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와 로스팅

스트롱홀드 S7 PRO 로스팅과 교반 속도

Coffee Explorer 2020. 4. 6. 21:17

스트롱홀드 로스팅에서의 교반 속도는 로스팅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결론부터 미리 이야기하면 분명히 영향을 주지만 해석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누군가는 교반 속도를 높이면 대류의 영향이 높아진다고 말하더군요.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500g과 800g 투입 배치에서 화력은 고정하고 교반을 다르게 하는(6-10) 간단한 로스팅을 진행해봤습니다.

 

모든 로스팅은 예열 온도를 정확하게 지켜서 진행되었습니다.(내부, 드럼, 열풍, 배기의 오차가 최소화된 상황에서 로스팅 시작). 300g 배치 로스팅도 진행했지만, 배출 온도가 정확히 지켜지지 않은 바람에 이 결과에서는 배제하였습니다. 수분 함량은 3회의 측정값 평균이고 표준 편차 0.063% 정도를 보여줍니다.

 

500g 배치에서 교반 속도는 전체 로스팅의 시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수분 함량에는 상당한 차이를 가져왔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교반 속도가 높았던 2번 배치에서 로스팅 시간이 3초 짧아지면서 수분 함량은 0.1% 정도 낮아졌습니다. 800g 배치에서는 결과의 경향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교반 속도가 높았던 4번 배치에서 로스팅 시간은 오히려 15초 느려지고, 수분 함량은 높아졌습니다. 로스팅 시간이 느린 경우에 보통은 로스팅 컬러가 어두워지고 수분 함량도 낮아지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의외의 결과입니다.

 

두 배치의 결과를 비교해서 일관된 로스팅의 원리를 파악해내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교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열풍의 영향을 높여서 수분 함량을 낮춘다고 가정한다면, 1-2번 배치에서는 해당 원리가 적용되지만 3-4번 배치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죠. 교반 속도가 단순히 열풍과 대류의 영향을 높일거라는 가설은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오히려 교반 속도가 빨라지면서 할로겐의 영향력이 커질 수도 있고, 전도의 비중에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더 다양한 로스팅 실험에서 교반 속도는 투입량과 프로파일에 따라 때로는 수치나 관능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투입량과 프로파일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그 때 그 때 다르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명한 결과를 알려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섣불리 판단하시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단한 결과 하나를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

 

- 커피찾는남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