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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돌아보면 제가 군대에서 경험했던 최악의 가혹 행위는 사격에서 일어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로 인해 군대에서 청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사격장에서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군기를 잡으려던 병사 문화로 인해 이등병 시절 귀마개를 사용하지 않고 사격훈련에 장시간 노출된 결과 이명을 얻었습니다. 저는 2002년 강원도의 한 특공부대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이미 군대의 폭력이 많이 사라진 시기라고 하지만 특공부대의 특성상 엄한 군기를 필요로 했고, 그러한 군기가 엄격한 병사들 간의 상호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믿는 지역대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특전사와 특공대는 ‘중대’ 개념을 ‘지역대’라고 표기함) 사격은 계급이 낮았던 시기에 그다지 편한 훈련이 아니었습니다. 실탄을 사용하는 사격장에서의 군기는 무엇보다도 중요했..
빨간약 한 알을 내밀어줄 친구. “그래 그래”, “맞아 맞아”, “네가 옳아…”이런 말을 해줄 친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해주는 친구만 있다면 참 불행할 것 같다. 내 생각이 조금 부족할 때, 내가 옳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할 때 “그 문제는 그렇게 말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가끔 바른 말을 해주는 친구는 소중하다. 영화 ‘매트릭스’ 中 모피어스가 주인공 네오에게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둘 중에 선택하라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네오가 빨간 알약을 먹자 환상의 세계 매트릭스를 벗어나 불편한 진실의 세계를 대면하게 된다. 사실 인간은 매트릭스 속에서 겨우 기계의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진실이다. 거짓된, 내가 망각하고 있는 현실에서 깨어나게 해주는 ‘빨간 알약’이 우리에게 있..
한국의 많은 개신교인들은 정작 자신이 속한 교단이 어떤 교리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을 믿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을 알고부터 틈틈히 교리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교파의 갈림을 특정한 교단의 관점에서 보지 않으려고 여러 교단의 관점에서 책을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 잊어버릴 때 마다 한 번씩 다시 읽는 소책자가 하나 있습니다. 그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합니다. 기독교의 교파저자남병두 지음출판사살림 | 2006-11-3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하나의 교회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다양한 교파로 발전해왔는지를 한...글쓴이 평점 기독교는 한 신을 경배하고 한 경전을 읽지만 다양한 공동체 혹은 교파로 이루어져 있다. 때로는 그 다양성의 범위를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같은 기독교지만 서로 심각..
낸시랭의 신학펀치 - 제23회 '동성애는 죄인가요, 죄가 아닌가요?' '낸시랭이 무슨 신학 얘기를 한다고?' 잠깐 1-2분 듣고 끄려는 마음으로 재생한 영상인데 생각보다 재미있네요.상황을 단순하게 바라보다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져내는 낸시랭의 진행도 나쁘지 않구요. 물론 30여분의 시간이 해당 이슈를 다뤄내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니기에 깊이에 부족함은 있네요. '서로 신학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신학 얘기를 하면 뭐하나?' 물론 이 토론 속에서는 명쾌한 해답을 내주고 마무리하는데 까지 나아가지는 못합니다. 그런 아쉬움이 남는 분들께는 영상보다 조금 더 여러 꼭지를 다룬 좋은 책이 있어서 소개합니다.존 스토트의 동성애 논쟁.매우 얇은 소책자라서 읽기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존 스토트의 동성애 논쟁저자존 스토트..
탈수 오 분간 윤 성 택 세탁기가 아귀 맞지 않은 구석으로 가늘게 떨며 부딪쳐 왔다 자폐증 환자처럼 벽에 머리를 찧는 것은 내 안 엉킨 것들이 한없이 원심력을 얻기 때문, 바지 뒷주머니에 넣어둔 편지는 보풀이 되어 온 빨래에 들러붙었을 것이다 번진 마스카라, 흐느끼는 그녀를 안고 있을 때도 그랬다 어깨며 등 떨리는 오 분간, 상처는 그렇게 서로 부대끼며 천천히 가벼워지는 것인지 세탁기는 중심에서 울음을 비워내고서야 멈췄다, 멈출 수가 있었다 티셔츠 끝에 바지가, 남방이 엉켜 나왔다 탁탁탁! 풀어내며 언젠가 가졌던 집착도 이 빨래와 같았을까 건조대에 빨래를 가지런히 널다가 조금씩 헤져 가거나 바래가는 게 너이거나 나이거나 세상 오 분간이라는 것 햇살 아래 서서 나는, 한참동안 젖어 있는 것을 생각했다
불 피우다 보면 구겨진 종이가 더 잘 탄다 주름살 많은 부채 속, 바람 접혀 있듯 구겨진 몸에는 통로가 있다 밑바닥까지 굴러본 뒤에야 깊어지는 숨처럼 구석에 쿡, 처박혀봐야 뻑뻑한 등도 굽을 수 있지 그래야 바람을 안을 수 있지 반듯한 종이가 모서리를 들이미는 사이 한 뭉치 종이가 불을 먼저 안는다 구겨진다는 것은 바짝 다가선다는 것일까 더 망칠 것 없다는 듯 온몸으로 불길은 연다 구겨진 몸이 불을 살릴 줄 안다. 구겨진 몸_이향
한 배우의 으리(의리) 컨셉 광고로 인해 비락 식혜의 인기가 뜨겁다. 한 신문 기사에 의하면 광고 전후 해당 제품의 매출이 50% 가까이 차이가 난다니 참 놀랍다. 한편 개인적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구석이 있다. 비락 식혜를 만든 팔도, 그리고 한국 야쿠르트라는 회사 때문이다. 과거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리얼리스트의 아침2013.05.21.210 '5·16정신' 기리는 야쿠르트, 드실 겁니까 최규화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상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싶었던 5·18광주민주화운동마저 거센 반동의 바람을 타고 훼손되고 있습니다. 극우 사이트가 앞장서고 종합편성채널이 설치더니, 정부까지 을 부르지 못하게 하면서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했습니다. 역사는 역시, 노력 없이 앞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봅니..
사실 2003년을 마지막으로, 여태껏 내가 경험한 선거의 결과로 돌아온 것은 대부분 실패였다. 구조적인 악의 세력들이 더욱 득실대며 어깨에 힘을 주고 돌아다녔고, 시민/국민들의 목소리를 청종하기는 커녕 도리어 거대한 담벼락을 쌓아가며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는데 급급한 정치인들의 모습에 나는 치를 떨었고 혐오했으며 무관심해져갔다. 그러던 2011년 10월 26일, 서울에 한 중년 남성이 이직을 했다. 시민운동가에서 시장으로 직업을 옮긴다. 그의 이름은 박원순, 선거로 한 명을 선택하고 그 결정이 내 실존적인 행복을 준다는 것을 경험하게 만든 첫 번째 사람이다. 박원순 시장의 임기 동안 서울에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전임 시장이 저질러 놓은 일들을 수습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공약 대부분을 이행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