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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사실 열무국수를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옛날 어르신들 입맛에만 맞는 음식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그 편견을 바꿔준 식당을 최근에 만났죠. 커피업계 사람들에게는 '광명상사'가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화양사거리에 있는 화양리 우동집입니다. 사실 전 미식가스런 입맛이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적당히 달달하고 자극적인 음식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이 식당은 이름이 우동집인 것 처럼 우동이 주 음식이지만, 몇 안되는 다른 메뉴들도 매우 훌륭합니다. 열무국수 외 김밥을 꼽을 수 있을 듯 한데요. 특이한 점은 햄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죠. 얇은 오뎅이 살짝 볶인채 들어가지만, 햄이 들어가지 않은 것 치고는 놀랍게도 맛의 빈틈이 있지 않습니다. 계란 그리고 잘 데친 시금치와 당근, 참기름의 풍미가 가득해서..
저의 카메라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똑딱이(컴팩트 디카)'입니다. 근래 올렸던 모든 사진들은 다 이 녀석으로 찍은 것이죠. 최근 5년 간 전문가급(?) 카메라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사실 그런 카메라들은 무겁기도 하고 비싸기도 하거든요. 작은 카메라는 산을 오를 때는 매우 만족스럽고, 카페에서도 남의 시선을 크게 끌지 않아서 편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때때로 만족하기 힘든 순간들이 있긴하죠. 사실 많아요. 빠르게 포착해야 하는 순간들을 놓치기 일쑤고, 초점이 원하는 곳에 맞지 않아서 찍고 찍고 또 찍어야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은 사람들이 물어옵니다. "무슨 카메라를 쓰나요?" "똑딱이 써요-" 그런데 최근 저의 마음을 뒤흔든 카메라가 있으니 그 이름은 바로 'Leica ..
향기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건 중학교 시절 만나게 된 한 남성잡지의 향수 특집 기사 덕분이었죠. 그 때 시작한 향에 대한 호기심이 향수를 공부하게 만들었고 이후에는 커피로 이어졌어요. 97년 발매한 아쿠아 디 지오는 지금까지도 질리지 않고 사용할만큼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시리즈로 다른 두가지 버전이 출시되었지만 여전히 제가 애용하는 건 오리지널 버전입니다.
최근 가방을 새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제가 쓰던 가방은 샘소나이트 제품인데요. 캐주얼은 물론 회사 출퇴근 시에도 사용 가능할 제품을 모색하던 중 샘소나이트 레드 제품을 고르게 되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샘소나이트는 이 제품에 할인행사를 자주 하게 되는데...결국 지하철에서 같은 가방을 맨 사람들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만나게 되는 일이 잦았죠. 내구성이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걱정없이 사용했는데 구입 얼마 후 첫번째 A/S를 받아야 했죠. 제법 많은 짐을 넣어다녔기 때문인지 어깨 끈과 가방 몸체를 연결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최근 또다시 다른 부분 박음질이 풀어지면서 또다시 A/S를 받으로 가방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다른 가방이 없는 상황이라 이참에 구입해야겠다 싶어 ..
이태준의 리뷰 “글이란 문자로 하는 말이다.말하듯 쓰라” 감상. 말하듯 문자로 쓰는 것을 우리는 글이라고 한다. 장애가 있지 않다면 모든 사람이 말을 할 수 있고, 대부분은 곧잘 자신의 의사를 말로 원활하게 남에게 전달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말을 잘 하는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 중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소수이다. 말을 문자로 옮긴 것이 글이지만, 말을 잘 하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은 같지 않다. 글을 쓰는 사람은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하면 더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오랜 세월 동안 우리에게 답이 되어준 책이 있다. 바로 이태준의 문장강화(文章講話)가 그것이다. 문예지 ⌈문장⌋에 연재되고, 1940년 단행본으로 간행되면서 ⌈문장강화⌋로 출간된지 어느새 70..
-미생(未生) : 미생은 바둑 용어로 해당 돌이 아직 완전히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말함. -완생(完生) : 바둑에서 쓰이는 용어로, 외부를 향한 활로가 막혀도 죽지 않는 상태의 돌을 말함 -사석(死石) : 바둑에서 어떻게 두어도 잡힐 수밖에 없어 죽게 된 돌을 이르는 말. 애초에 완생이라는 표현이 필요하지 않은, 그래서 존재 자체가 이미 ‘생(生)’이었던 우리는 어느새 ‘미생’처럼 여겨지는 사회 질서가 잉태해 '미생'으로 여기는 인생들을 만들어내고 '완생'을 꿈꾸는 현실 속에 존재한다. 사실 애초에 완생은 없었다. 우리 모두 존재하는 순간부터 ‘생(生)’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다보니 아무리 미생이 없다고 주장하려 해도 마치 미생이 있는 것 같다 여겨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렇지만 기쁘다고 완생이고, 슬..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이러한 글을 다시 쓰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이번 서울카페쇼를 마치며, 한켠에서 왜인지 모를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왜 였을까요? 그 이유들을 차분히 한번 돌이켜 보려고 합니다. 서울 카페쇼는 2002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2014년 서울카페쇼에는 이번 국내외 커피 관련 기업과 전문가, 일반 관람객 등 1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대 최다 참관객수를 갱신했는데요. 아시아 최대의 커피 쇼를 넘어 이제는 명실상부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의 커피 관련 전시회가 되었습니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있어 전통적인 차원의 비즈니스, 즉 많은 거래들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시회가 사회 속에서 중요한 ..
미래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느낄지 모를 고3에게- 내 인생 세번의 수능, 그리고 한 명의 죽음 내 인생의 20살은 초록 잔디가 펼쳐진 낭만적인 대학 캠퍼스가 아니라, 기계 소음이 가득한 공장에서 시작되었단다. 충청도의 어느 안경 렌즈 공장, 내가 맡았던 업무는 안경 렌즈를 제조하기 위한 화학 약품을 주형 안에 주입하는 일이었지. 중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세 명과 함께 나는 반 년의 시간을 공장에서 보내야 했어. 가장 친했던 친구들과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을 했어. 수능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내 잘못이었겠지 하며 모든 현실을 받아 들였지만, 공장에서 시작한 20살의 인생은 썩 즐겁지는 않았거든. 비참하다 여겼던 내 삶을 친구들에게도 알리기가 싫었던 거지. 그렇게 내 인생의 첫번째 수능은 나를 깊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