을 추구하는가? 안녕하세요. 커피찾는남자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커피 로스팅이 다릅니다. 누군가는 소위 말하는 노르딕 로스팅을 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좀 더 균형 잡힌 로스팅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그 누군가는 노르딕 로스팅을 균형 잡히지 않은 로스팅이라고 바로볼 수도 있지만, 노르딕 로스팅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방식이 균형잡힌 로스팅이라고 생각할 것 입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추구하는 로스팅 방식이 균형 잡힌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때로는 같은 것을 추구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달성할 방법을 알지 못해서 자신의 현재 방식에 만족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커피 맛의 방향은 크게 보면 4가지 정도인 것 같습니다. 첫째, 꽃과 과일 ..
1. ROR이란 무엇인가? ROR은 Rate of Rise의 약자입니다. 로스팅에서 BT(Bean Temperature)의 변화 외에도 BT ROR을 보는 것은 도움이 되는데요. ROR을 통해서 로스팅의 흐름을 비교할 수도 있고, 온도 상승의 정도 변화를 보다 큰 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BT 그래프는 이전보다 좀 더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거나, 조금 느리게 상승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BT ROR은 올라가거나, 유지되거나, 하락하면서 로스팅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로 인해서 BT ROR 그래프를 통해 로스터는 BT의 변화에 대해 섬세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2. ROR은 기본적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모양을 가진다. 로스팅 전체 과정에서 BT ROR의 흐름은 기본..
-4 Types of Water during Roasting 로스팅에서 우리는 물을 4가지 존재 유형으로 나누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1.생두에는 보통 8-12%에 해당하는 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두 내부의 수분은 로스팅에서 생두가 100도에 이르기 까지, 생두의 겉면에 도달한 에너지를 생두의 중심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배출 시에 너무 많은 수분을 가진 커피는 로스팅이 잘된 관능적인 느낌을 주지 못하고, 로스팅 보다는 찜을 연상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적은 수분 함량을 가진 커피는 자칫 쉽게 타거나 드라이한 느낌을 내기도 합니다. 로스터는 배출하는 커피의 수분 함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2.로스팅을 위해 공급되는 에너지는 생두의 수분을 증발/기화시킵니다. 하지만 충분..
한국에서 겨울의 로스팅은 다른 계절에 비해 로스팅에 큰 어려움 뒤따르는 편입니다. 겨울의 로스팅은 낮은 실내/외 온도와 낮은 습도, 생두의 낮은 보관 온도라는 특성 등에서 기인한 변화로 인해 만들어집니다. 물론 다르게 생각해볼 수도 있는데요. 1년 내내 한국의 겨울과 같은 기후를 가진 곳에서라면 위의 조건들은 로스팅에서 큰 어려움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당 기후에 맞춰서 로스팅 프로파일을 설계하고, 미세한 기후 변화에 따라 조금씩만 변화를 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계절의 변화가 급격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기에 로스팅 프로파일을 제대로 변화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고전하다가, 어느새 적응하려고 하면 다시 계절이 변하게 됩니다. 달리 말하면 겨울이 문제가 아니라, 변화가 잦은 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캐러멜화의 역학은 완전히 밝혀져있지 않지만, 다양한 글에서 로스팅에 필요한 정도의 캐러맬화와 관련한 지식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로스터의 취향과 추구하는 목표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완성도 있는 로스팅을 해내는 로스터라면 그 목표는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생두에 함유된 한정된 당을 마이야르 반응에 최대한 사용하려는 로스터가 있다면, 그와는 다르게 캐러멜화에 무게를 두는 로스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커피 로스팅에서 중요하지 않은 단계는 없지만, 저는 상대적으로 캐러멜화 단계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원두에서 캐러멜라이징에 의한 풍미를 더 많이 만들어내겠다는 뜻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아래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커피는 캐러멜화 단계에서 아주 ..
드럼의 rpm은 전도와 대류의 비율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로스팅에서 드럼의 rpm 변화가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균형의 변화는 매우 큰 편인데, 이를 두고 단순하게 대류와 전도의 비율 정도로만 해석하다 보니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드럼 rpm의 변화를 에너지 전달의 효율과 방식, 교반, 에어 플로우 등의 관점에서 고려합니다. 로스팅 머신은 일반적으로 40-70 정도의 rpm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드럼 rpm에 대해 어느 정도의 수치가 적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로스팅 머신의 배치 사이즈에 따라 적정 rpm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해당 머신의 투입량과 배기의 흐름, 그 외 드럼의 두께, 버너와 드럼의 거리, 드럼 내의 교반 날개 등의 특성을 충분..
“커피는 취향이다”라는 말이 커피 소비자에게는 자유입니다. 우리는 나와 다른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을 존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로스터로써 “세상에 잘못한 로스팅은 없다.”라고 여길 수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로스터는 기준을 세워서 로스팅 품질을 평가 및 관리하고, 그 기준에 어긋난 커피가 상품으로 출고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잘된 로스팅이 있다면, 잘 안된 로스팅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로스팅 스타일이 있습니다. 스타일이 달라도 로스터의 의도에 맞게 표현된 로스팅이라면, 틀린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커피 로스터의 입장에서 “이것은 잘 안된 로스팅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특정 스타일에서도 분명 잘된 로스팅과 그렇지 않은 로스팅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