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익은 커피, 익지 않은 커피 본문
커피 엑스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맛있는 커피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커피도 많았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제 의견을 쉽게 표현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커피는 정말 먹자마자 본능적으로 뱉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익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커피입니다. 과거에 생두 회사는 상대적으로 더 숙련된 로스터가 근무하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생두 회사의 커핑에 가도 심하게 안 익은 커피가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로스팅 교육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부분은 익은 커피의 기준입니다. 물론 커피가 익었느냐 익지 않았느냐는 모호한 지점이 많습니다. 너무 과하게 익은 커피와 명백히 익지 않은 커피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겠지만, 익은 커피의 경계는 정확히 선을 긋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로스팅 교육에서 만났던 분 중에는 자격증을 발급하는 자격을 가지거나,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로스팅 기술에 자신이 없거나, 실제로 로스팅을 원활하게 다루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특히 자신이 로스팅한 것이 익은 커피인지에 대해 확신을 두고 있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에 대해 선명하게 선을 긋고 로스팅 교육할 때도 제 기준을 가급적 명확히 관능과 수치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저는 커피가 40℃ 식었을 때 더욱 쉽게 느껴지는 삶은 곡물류나 옥수수 수염차 같은 맛을 피하려고 합니다. 이런 느낌이 강할수록 커피의 달콤함이 쉽게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식었을 때에도 커피의 후미는 약간의 캐러멜 느낌과 달콤함, 적절한 산미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졌다 점차 사라지게 만듭니다.
수치 기준은 측정기의 세팅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중량 손실률을 기준으로 11% 미만에서는 커피를 제대로 익히기 쉽지 않습니다. 제 단일 산지 커피들은 보통 12~13%의 중량 손실률을 갖습니다. 중량 손실이 13%에 달한다고 해도 원두 수분 함량이 너무 높은 경우에는 익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제 측정 상황과 로스팅 포인트에서는 배출한 원두의 수분 함량이 2.2% (±0.15%) 정도일 때 대부분 제가 추구하는 익은 커피의 범주에 속하게 됩니다.
익지 않은 커피에 예민한 사람들은 이런 커피를 마시고 배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로스팅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 우선은 익지 않은 커피의 오명을 벗을 수 있는 안전한 로스팅 포인트와 로스팅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리고 충분한 경험 가운데 자신의 로스팅 색깔을 정했다면, 그 때는 자신만의 길을 가야합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나 명확히 익지 않은 느낌의 커피를 로스팅하고, 그 커피가 맛있다고 착각하는 일은 큰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