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1/09 (7)
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우리 옛 선조들이 만들어둔 24절기의 시스템은 기후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중에서 신기할 정도로 계절의 변화를 잘 반영합니다. 계절이 달라지면 로스팅의 프로파일이 어느 정도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프로파일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커피의 맛이 갑작스레 큰 폭으로 변하게 된다면 그건 뭔가 잘못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잘 관리되고 있던 생두라면 며칠 사이에 그 정도의 폭으로 품질이 변화하지는 않습니다. 재료가 변하지 않았다면, 나머지는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대부분 막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계절이 바뀌면서 달라지는 로스팅의 프로파일은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에서 기인하는 걸까요? 계절과 날씨에 따른 로스팅이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면, 사실은 우리가 환경을 측정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 무엇..
관능평가는 종종 너무 단순한 방법으로 진행되면서 실험 결과의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중요한 변수를 배제하지 않고 실험이 진행되기 때문인데요. 그런 사례 중 하나는 추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두 잔의 커피를 따로 분쇄해서, 추출에 따른 맛의 차이나 선호도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g 커피는 대략 74개의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한 알당0.135g으로 계산) 이 알갱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10g의 커피가 어떤 맛을 내줄지가 결정됩니다. 사실 추출 방법에 의한 것보다 ‘원두 알갱이의 구성’이 실험 결과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해결 방법은 단순합니다. 조금 더 여유 있는 양의 커피를 한 번에 분쇄한 후에, 골고루 섞고 나서 각 잔으로 분배하는 것입니다..
모던 블랜드는 과거에 우리가 즐겨 마시던 클래식한 커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블랜드 커피입니다. 현재 제 카페에서 제공되는 에스프레소와 카페라떼 등에 사용하고, 주력으로 카페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커피들이 로스팅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거나 맛의 지향점에서 너무 심한 탄내와 쓴맛을 가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단점을 배제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무게감과 필수적인 커피의 존재감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던 블랜드는 지금까지 콜롬비아 생두만은 100% 사용해오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블랜드의 정체성을 꼭 콜롬비아 산지로만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값싼 브라질이나 베트남 등을 제외한 중미권의 생두를 주로 사용하면서, 커피의 산지보다는 로스팅 배출 포인트에 더 크게 의미를 두는 ..
커피찾는남자 10월 커피 클래스를 공지합니다. 그 외의 교육은 예약을 통해 맞춤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하단의 연락처를 통해서 문의해주시면 됩니다. 1. 브루잉 베이직스 (Brewing Basics) 브루잉 베이직스 클래스는 핸드드립 및 커피 추출에 대한 이론을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커피를 이론적/체계적으로 배우기 원하시는 분을 위한 자리입니다. 완전히 초보에게 맞춰 있는 수업이 아니라, 현업에 종사하는 경력있는 바리스타에 맞춰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보기 - 커피 브루잉/추출의 기본 역학(용해, 확산, 가수분해)- 추출과 에너지 - TDS란 무엇인가? 어떻게 측정하는가? - SCAA 브루잉 콘트롤 챠트의 시작 - TDS 농도와 수율에 대한 현대적 시도 - Matt Perger의 The Brewed ..
추출만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자신의 커피 스타일은 한정적입니다. 생두를 선택하고 로스팅한 후에, 추출을 통해서 상호 균형을 갖춰야만 커피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가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결과물이 더욱 자기다운 커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로스팅 공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어차피 평생의 길로 커피라는 아이템을 선택하셨다면 언젠가는 꼭 배우셔야 할 것이 로스팅입니다. 로스팅은 책이나 유튜브를 통해서만 배울 수는 없습니다. 로스팅하는 환경과 장비, 생두 등이 세밀하게 맞물려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교육자와 학습자가 함께 로스팅을 해야만 원인과 결과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 배경 위에서 로스팅의 프로파일과 관능평가를 반복하며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로스팅 교육입니다. 추출을 통해..
커피와 이론 그리고 맛. 커피에 대한 지식과 이론은 결국 맛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론은 정말 해박한데, 정작 커피 맛은 없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제 카페를 통해 제가 말하는 커피 맛을 보여드리기 위해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신의 커피를 이론으로 다듬어가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부족하더라도 응원하고 싶은 태도입니다. 하지만 맛으로 증명해서 보여주지 못하는 커피에 대한 이론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더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 이론을 위한 커피를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우리 커피로 말해요. 커피의 향미로 보여주세요. 물론 맛과 무관하게 물리/화학적 반응과 성질에 대한 관찰은 그 자체..
자아 실현. 제가 하고 있는 커피를 돌이켜봤습니다.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브루잉 커피… 어느 것 하나, 남의 취향과 강요에 의해 만든 게 없죠. 철저히 저 스스로에 의해 자율적으로 선택한 저의 커피 스타일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곳에서 커피를 무수히 마시며 ‘맛있는 커피’에 대한 기준과 저의 취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커피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공부해왔죠. 물론 지금의 커피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메뉴가 대체로 제가 원하는 정도의 수준까지는 올라와 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그것은 공간과 팀(Team)입니다. 현재의 공간은 애초에 카페로 기획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상권 등의 지리적 특성이나 카페를 위한 공간 자체로의 매력은 많이 부족합니다. 얼른 자리를 잘 잡아서 공간에서도 제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