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와 로스팅

PANTONE, 로스팅 색상 측정 세미나 후기

Coffee Explorer 2020. 1. 15. 00:13

색 산업(Color Industry)을 선도하는 PANTONE 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XRITE 사가 개발 중인 커피 관련 색상 장비 세미나 참석을 위해 일산 필리스커피컴퍼니를 찾았습니다.

정확하게 색을 바라보기 위한 다양한 접근, 기존의 커피 관련 색 체계에 대한 색 전문가의 입장,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인 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커피 색도계를 다루기 위해서 아마도 아래 세가지 질문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1) 색이란 무엇인가? 2) 색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3) 커피에서 왜 색을 측정하는가? 색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1) 2)번이 중요하겠지만, 로스터의 입장에서는 3)의 질문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애초에 색이라는 것은 우리가 커피를 위해 일반적으로 측정하는 TDS % 나 생두/원두의 수분 함량과는 성질이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수분함량은 특정 실험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전제 위에서 실제를 측정하거나, 대체치를 얻어서 이를 통해 추론/환산할 수 있는 다른 측정 방법이 있습니다.

 

색이라는 것은 그 실제를 정의하기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색채학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니 색채학자들 사이에서도 색을 물리적 관점에서 광학적인 현상이라고 보거나, 화학적 입장에서 물질의 조합,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눈을 통해 지각하는 감각, 심리적인 해석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체계를 통해 색을 정의/접근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커피에서 측정하는 색은 멜라노이딘에 의해서 생성된 원두 표면 혹은 분쇄된 표면에 특정 파장의 광을 주고, 이에 반사되는 특성을 Agtron 등의 체계에 맞춰서 디지털 방식으로 수치화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죠. 같은 원두라도 부위나 알갱이 별로 색이 다르고, 측정 시점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서 색은 차이가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같은 색의 커피라고 하더라고 다른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커피에서의 색도 측정은 정확한 색을 측정한다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분포를 가지고 있는지를 상대적으로 확인하는 관능평가에 대한 보완적 수단입니다. 물론 정확해서 나쁠 이유야 없지만, 커피(로스팅)에서 색도 측정은 색채학과는 관점이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야기가 길었는데, 팬톤에서 보여주는 색에 대한 접근은 색채학적인 관점이기 때문에 과거 커피업계에서 보지 못했던 신선함과 정확성에 대한 추구함이 있지만, 커피업계의 관점에서는 아직 실용적으로 도입하기에 부족한 점도 보였습니다. 다만 이제 막 시작하며 현장의 피드백을 듣기 시작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정선에서의 극적인 만남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능성과 함께 색채 엔지너어와 로스터 입장에서의 관점 차이를 충분히 볼 수 있는 배움의 자리였습니다. 세미나를 준비하신 많은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 글/사진 : 커피익스플로러(Coffee Explor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