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커피 (348)
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울산 스테디커피를 찾았습니다. 스테디커피는 대구에 있던 시절부터 새로운 시도와 운영 시스템 설계의 관점에서 가보고 싶었던 매장인데, 얼마 전 울산으로 본점을 옮기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공간에서는 신축 건물의 깔끔함, 높은 층고의 시원함, 밝은 자연 채광의 장점을 두루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밤에도 조명 덕분에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커피는 스트롱홀드 S9과 S7 PRO X로 로스팅하고, 페마 x30과 브루비 등의 자동 머신이 커피를 일관되게 추출할 수 있게 기획되어 있습니다. 브루잉 커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아카이아 빈 도저를 사용한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컵은 재사용이 가능한 bpa free 재질입니다. 커피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균형과 단맛이 있었고, 베이커리도 풍성한 편이어서 ..
"어떤(특성) 커피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밸런스가 좋은 커피"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나는 밸런스가 안 좋은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렇게 보면 모든 사람이 밸런스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밸런스 잡힌 커피를 좋아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애초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https://youtu.be/aZV1H8dQEfc 그렇다면 질문을 해봐야겠죠. 과연 커피에서 밸런스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밸런스의 정의를 짚지 않고 넘어간다면, 밸런스가 좋다는 것은 아주 모호한 표현이 되버릴 수 있습니다. SCA에서는 밸런스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커피의 향미, 후미, 산미, 바디의 다양한 모든 측면이 어떻게 서로 보완되거나 상충되는지를 볼 수..
2020년 1월 커피 클래스 안내입니다. 그동안의 클래스는 한 주제를 한 회차 안에 담아내기 위해서 이론을 설명하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고 진행했습니다. 이번 달에는 시음/시범이 좀 더 포함된 형태로 브루잉 베이직스와 에스프레소, 로스팅 클래스의 기본 회차를 3회로 늘려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커핑 클래스 역시 다양한 커피를 준비해서 2회차로 진행됩니다. 이론 중심의 원데이로 진행하는 기존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으니 아래 내용 참고 바랍니다. 1. 브루잉 베이직스 (Brewing Basics) 브루잉 베이직스 클래스는 핸드드립 및 커피 추출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커피를 이론적/체계적으로 배우기 원하시는 분을 위한 자리입니다. 강의 내용 - 맛이란 무엇인가? - 커피 브루잉/추출의 기본..
커피가 생두를 재배하는 농업부터 무역과 로스팅, 추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보니,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전문 영역을 설정하고 다른 사람과 협업을 통해 커피를 만들게 됩니다. 바리스타 자신의 역할인 추출에 무게를 두고 집중하게 될 텐데요. 커피 추출 역시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깊이 공부하고자 한다면 영원히 끝이 없을 수 있습니다. 저는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공부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스스로 로스팅한 원두를 파는 형태로 카페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로스팅에 대한 이해는 커피에 대한 지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것의 강점은..
지난번에 소개했던 스트롱홀드 스퀘어를 통해서 다양한 로스팅 프로파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과 내가 로스팅에서 사용하는 생두가 동일하지 않고 로스팅 머신의 종류나 설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프로파일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같은 향미의 원두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프로파일은 충분히 참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머신의 특성 파악 먼저 그래프를 보기에 앞서 해당 로스팅 머신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정보는 1차 크랙이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온도와 확인봉을 통해 관찰 가능한 생두의 표면 색상 변화 온도입니다. 이 정도의 정보만으로도 전체적인 로스팅 프로파일의 구조를 상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제가 주로 사용하..
"커핑이 답이다."라는 말을 하는 로스터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물론 커피라는 것이 결국 우리 기호에 맞는 향미를 커피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니, 결국에는 먹어서 만족감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최종적인 방법이어야 합니다. 다만 '커핑이 항상 답이 맞다'는 것에 대해 제 의견을 조금 보태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때로 커핑 덕분에 함정에 빠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커핑에서는 대략 개당 0.1g 전후의 원두 100여 알갱이가 모여서 한 컵의 향미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우리가 분쇄향을 맡고 맛을 보는 것은 이것의 평균적인 상태에 대한 평가죠. 더 깊이 커피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평균 뿐 아니라 '분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실, 커핑의 함정이라기 보다 분포에 대한 이해 ..
커피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분이 커피 산지로 알려진 나라를 여행하실 때, 선물한다고 덜컥 원두를 사오지 마세요. 왜냐하면 맛이 없거든요. 커피 산지를 여행하는 커피업계 종사자가 가져오는 샘플을 제외하면 맛있는 커피를 만나는 것은 산업의 원리상 어려운 일입니다. 아쉽게도 현지에서 유통되는 커피 대부분은 수출용 커피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커피를 다루는 로스팅 기술도 뛰어나지 않은 편이죠. 거기서 마신 커피가 맛있었다면 대부분 여행이 주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물론,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나 카페도 있으니 일반화할 수는 없죠. 예외적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많은 경우 현지에서의 원두 구입은 맛을 위해서 라기보다는, 로컬에서의 자본 순환이나 그냥 현지 기분이 나는 선물 구입 정도..
집 앞 KFC 매장이 한동안 문을 닫고 리뉴얼을 했습니다. 알고보니 배달 특화 매장으로 바꾸는 공사였네요. 드라이브 쓰루, 배달의 민족...시대는 확실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주로 혼자 일하는 저는 과거에 비해 식당을 방문하는 일이 1/2로 줄어든 것 같습니다. 커피의 특성이 음식과 조금 다르긴 하지만, 지금의 카페 중 상당수는 배달에 특화된 형태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매장에 따라 다르지만, KFC가 최고의 치킨은 아니지만 제게는 꽤 먹을만한 치킨인데요. 지금의 스타벅스가 대대적 리뉴얼을 하던지(분명 언젠가는 하겠죠), 그게 아니라도 꽤 먹을만한 커피 브랜드가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배달에도 특화된 부분을 가져야 하겠죠. 미래는 예측이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