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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지난 해 신세계 그룹이 코엑스몰 위탁운용권을 인수하면서, 얼마 전 이곳에 5만 권 규모의 책을 가지고 있는 별마당 도서관을 오픈 했습니다. 대형 쇼핑몰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열린 도서관이라는 것과 화려한 공간 때문에 개점 초기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커피찾는남자 에디터로 오늘 코엑스에 다녀왔습니다. 사진으로 잠시 공간을 함께 보겠습니다. 한 쪽에 있는 스피커는 트위터(고음을 재생하는 스피커 유닛)이 고장난 채로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공간을 둘러보면서 웅장한 규모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공간을 구경하기 위해 한 번쯤은 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겉만 화려할 뿐 공간에서 열린 도서관으로서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우선 눈에 보..
가만히 놓아두고 바라보고 있으면 겉면에 반지르 빛을 내는 것은 적절한 광택과 두께의 김에 참기름이 제대로 발라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길게 누릴 수 없는 것은 참기름에서 올라오는 고소한 향 때문인데 이때 올라오는 향을 맡아보면 이 집이 재료에 대한 신경을 얼마나 쓰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한 입에 김밥을 넣고 씹기 시작하면 밥의 질감이 먼저 느껴진다. 김밥에 들어가는 쌀밥은 보통 고들하게 익힌 편인데, 질게 지은 것은 김밥에 적절하지 않다. 식을 때 과한 찰기를 만들어 식감을 떨어뜨리고 겉을 두른 김을 눅눅하게 만든다. 김밥을 씹을 때 가장 먼저 임팩트를 주는 것은 단무지의 질감이다. 보통은 김밥 속에서 가장 단단한 재료이기 때문에 이 녀석을 적절하게 분쇄해야만 다른 재료들도 씹을 수 있고, 그 ..
엘카페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허기에 들어갈 식당을 급하게 찾던 중 발견한 우렁된장집. 선유도역 바로 옆에 있는 가게치고는 간판이 너무 허름해서 여기는 맛집이라는 느낌이 팍! 메뉴는 3가지에, 가격도 너무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것이 맛집의 필요 충분 조건을 다 갖췄다 싶어서 들어갔더니 역시나... 저만 몰랐던 건가요? 어쨌든 상당히 유명한 집인 듯. 일단 우렁된장을 먼저 먹어봤어야 했는데 옆 테이블에서 먹는 오징어볶음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일단 이걸로 주문을 했네요. 맛은 역시나! 오동통한 오징어가 제대로입니다. 다음 번 선유도 방문에는 우렁된장을 먹으리라 다짐해봅니다.
커피찾는남자는 최근 위스키를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글렌피딕 측에서 마련한 자리에 초대되었는데요. 이미 세 달여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뒤늦게나마 그 날의 이야기를 살짝 공유하려고 합니다. 혹시나 제 블로그의 독자분들은 커피만 마시셔서 위스키를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커피찾는남자는 커피는 물론 세상의 향기나는 모든 것들을 좋아한답니다. 위스키야 사실 과거에는 잘 마시기 쉽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좋은 자리들이 많이 생기네요. 글렌피딕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 중 하나로 전통적인 증류 방식으로 위스키를 제조합니다.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의 블렌디드 위스키는 원료로 맥아(싹 틔운 보리)를 사용한 몰트 위스키, 그리고 다양한 곡물을 원료로 사용한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서 대량..
사실 열무국수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옛날 어르신들 입맛에만 맞는 음식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그 편견을 바꿔준 식당을 최근에 만났죠. 커피업계 사람들에게는 '광명상사'가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화양사거리에 있는 화양리 우동집입니다. 사실 전 미식가스런 입맛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적당히 달달하고 자극적인 음식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이 식당은 이름이 우동집인 것 처럼 우동이 주 음식이지만, 몇 안되는 다른 메뉴들도 매우 훌륭합니다. 열무국수 외 김밥을 꼽을 수 있을 듯 한데요. 특이한 점은 햄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죠. 얇은 오뎅이 살짝 볶인채 들어가지만, 햄이 들어가지 않은 것 치고는 놀랍게도 맛의 빈틈이 있지 않습니다. 계란 그리고 잘 데친 시금치와 당근, 참기름의 풍미가 가득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