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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그동안 로스팅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커피의 온도와 로스팅 진행 시간이었습니다. 온도는 비교적 쉽게 연속 측정이 되기 때문에 로스팅 프로파일을 구성하는 핵심 정보로 사용됩니다. 로스팅에서 온도와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로스팅 중에 커피의 수분 함량 변화와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간과되어왔다고 생각합니다. 로스팅 과정에서 커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커피의 수분 함량이 낮아지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주변 환경과 로스팅 머신의 설정에 따라 같은 온도 프로파일로 로스팅한다고 할지라도 그 결과가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커피가 가진 수분 함량을 어떤 단계에서 어느 정도로 낮출지 완벽하게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로스팅 머신의 에어플로우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조절해서 상대..
'잘 로스팅 된 커피'가 무엇인지 말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을 제한해야 합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커피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너무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고자 할 때, 오히려 우리가 지향하고 발전시키기를 원하는 커피 산업의 방향과 너무 멀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스페셜티 커피라는 용어와 산업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스페셜티 커피를 ‘단순히 커핑을 통해서 커피를 평가했을 때, 특정 점수 이상을 받은 좋은 생두를 사용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는 현대의 커피 산업이 태동할 수 있었던 과거에 대한 일종의 원죄 의식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운동(movement)으로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
여름철로 들어서면서 생두를 항온항습 설비에 보관하지 않는 이상 생두의 온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생두의 온도가 높다는 것은, 로스팅에 있어서 생두의 온두를 보다 쉽게 목표 온도에 도달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로스팅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이 문제겠죠. 겨울철 로스팅에서 생두의 낮은 보관 온도와 함께 낮은 습도가 가장 큰 변수였습니다. 낮은 습도로 인해서 생두의 수분은 금새 생두를 지나는 바람에 빼앗기고, 자칫 화학반응을 충분히 만들지도 못한 상태에서 수분 함량이 낮아집니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향미를 만들지 못하면서 배출되거나, 쉽게 탄 향미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름철 로스팅은 그 반대입니다. 생두의 보관 온도는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고, 그보다 여름철의 높은 습도는 로스팅에 더 큰..
Breaking The Myths : Drying Phase -건조 구간이라는 미신 커피 로스팅의 복합적인 현상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로스팅을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누서 설명해왔습니다. 로스팅의 첫 단계를 두고 우리는 건조 구간이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그것은 로스팅의 첫 단계에서 생두의 온도는 높아졌지만 특정할만한 화학반응은 아직 많이 일어나지 않았고 수분은 점점 적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투입 후 로스팅 머신 내의 온도는 물론 생두의 온도 역시 빠르게 100℃를 돌파합니다. (머신에 따라 다르지만 BT는 실제 원두의 표면 온도와 20-40℃ 수준의 상당한 오차를 보입니다.) 원두에서 화학반응이 원활히 일어나기 위해서는 수분 함량이 적정한 선까지 낮아져야 하는데,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우리 옛 선조들이 만들어둔 24절기의 시스템은 기후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중에서 신기할 정도로 계절의 변화를 잘 반영합니다. 계절이 달라지면 로스팅의 프로파일이 어느 정도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프로파일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커피의 맛이 갑작스레 큰 폭으로 변하게 된다면 그건 뭔가 잘못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잘 관리되고 있던 생두라면 며칠 사이에 그 정도의 폭으로 품질이 변화하지는 않습니다. 재료가 변하지 않았다면, 나머지는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대부분 막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계절이 바뀌면서 달라지는 로스팅의 프로파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에서 기인하는 걸까요? 계절과 날씨에 따른 로스팅이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면, 사실은 우리가 환경을 측정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 무엇..
일반적인 드럼식 로스팅 머신에서 드럼의 회전 속도(rpm)은 로스팅 전체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rpm의 변화 정도에 따라 전도를 통한 에너지 전달에도 변화가 생기지만, 공기의 흐름과 영향력에도 큰 변화가 뒤따르게 됩니다. 로스팅 머신의 외부에서 공기가 들어왔다가 외부로 빠져나가는데 영향을 주는 것은, 가스를 통한 화력의 공급과 사이클론의 배기팬 속도, 공기의 흐름을 중간에서 컨트롤하는 댐퍼 등의 상호 결과입니다. 하지만 드럼의 회전 속도는 같은 양의 공기가 로스팅 머신을 거쳐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커피의 생두와 더 많은 관계성을 맺게해서(접촉하게 해서) 에어플로우의 영향을 높이게 됩니다. 스트롱홀드에서 교반 속도는 어떤 방식으로 로스팅 결과에 영향을 줄지, 사실 아직 테스트를 많이 해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