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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디카페인 파우치라는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디카페인 처리된 커피 원두가 담긴 게 아니라, 카페인을 제거할 수 있으면서 인체에 무해한 흡착제가 파우치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일정 시간을 용액에 담가두면 카페인과 파우치 내 성분이 결합하게 됩니다. 상품 설명서에 따르면 파우치를 음료에 4분간 담가놓으면 최대 65%, 8분이면 최대 80%까지 카페인을 제거한다고 합니다. 제조사의 홈페이지에 의하면 Delcafino(이후 델카피노)라고 부르는 복합 카페인 흡착제를 이용한 방식인데요. 델카피노 입자 표면에 수많은 기공이 있는데, 카페인 분자를 표적으로 끌어당겨서 결합하고 다른 화합물은 그대로 두는 원리입니다. 주요 성분은 알지네이트라는 해조류 추출물과 벤토나이트라는 천연 미네랄인데, 마이크로..
브루잉 커피 1잔을 위해 원두 14g을 사용합니다. 너무 적은 양의 원두는 드리퍼에 낮게 채워지고, 너무 많은 원두를 이용하면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추출 중에도 수온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 전기 주전자를 이용해서 93℃의 물 220g(or 225g) 정도를 부을 겁니다. 물을 붓는 횟수는 총 4회. 시작-30초-1분10초-1분40초 등 각 시간대에 40-70-60-50g의 물을 붓습니다. 최초의 추출수는 많이 부어도 가스로 인해 원두 안에 스며들기 어려우니 적은 양을 붓고, 후반부는 커피 가용성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점점 적은 양의 물을 붓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 번째에 붓는 물이 가장 많습니다. 이전 회차에 부은 대부분의 물이 빠져나간 때에 다음 물을 붓습니다. 많은 양의 물이..
커피 엑스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맛있는 커피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커피도 많았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제 의견을 쉽게 표현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커피는 정말 먹자마자 본능적으로 뱉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익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커피입니다. 과거에 생두 회사는 상대적으로 더 숙련된 로스터가 근무하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생두 회사의 커핑에 가도 심하게 안 익은 커피가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로스팅 교육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부분은 익은 커피의 기준입니다. 물론 커피가 익었느냐 익지 않았느냐는 모호한 지점이 많습니다. 너무 과하게 익은 커피와 명백히 익지 않은 커피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겠지만, 익은 커피의 경계는 ..
'내가 잘 로스팅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신가요? 직접 로스팅한 원두 200g을 준비해서 택배로 발송하거나 매장을 방문하시면, 커피/로스팅 카운셀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원두를 출품하는 대회에서는 향미와 결점에 대한 평가는 받을 수 있지만, "어떻게 로스팅 해봐라", "보통은 이런 식으로 한다." 같은 실용적인 조언을 얻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커피찾는남자는 로스팅의 구체적인 로스팅 조건과 로스터의 의도를 듣고, 중량 감소, 유기물 감소, 수분 함량, 프로파일, 환경 모니터링, 관능평가를 통해서 로스팅에 대한 피드백을 드리겠습니다. 택배 발송 혹은 매장 방문 전에 DM이나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서 연락주시면 됩니다. 커피찾는남자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exkRbd/chat ..
오래전부터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를 출시하려고 했지만, 원하는 정도의 맛 균형을 만드는 데 실패했었습니다. 사실 에스프레소 추출에 맞춰서 로스팅을 하면 추출은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라이트 로스팅의 화사함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었죠. 저는 브루잉을 위해서 로스팅한 원두를 그대로 사용해서 에스프레소에서 맛의 균형을 잡아내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고민을 하면서 추출을 했지만, 너무 자극적인 에스프레소의 산미를 절제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최근에야 비로소 원하는 정도에 가까운 추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추출의 핵심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인 그라인더로 분쇄와 동시에 이뤄지는 분배나 기존의 분배 도구를 사용하는 정도로는 충분하게 채널링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침칠봉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
원두를 뽁뽁이(비닐이든 종이든)에 넣어서 택배 박스에 넣는 경우가 제법 있더군요. 사실 원두는 배송 시 택배 박스 안에서 뒹글어도 웬만해서는 파손되지 않습니다. 파손의 위험이 있지 않은 상품에 충격을 흡수하는 포장을 꼭 해야 할까요? 물론 포장은 단순히 내용물을 보호하는 기능적인 요소를 넘어서, 정성을 표현하거나 제품에 가치를 더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이 모이면 과포장이 되고, 결국 많은 자원이 낭비될 수 밖에 없습니다. 커피찾는남자에서 뽁뽁이(종이)는 유리병 타입의 라떼를 포장하는 데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최소 포장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최소 포장은 판매자와 함께 구매자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 이뤄질 수 있습니다. 같은 포장을 보면서 ‘정성스럽게 잘 포장했네’ 보다는, ..
관능평가는 종종 너무 단순한 방법으로 진행되면서 실험 결과의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중요한 변수를 배제하지 않고 실험이 진행되기 때문인데요. 그런 사례 중 하나는 추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두 잔의 커피를 따로 분쇄해서, 추출에 따른 맛의 차이나 선호도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g 커피는 대략 74개의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한 알당0.135g으로 계산) 이 알갱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10g의 커피가 어떤 맛을 내줄지가 결정됩니다. 사실 추출 방법에 의한 것보다 ‘원두 알갱이의 구성’이 실험 결과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해결 방법은 단순합니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양의 커피를 한 번에 분쇄한 후에, 골고루 섞고 나서 각 잔으로 분배하는 것입니다..
모던 블랜드는 과거에 우리가 즐겨 마시던 클래식한 커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블랜드 커피입니다. 현재 제 카페에서 제공되는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 등에 사용하고, 주력으로 카페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커피들이 로스팅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거나 맛의 지향점에서 너무 심한 탄내와 쓴맛을 가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단점을 배제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무게감과 필수적인 커피의 존재감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던 블랜드는 지금까지 콜롬비아 생두만은 100% 사용해오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블랜드의 정체성을 꼭 콜롬비아 산지로만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값싼 브라질이나 베트남 등을 제외한 중미권의 생두를 주로 사용하면서, 커피의 산지보다는 로스팅 배출 포인트에 더 크게 의미를 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