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74

[소고] 커피 전문가에 대하여

한 영역의 전문가로 불리려면 어떤 덕목을 갖추어야 할까요? "그래도 10년은 해야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지-"라고 사회적으로 자주 이야기합니다. '실력이 있는지가 중요하지, 년 수가 뭐가 중요한가?' 싶다가도 긴 시간이 만들어낸 내공을 무시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잠시 전문가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니 '타인을 능히 가르킬 수 있는 수준의 깊이와 균형이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전문가라는 표현이 갖는 사회적 위치는 그런 면에서 상대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합리적인 체계 속에서 어느 정도의 집중도로 다양한 경험을 체적했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여기에 해당 영역에 대한 존경할만한 태도와 식견이 있다면 더할 나위없겠죠. 아마도 오늘 날 같은 한국의 커피 산업(전형..

다른/생각 2016.08.18

[종료] BT 레벨링 툴 공동구매 안내

더 완벽한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한 바리스타를 위한 도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러 잔의 에스프레소를 균일하게 추출하기 위해서 바리스타는 저울을 사용해서 0.1g 단위로 정확하게 원두를 담아 내기도 합니다. (dosing) 또한 에스프레소 추출 시 큰 압력과 함께 추출수가 원두의 밀도가 떨어지는 곳으로 상대적 과소 추출 방지를 위해, 가능한 고르게 원두를 분배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통해 같은 양의 원두를 사용하고도 더 높은 수율의 커피 추출이 가능해집니다. 디스트리뷰션 툴은 이런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전문 도구인데요. 바리스타라면 OCD라는 이름을 한 번 들어본 적 있으실 것 같습니다. OCD는 WBC 2015 챔피언인 샤샤 세스틱이 제작에 참여한 제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와..

다른/공동구매 2016.08.03

공동구매 원두 추출 가이드

공동 구매로 진행했던 원두에 대한 추출 가이드를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어쩌면 커피에 대해서 추출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것은 추출의 다양성을 막거나, 어차피 저마다 추출 상황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가능한 최선을 다해 제가 의도한 생두 - 로스팅 - 추출에 대한 균형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다만 모든 커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점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미 기간 판매 공지에는 5-14일로 표기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의 재배 고도와 밀도, 향의 특성을 가진 커피들은 7일 이후에 사용하시기를 가장 권합니다. 로스팅 날짜로 부터 7-15일 정도 지나면서 변화하는 향을 즐기시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저의 추천입니다. 특별히 로스팅 방식과 로스팅 정도로 인한 특..

다른/공동구매 2016.06.30

공동구매 커피가 로스팅/포장/배송되기까지

생두 확인이번에 공동구매를 진행한 나인티플러스 사의 젬베 생두입니다. 내추럴 프로세스(과육이 있는 상태에서 건조 후에 탈곡을 거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생두가 저마다 조금씩 다른 색상을 알록달록 갖는 것도 이 커피들의 매력입니다. 수분함량, 밀도 확인커피는 로스팅 전에 Sinar 사에서 나온 Bean Pro 라는 기기를 통해 생두의 수분함량과 밀도 등을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로스팅 오늘 로스팅을 담당할 스마트 로스팅 머신인 로링의 35kg 급 Kestrel 모델입니다. 적절히 예열이 되기까지 기다리면서 앞 선 과정에서 점검한 생두 정보를 바탕으로 로스팅 프로파일을 결정합니다. 참고할 로스팅 프로파일을 불러들여서 화면에 띄우고, 적절히 참고하면서 로스팅을 시작합니다. 물론 실제 프로파일은 약간 차이가 발생..

다른/공동구매 2016.06.29

나인티플러스 에티오피아 젬베(CHEMBE) 원두 (200g)

나인티플러스(Ninety Plus)는?'90+'는 커핑에서 90점 이상의 점수를 뜻하는 커피업계에서 매우 상징적인 커피를 말하는 용어였습니다. C.O.E 와 같은 커피 경연에서 1,2위를 하는 커피들이 받을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커피를 말하죠. 한편, 우리가 지금 말하는 나인티플러스는 미국계 커피 회사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나인티플러스는 에티오피아 내추럴 커피에서 영감을 받아 2006년에 창업을 했습니다. 이들은 Tailor made Coffee를 모토로 목표로 하는 맛과 향의 컨셉을 설정해놓고, 재배/수확/가공을 통해 매년 같은 컨셉의 커피를 만들고 상품명으로 커피를 출하합니다. WBrC(World Brewers Cup Championchip)는 세계 커피업계가 주목하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 W..

다른/공동구매 2016.06.27

김밥 한 줄

가만히 놓아두고 바라보고 있으면 겉면에 반지르 빛을 내는 것은 적절한 광택과 두께의 김에 참기름이 제대로 발라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길게 누릴 수 없는 것은 참기름에서 올라오는 고소한 향 때문인데 이때 올라오는 향을 맡아보면 이 집이 재료에 대한 신경을 얼마나 쓰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한 입에 김밥을 넣고 씹기 시작하면 밥의 질감이 먼저 느껴진다. 김밥에 들어가는 쌀밥은 보통 고들하게 익힌 편인데, 질게 지은 것은 김밥에 적절하지 않다. 식을 때 과한 찰기를 만들어 식감을 떨어뜨리고 겉을 두른 김을 눅눅하게 만든다. 김밥을 씹을 때 가장 먼저 임팩트를 주는 것은 단무지의 질감이다. 보통은 김밥 속에서 가장 단단한 재료이기 때문에 이 녀석을 적절하게 분쇄해야만 다른 재료들도 씹을 수 있고, 그 ..

다른/공간 2016.03.14

달 가리킨다고 달만 보란 법은 없습니다.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을 보나?"라는 말이 있죠. 그러나 달 가리킨다고 달만 보란 법은 없습니다. 달 가리키는 손가락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이기에 이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 가리키는 손가락은 가능하면 오점이 없이 깨끗해야 그만큼 효과적으로 달에 시선을 집중시킬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달 가리키는 손가락을 이야기하기 마련입니다. 간혹 손 주인과 같은(혹은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 가리키는 손가락에 묻은 먼지들을 과하게 논하게 보면 손 주인에게 실례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실례가 될지 도움이 될지는, 손 주인과 나와 관계 그리고 각자의 태도에 따라 나뉘는 것 같습니다. 조금씩 손가락질에도 경험이 쌓이니 가능하면 깨끗하고 굽지 않..

다른/생각 2016.02.11

故 신영복 교수, 2006년 대학강단 마지막 강의를 기억하며

2006년 6월 8일은 신영복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님이 정년을 맞아 고별 수업을 가졌던 날입니다. '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이름의 강좌는 당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의 고별 강의는 특별히 9시부터 1시간 동안은 정규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공개가 되었고, 10시부터 1시간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공개 강좌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당시에 수업을 들으며 제가 기록했던 내용의 일부입니다. 개인적인 정리였기 때문에 조금 두서가 없을 수 있습니다. ----- "죽순의 시작" 땅 속의 시절을 끝내고 나무를 시작하는 죽순의 가장 큰 특징은 마디가 무척 짧다는 것. 이 짧은 마디에서 나오는 강고함이 대나무의 곧고 큰 키를 지탱하는 힘이다. 우리 삶에 있어서 마디는 과연 무..

다른/생각 201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