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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커피에서 바디란건 어떤 개념인지 알고 계신가요? 커피가 아니라도 와인이라 다른 음료 산업에서도 바디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커피에서 바디는 크게 두 가지에 대한 개념입니다. 첫 번째는 음료가 가지고 있는 입 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입니다. 그래서 "바디가 무겁다.", "바디가 가볍다." 이런 이야기를 하죠. 두 번째 개념은 음료가 가지고 있는, 음료가 입 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입니다. SCA가 가지고 있는 바디에 대한 설명과 기준을 각종 바리스타 대회의 규정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제가 SCA 관련 내용을 자주 인용한다고 해서 그들이 말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양한 사람의 비판을 받으며 잡아온 체계다 보니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바디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특히 입천장..

색 산업(Color Industry)을 선도하는 PANTONE 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XRITE 사가 개발 중인 커피 관련 색상 장비 세미나 참석을 위해 일산 필리스커피컴퍼니를 찾았습니다. 정확하게 색을 바라보기 위한 다양한 접근, 기존의 커피 관련 색 체계에 대한 색 전문가의 입장,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인 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커피 색도계를 다루기 위해서 아마도 아래 세가지 질문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1) 색이란 무엇인가? 2) 색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3) 커피에서 왜 색을 측정하는가? 색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1) 2)번이 중요하겠지만, 로스터의 입장에서는 3)의 질문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애초에 색이라는 것은..

대구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카페가 있다는 소문에, 울산에서 출발해 충동적으로 대구 룰리커피를 찾았습니다. 우선 아메리카노 대신 클레버를 이용한 싱글 오리진 브루잉을 채용한 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문 후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제가 설계하는 브루잉 시스템과 비슷한 고민을 담은 것 같습니다. 로링의 로스팅 머신을 두 대 배치했고, 카페라떼를 위해서는 시네소 에스프레소 머신과 미토스2 두 대의 그라인더라가 배치된 하이엔드 세팅입니다. 카페라떼는 일관성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라떼아트를 없앴는데, 시스템의 승리가 만들어낸 준수한 맛이었습니다. 브루잉과 라떼를 위한 로스팅을 별도로 하지 않았는데(옴니 로스팅), 브루잉에서는 커피 고유의 향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붉은 ..

"어떤(특성) 커피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밸런스가 좋은 커피"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나는 밸런스가 안 좋은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렇게 보면 모든 사람이 밸런스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밸런스 잡힌 커피를 좋아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애초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https://youtu.be/aZV1H8dQEfc 그렇다면 질문을 해봐야겠죠. 과연 커피에서 밸런스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밸런스의 정의를 짚지 않고 넘어간다면, 밸런스가 좋다는 것은 아주 모호한 표현이 되버릴 수 있습니다. SCA에서는 밸런스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커피의 향미, 후미, 산미, 바디의 다양한 모든 측면이 어떻게 서로 보완되거나 상충되는지를 볼 수..

2020년 1월 커피 클래스 안내입니다. 그동안의 클래스는 한 주제를 한 회차 안에 담아내기 위해서 이론을 설명하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진행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시음/시범이 좀 더 포함된 형태로 브루잉 베이직스와 에스프레소, 로스팅 클래스의 기본 회차를 3회로 늘려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커핑 클래스 역시 다양한 커피를 준비해서 2회차로 진행됩니다. 이론 중심의 원데이로 진행하는 기존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으니 아래 내용 참고 바랍니다. 1. 브루잉 베이직스 (Brewing Basics) 브루잉 베이직스 클래스는 핸드드립 및 커피 추출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커피를 이론적/체계적으로 배우기 원하시는 분을 위한 자리입니다. 강의 내용 - 맛이란 무엇인가? - 커피 브루잉/추출의 기본..

커피가 생두를 재배하는 농업부터 무역과 로스팅, 추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보니,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전문 영역을 설정하고 다른 사람과 협업을 통해 커피를 만들게 됩니다. 바리스타 자신의 역할인 추출에 무게를 두고 집중하게 될 텐데요. 커피 추출 역시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깊이 공부하고자 한다면 영원히 끝이 없을 수 있습니다. 저는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공부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스스로 로스팅한 원두를 파는 형태로 카페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로스팅에 대한 이해는 커피에 대한 지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것의 강점은..

Ninety Plus Founder's Selection Lot #27. KOOK COFFEE 의 정국원 바리스타가 2019 KBrC에서 소개한 커피인데, 저는 정국원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준 커피 1잔을 포함해서 총 3잔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파인애플 등의 열대 과일과 카카오닙스, 다양한 향신료의 느낌이 나더군요. 취향에 따라 호감의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이 커피를 마시고 나면 다른 대부분의 커피는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로 향의 강합니다. 콜드 프로세스/더블 퍼먼테이션 이라고 부르는 가공을 거쳤는데, 재배/가공의 과정을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극단의 영역에 있는 커피였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커피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정국원 바리스타님,..

바리스타에서 에스프레소는 참 어렵고도 흥미로운 커피 추출입니다. 섬세하게 보자면 무한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사실 사람의 혀가 가진 변별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타협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다시금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에스프레소 추출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도넛 현상에 대한 가벼운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도넛 현상은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바스켓 하단 바깥쪽에서 원을 그리며 추출이 시작되는 현상의 모양이 도넛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최근, 제 인스타 게시물을 통해 도넛 현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최초의 제 관점은 도넛 현상을 단순하게 '도징을 통해 도넛 현상을 막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정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