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를 말하다

커피에서 바디(Body)란 무엇인가요?

Coffee Explorer 2020. 1. 20. 02:03

커피에서 바디란건 어떤 개념인지 알고 계신가요? 커피가 아니라도 와인이라 다른 음료 산업에서도 바디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커피에서 바디는 크게 두 가지에 대한 개념입니다. 첫 번째는 음료가 가지고 있는 입 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입니다. 그래서 "바디가 무겁다.", "바디가 가볍다." 이런 이야기를 하죠. 두 번째 개념은 음료가 가지고 있는, 음료가 입 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입니다.

 

SCA가 가지고 있는 바디에 대한 설명과 기준을 각종 바리스타 대회의 규정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제가 SCA 관련 내용을 자주 인용한다고 해서 그들이 말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양한 사람의 비판을 받으며 잡아온 체계다 보니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바디는 입안에서 느껴지는, 특히 입천장과 혀 사이에서 느껴지는 액체의 촉감에 기준을 둔다. 묵직하거나 가벼운 무게감을 가진 커피 모두 입안에서 느껴지는 촉감이 좋을 경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샘플은 무게감이 가볍지만, 입안에서 긍정적인 촉감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무게감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커피의 경우 무게감의 정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020 KBrC 규정집 중)

 

이 자료를 보면 무게감과 질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죠. 무게감에 대해서는 좋고 나쁜, 점수의 높고 낮음에 대한  기준을 가지기 있지 않고, 바디감(무게감)이 가볍더라도 질감이 좋으면 "바디가 좋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디 중 질감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억을 떠올려보면 과거 커피업계에 게이샤(Geisha)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기억해보면, "게이샤는 아로마와 단맛 등 다 좋은데, 무게감이 가벼워서 밸런스가 부족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약간 무게감이 있는 커피에 대해서 좀 더 좋은 커피라고 했던 흔적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에는 무게감있는 커피에 대한 기대가 과거보다 많이 적어진 것 같고, 무게감이 가벼울지라도 향미와 산미, 밸런스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이 카페를 방문해서 커피가 맛있으면, 인스타 같은 곳에 후기를 올리는데, 거기에 '바디가 좋아서', '바디가 어떠해서', "커피가 맛있었다."는 이야기를 보기는 어렵습니다.

 

커피에서 바디라는 기준은 전문가들이 속해있는 스페셜티 커피 영역에서는 매우 중요하지만, 대다수의 일반인이 마시는 커피 한 잔에서는 바디가 그렇게 중요한 기준인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커피 관련 일을 하며 생두, 로스팅, 추출 등의 영역을 깊이 파고 들어가다 보면, 대중의 눈높이와 큰 괴리를 갖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좋지만, 2020년 우리가 상대하는 커피 소비자들의 눈높이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커피의 바디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커피익스플로러(Coffee Explorer)

 

https://www.youtube.com/watch?v=KyPL2dTd_kQ&t=4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