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카페는 무엇을 위해 벽을 허무나? 본문
봄이 되면 인스타그램의 패션 피플을 흉내 내며 소화하지 못하는 옷으로 억지 멋을 부린 인스타그래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사람들은 한 눈에도 어울리지 않는 인위적 느낌을 구분합니다. 카페의 인테리어도 딱 그렇습니다. 억지스러운 인테리어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요. 요즘 만들어지는 카페들을 보면 벽을 허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잘 어울리는 공간이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곳에서도 억지로 벽을 허문 모습을 보면 참 어색합니다.
지금은 리뉴얼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과거 젠틀몬스터 가로수길 쇼룸 정도면, 이건 예술이라고 해야겠죠. 허문 벽뿐만 아니라 공간에 존재하는 사물까지도 멋스럽게 구현해 놓았으니깐요. 그런데 대부분의 공간은 어설픈 따라 하기에 불과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벽을 그대로 둔 반듯한 공간이 질리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인테리어 회사의 실력 문제일까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충분한 투자되지 않는 비용의 한계, 공간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이렇게 해달라는 클라이언트에 더 주요한 원인이 있죠. 굳이 인테리어 회사에 잘못이 있다면 끝까지 클라이언트를 설득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컨셉을 위해 비움을 강조한 공간도 많습니다. 어찌 보면 사진은 비우고 비울수록 여유와 낭만을 줄지 모릅니다. 하지만 공간은 단순히 비우는 것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보통의 공간은 적당한 채움이 필요하죠. 물론 이색적인 공간에서의 경험을 사람들은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예 이색적인 것으로만 컨셉을 정하지 않은 이상 최소한의 편안함은 있어야죠. 이색적인 편안함이라니, 언어적으로는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순을 사람들은 원하고, 또 만족을 느낍니다. 그게 사람이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주목받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창의적이고 충분히 투자한 공간을 만들기엔, 한국의 공간 임대 구조는 너무나 큰 리스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가야 하겠죠. 어설프게 벽을 허문 인테리어는 이제 좀 질릴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글/사진 : 커피찾는남자 에디터 (Coffee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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