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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추출

에스프레소의 도징, 그리고 도넛 현상

Coffee Explorer 2019.10.31 23:12

바리스타에서 에스프레소는 참 어렵고도 흥미로운 커피 추출입니다. 섬세하게 보자면 무한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사실 사람의 혀가 가진 변별력은 그리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타협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다시금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에스프레소 추출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도넛 현상에 대한 가벼운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도넛 현상은 에스프레소 추출에서 바스켓 하단 바깥쪽에서 원을 그리며 추출이 시작되는 현상의 모양이 도넛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최근, 제 인스타 게시물을 통해 도넛 현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최초의 제 관점은 도넛 현상을 단순하게 '도징을 통해 도넛 현상을 막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여러 답글을 통해 조금 더 넓게 에스프레소 추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정리해보자면 도넛 현상은 바스켓의 구조, 재질(물리적 성질 차이), 그라인더의 특성, 바리스타의 도징 방식 등에 따라 발생하고 심화되는 것인데 완벽하게 극복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저의 접근은 아래 정도와 같았습니다.

1) 도징 시에 바스켓 가운데로 입자가 더 많이 담기게 되고 이에 따라 주변부는 밀도가 낮다.

2) 도징 시 바스켓에 부딛힌 입자는 반대로 튕겨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변부는 채널링에 더 취약하다.

3) 도징 시에 육안으로 보이는 균일한 분포보다는, 주변부에 입자를 조금 이동시키는 형태로 분산하는 것이 좋다.

 

 

입자를 도징 시에 주변부로 분산시켜서 추출 이후 약간 오목한 느낌의 커피퍽

그래서 특정한 도구를 이용해서 중심부의 입자를 주변부로 약간 이동시키는 느낌으로 도징을 하면, 추출 시작 시 도넛 현상이 완화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죠. 댓글로 @tacetcoffeeroasters님, @indent007님,  @namgyun2님 등 다양한 분이 의견을 주셨는데요.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추출 시작 시의 도넛 현상을 막는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중앙부의 과다 추출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을 지적해주셨습니다.

 

C-curve 탬퍼 등의 제품이 저와 비슷한 관점에서 개발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사실 저는 해당 제품의 개발 관점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다져진 상태의 차이로 만들어낸 추출과, 실제 입자의 밀도를 바꾼 형태의 도징은 서로 다르다 생각했습니다. 탬핑만으로는 입자를 재분배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추출 이후 커피 퍽(상/하단), 퍽이 포터필터에서 깨끗하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과정 전후를 통해 다음과 같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1) 더 나은 추출을 위해서 추출의 시작뿐 아니라 후반부까지, 전체 추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시각적으로 추출 초기에 도넛 현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추출이 고르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추출 후반 중심부의 추출에 오히려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도넛 현상을 단지 추출 초반부로만 볼 것이 아니라, 후반부까지 포함해서 생각하자면 '완벽한 예방/제거'는 불가능하다.

 

2) 일반적으로 알려진 디스트리뷰터는 바스켓의 최상단에 있는 일부 입자의 재분배와 뭉친 입자를 풀어주는 효과는 있지만, 하단 입자의 재분배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 중앙부 중심의 입자를 도구를 사용해서 어느 정도 주변부로 분산하는 것은 추출 균일성(중심-주변)에 도움이 된다. 다만 도넛 현상으로 추출이 시작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면, 반대로 중심부 추출에서 문제가 생긴다.

 

3) 어느 정도의 도넛 현상을 허용해도 샷의 품질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굳이 이것을 완전히 없앨 필요는 없다. 주변부의 상대적 과대 추출, 중심부의 상대적 과다 추출 사이 어느 수준에서 바리스타가 향미를 기준으로 결정하면 될 일이다. 어차피 에스프레소에서 모든 부분(종적/횡적 관점)이 완벽하게 균일하게 추출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좋은 추출로 보일수도 있지만, 섬세하게 관찰하면 부족한 부분도 눈에 보입니다.

바리스타에게 완벽한 추출은 정의하기도 어렵고 구현하거나 재현할 수없는, 그러나 목표해야 하는 먼 곳의 지향점과 같습니다. 더 나은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해 좀 더 입체적으로 고민하고 공부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징의 대한 최근의 이야기를 제 관점에서 조금 정리해봤습니다. 충분히 못한 부분이 있다면 답글로 남겨주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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