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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최근 몇 년 동안 바리스타/로스터와 대화하면서 자주 듣게 되는 표현 중 하나는 '언더(under)'입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맛보고 나더니 "언더네요.", 혹은 "언더났네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솔직히 "언더났다."는 말은 어법에도 적절하지 않고 모호한 표현인 것 같은데요. 도대체 여기서 말하는 '언더'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런 상황에서 저는 자주 되묻곤 합니다. "언더났다는 건 무슨 의미에요?" 자주 듣게 되는 답변과 저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아래 정도의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1. 로스팅과 관련해서 1) 너무 라이트 하게 로스팅한 커피다.2) 부분적으로 덜 로스팅 되었다.3) 로스팅에서 향이 덜 발현되었다. 로스팅 색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이상하게 향미가 잘 안 느껴진다. 문제는 로스팅에..
얼마전 북촌 방문길에 txt coffee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인스타와 지인을 통해 여러번 이야기를 들었던 곳인데요. 문을 연지 거의 6개월 된 시점에서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말로는 '티엑스티커피'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는 조금 고민이 됩니다. TXT Coffee, txt coffee, .txt 등의 후보가 있더군요. 방문해보니 사장님은 이미 저와 인연이 있는 사이더군요. 작은 공간이지만 꼼꼼한 사장님의 성격과 단순하지만 강렬한 컬러 배치, 연필로 종이에 써서 주문하는 방식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음료 가격은 6천원 선으로 약간 높은 편이지만, 핸드드립은 물론 우유 기반의 커피까지 대부분의 메뉴들이 탄탄합니다. 이곳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하며 1인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촌..
그린마일커피가 북촌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강남구청 매장에 이어 두번째 공간입니다. 북촌로 64 에 위치한 이곳은 북촌의 멋스러운 여유와 잘 어우러집니다. 진동벨 대신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번호표가 마음에 듭니다. 언더바 형태로 만들어진 모아이 에스프레소 머신도 설치 되어 있습니다. 2층이 주요한 공간인데요. 잘 정돈된 계단부터 북촌 한옥을 바라볼 수 있는 채광좋은 창문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습니다. 가죽으로 덧대어진 고급스런 책상과 좌석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멋이 더해질 것 같습니다. 3층 루프탑에는 한옥 마을 한가운데에서 커피를 마시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뜨거운 햇살도 슬쩍 가려줄 나무 그늘까지 마음에 듭니다. 제가 이 날 주문한 음료는 아메리카노지만, 이 곳의 최창해 대표는 사이폰(커피 추..
2018년 3월 9일, 벙커컴퍼니가 하남에 제조 공장 겸 카페를 오픈합니다. 벙커컴퍼니는 낙성대 지역에서 원두 공급업과 커피 관련 컨설팅, 아모로 미오라는 카페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커피 전문 기업입니다. 1층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피 바(Bar)가 중앙에 배치되어 있고, 왼쪽에 있는 큰 창을 통해서 커피가 로스팅되는 제조 공간을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HACCP 인증을 받는 과정 중에 있다고 하네요. 매장에서는 커피와 다양한 음료 및 사이드 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2층에는 좌석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커다란 태극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낙성대에 있는 벙커 컴퍼니를 방문해보신 분이라면, 태극기 덕에 과거의 공간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으실 것 같네요. 좋은 채광과 여유있는 ..
영국식 설거지를 아세요? 영국은 보통 싱크대와 건조대가 작고 간단한 편입니다. 한국의 상식과는 다른 영국식 설거지 때문인데요. 일단 영국식 설거지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아볼까요? 우선 그릇에 남은 음식물만 따로 버린 이후, 싱크대에 물을 담고 세제를 풀어 접시를 담궈둡니다. 잠시 후 접시 등을 솔이나 수세미로 문질러서 물 밖으로 꺼냅니다. 다음으로 그릇에 묻은 세제와 물을 천을 이용해서 닦아냅니다. 우리가 아는 설거지와 가장 크게 다른 것은 세제를 별도로 헹구는 과정이 생략된 것입니다. 처음 이런 설거지 방식을 목격하게 되면 문화적 충격이 상당한데요. 영국식 설거지에 대한 추측은 다양하지만 핵심적인 것은 물 값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국은 강수량이 많지 않기도 하고, 물가도 높은 편이..
스텀타운의 헤어밴더(HAIR BENDER) 블랜드와 인텔리젠시아의 블랙캣 클래식 에스프레소(BLACK CAT CLASSIC Espresso) 블랜드. 이 둘을 동시에 비교해보는 것은 상당히 좋은 공부입니다. Lighttells CM-100을 이용해서 원두의 아그트론 색도를 측정해보았습니다. 스텀타운의 헤어밴더는 인도네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생두로 구성되어 있다면, 인텔리젠시아의 블랙캣 클래식은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의 생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소개는 각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intelligentsiacoffee.com/black-cat-classic-espressohttps://www.stumptowncoffee.com/products/hai..
The Craft and Science of Coffe라는 책의 그라인드 파트를 읽다가 제가 브루잉에서 주로 사용하는 분쇄도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 미분은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EK43, 코만단테(Nitro Blade), HC-880, Encore 그라인더의 입자를 Kruve 제품을 이용해서 간단히 테스트해봤습니다. 해당 책에서 말하는 필터 커피에서의 일반적인 분쇄도 범주는 미디안(median, 통계집단의 변량을 크기의 순서로 늘어놓았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값) 기준 500~700μm이 주요하고, 좀 더 확장해보면 400~800μm 미디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때 포함되는 미분(여기에서는 100μm 이하의 입자)의 양은 약 6~9%이며, 때에 따라 약 5~13..
로스팅에서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물론 생두겠지만, 똑같은 생두를 사용해도 천차만별의 로스팅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로스터는 다양한 변수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항상 고민합니다. 최종적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나 커피 맛을 보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로스팅의 넓은 바다를 항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내가 어떤 곳으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잃기 십상입니다. "색도계는 로스터에게 나침반과 같다." 로스팅의 품질 관리에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본 도구는 색도계라고 생각합니다. 로스팅하고 커핑으로 맛을 보는 단순한 과정을 벗어나 품질 관리 체계를 세워려 한다면, 이제 로스터에게 필요한 도구는 색도계입니다. 맛과 향 그리고 로스팅에서의 화학 반응 등 일반적인 로스터리 환경에서는 객관화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