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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가만히 놓아두고 바라보고 있으면 겉면에 반지르 빛을 내는 것은 적절한 광택과 두께의 김에 참기름이 제대로 발라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길게 누릴 수 없는 것은 참기름에서 올라오는 고소한 향 때문인데 이때 올라오는 향을 맡아보면 이 집이 재료에 대한 신경을 얼마나 쓰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한 입에 김밥을 넣고 씹기 시작하면 밥의 질감이 먼저 느껴진다. 김밥에 들어가는 쌀밥은 보통 고들하게 익힌 편인데, 질게 지은 것은 김밥에 적절하지 않다. 식을 때 과한 찰기를 만들어 식감을 떨어뜨리고 겉을 두른 김을 눅눅하게 만든다. 김밥을 씹을 때 가장 먼저 임팩트를 주는 것은 단무지의 질감이다. 보통은 김밥 속에서 가장 단단한 재료이기 때문에 이 녀석을 적절하게 분쇄해야만 다른 재료들도 씹을 수 있고, 그 ..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을 보나?"라는 말이 있죠. 그러나 달 가리킨다고 달만 보란 법은 없습니다. 달 가리키는 손가락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이기에 이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 가리키는 손가락은 가능하면 오점이 없이 깨끗해야 그만큼 효과적으로 달에 시선을 집중시킬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달 가리키는 손가락을 이야기하기 마련입니다. 간혹 손 주인과 같은(혹은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 가리키는 손가락에 묻은 먼지들을 과하게 논하게 보면 손 주인에게 실례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실례가 될지 도움이 될지는, 손 주인과 나와 관계 그리고 각자의 태도에 따라 나뉘는 것 같습니다. 조금씩 손가락질에도 경험이 쌓이니 가능하면 깨끗하고 굽지 않..
2006년 6월 8일은 신영복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님이 정년을 맞아 고별 수업을 가졌던 날입니다. '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이름의 강좌는 당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의 고별 강의는 특별히 9시부터 1시간 동안은 정규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공개가 되었고, 10시부터 1시간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공개 강좌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당시에 수업을 들으며 제가 기록했던 내용의 일부입니다. 개인적인 정리였기 때문에 조금 두서가 없을 수 있습니다. ----- "죽순의 시작" 땅 속의 시절을 끝내고 나무를 시작하는 죽순의 가장 큰 특징은 마디가 무척 짧다는 것. 이 짧은 마디에서 나오는 강고함이 대나무의 곧고 큰 키를 지탱하는 힘이다. 우리 삶에 있어서 마디는 과연 무..
따뜻한 교회 예배당에 편히 앉아서화려한 사운드에 맞춰 성가 몇 곡을 부르다가설교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도무지 성경을 알 수가 없다. "성경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거든나가서 손수레를 밀어주고 돌아와서읽으면 이해가 될 것이다" - D.L 무디
고시를 준비하던 아내를 사내는 열심히 뒷바라지했다. 회사를 다니며 가정을 돌보던 긴 시간이 지났고, 결국 아내는 시험을 통과했다. 이제 좀 여유있고 행복한 시간이 다가올 수 있을까. 그러나 갑작스레 사내에게 폐암 선고가 내려졌다. 다시금 긴 투병의 시간이 가정에 다가왔다. 사내는 열심히 치료를 받았고 회복하는 듯 했다. 그러던 지난 해 결국 사내는 세상을 먼저 떠났다. 세상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남았다. 거창한 미래를 기대하지만, 전혀 예측할 수 없는게 우리 인생인 것 같다. 그저 매일을 성실히 후회가 덜 남도록 사랑하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삶의 전부다. -- 지난 12월에 세상을 떠난 그의 소식을 며칠 전에야 들었다.
올해 다음x티스토리 우수 블로그는 투표로 선정되네요. 평소 유익한 글을 발행해오던 좋은 블로그에 투표하면 어떨까요? 영역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요. 커피찾는남자도 취미영역 페이지 하단에서 여러분의 투표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투표 전 DAUM 에 로그인해야 하는 작은 번거로움은 마다하지 않아 주시길~ 저도 매번 엄청난 귀찮음을 극복하며 글을 쓴답니다. ^^ http://award.blog.daum.net/award/vote/hobby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의 오후. 이 날의 일과를 모두 끝낸 광화문에서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 티스토리로 부터 제공받은 카카오블랙 탑승쿠폰을 사용하기로 말이죠. (아주 대놓고 씁니다-) 아직 소장에게는 카카오블랙택시 10만원권 쿠폰이 있습니다. 어디로 가오리까?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에 제일 처음에 달린 댓글 답은 1번. 임진각이었습니다. 12월 24일이지만 일단 민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오기로 마음을 먹고 임진각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인생 뭐 있나요- 가는거지. 택시가 왔는데....왔는데....카카오블랙인데 화이트가 왔네? 죄송...저도 이제 나이든 아저씨인지라 드립이 세련되지 못해요. 오랜만에 타보는 벤츠 E300.기사님이 친절하게 웃으며 응대해주셨죠. 차 안에는 귀여운 이모티콘 인형이....탐나..
엘카페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허기에 들어갈 식당을 급하게 찾던 중 발견한 우렁된장집. 선유도역 바로 옆에 있는 가게치고는 간판이 너무 허름해서 여기는 맛집이라는 느낌이 팍! 메뉴는 3가지에, 가격도 너무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것이 맛집의 필요 충분 조건을 다 갖췄다 싶어서 들어갔더니 역시나... 저만 몰랐던 건가요? 어쨌든 상당히 유명한 집인 듯. 일단 우렁된장을 먼저 먹어봤어야 했는데 옆 테이블에서 먹는 오징어볶음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일단 이걸로 주문을 했네요. 맛은 역시나! 오동통한 오징어가 제대로입니다. 다음 번 선유도 방문에는 우렁된장을 먹으리라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