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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시작 전에 필터는 물로 꼭 행궈야 하나? 본문
핸드드립 시 필터에 대한 질문을 초보자 분들께 자주 받는 것 같습니다. 단골 주제 중 하나는 물로 행구는 것 즉, 린싱(rinsing)에 대한 부분인데요. 오늘은 필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핸드드립에 사용하는 필터는 드리퍼의 제조사 별로 서로 다른 크기와 형태, 재질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1-2인분을 위한 소형 드리퍼에 사용하는 필터도 이에 따라서 중량도 다르고 두께도 달라서, 물 빠짐 속도 역시 필터에 의해 일부 좌우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필터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표백의 여부가 가장 시각적으로 두드러지는 차이인데요. 우리가 자주 접하는 흰 색 필터는 표백을 한 것입니다. 과거, 표백에 염소계의 화학 약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비표백 필터(황색)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이 때문에 흰 색 필터는 꼭 린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요즘에는 인체에 무해한 산소계의 표백을 한다고 하니, 건강을 위한 이유로 반드시 린싱을 할 필요는 없어진 것 같습니다.
필터에서 펄프 냄새가 난다면 당연히 린싱!
건강을 위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린싱을 해야 하는 주요한 이유가 있다면 필터에서 펄프 냄새가 나는 경우일텐데요. 표백하지 않은 필터에서 펄프의 냄새가 나는 개연성이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간혹 백색 필터에서도 펄프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으니 방심하지 말고, 큰 포장에 든 필터를 다 쓰고 새로운 포장의 필터를 사용할 때면 한번 냄새를 맡아보는 게 좋습니다.
냄새가 나는 경우라면 린싱을 하면 일정 부분 나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배전도가 높은 원두는 필터의 냄새보다 강력하다
강배전의 원두는 워낙 강한 향미를 가지기 때문에 비교적 덜 자극적인 펄프의 냄새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굳이 꼭 린싱을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펄프 냄새가 조금 나는 필터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농도가 진한 커피 역시 필터 냄새보다 강력하다
농도가 진한 커피 역시 필터 냄새를 이기고도 남기 때문에, 반드시 린싱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연한 커피, 섬세한 향미를 가진 커피
섬세한 향을 가진 고가의 커피를 연하게 내려 마시는 취향이시라면 린싱을 하는 게 당연히 더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 경우에 라면 생각보다 높은 확률로 사람들이 펄프의 향을 감지하는 것 같습니다.
균일성을 위한 습관
펄프의 냄새와 별개로 보다 균일성 있게 커피를 내리기 위해서는 린싱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필터들은 품질 관리에 따라 개별적으로 크기와 중량에도 차이가 있는 편인데요. 제가 주로 사용하는 하리오 v01 필터는 물에 젖으면 3-4g 정도의 물을 흡수하는 편입니다. 린싱을 하지 않고 핸드드립을 하신다면 이 부분을 감안해서, 소량의 물을 더 사용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타인을 위한 커피
내가 마실 커피가 아니라 남을 위한 커피. 특히 바리스타로서 손님에게 커피를 만들어드릴 때는 작은 부분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정성이 손님께 전달될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의 혀가 대부분 분별하지 못할 정도의 작은 차이일지라도 혹시 아나요.
내 눈 앞에 서있는 이 분이 놀라운 황금 혀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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