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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C_ 1.결심과 시작 본문

기획/바리스타 챔피언쉽

KBrC_ 1.결심과 시작

Coffee Explorer 2016. 10. 11. 13:09

WCE(World Coffee Event)가 주최하는 세계 바리스타 대회는 바리스타라면 누구나 출전하기를 원하는 꿈의 무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의 국가대표로 선발되어야 하는데요. 나날이 기량이 높아가는 한국의 바리스타 대회는 그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WCE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WCE의 내셔널 바디(National Body)인 사단법인 한국커피협회(KCA)가 주최하는 WCCK(World Coffee Championship of Korea)를 통해서 국가대표가 되어야 하는데요. 커피찾는남자 에디터는 올해 이 대회 중 하나인 KBrC(Korea Brewerscup Championship)에 출전했습니다. 이 대회를 준비하며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조금 긴 호흡으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브루어스컵이란?


브루어스컵(KBrC)은 물을 끓이거나 커피를 분쇄하는 장비 외에는 전기로 작동하는 장비 외의 것을 사용해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는 대회입니다. 종목은 의무 서비스와 오픈 서비스로 나뉘는데요.


1) 의무 서비스 : 주최 측이 준비한 원두를 사용해서 주어진 시간 안에 선수가 원두의 특성을 파악해서 최선의 맛으로 추출한다. 이후 심사위원에서 블라인드 상태로 제출에서 센서리(맛)로만 평가를 받게 된다.


2) 오픈 서비스 : 선수가 직접 준비한 원두로 시연을 진행하며, 바리스타가 생두-로스팅-추출 등에 대한 다양한 설명과 더불어 커피를 추출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 받는다.




출전을 결심하며


그동안 단 한번도 이런 대회에 출전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 때문도 있었습니다. 사실 주변에서는 말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왜 대회에 나가는 도전을 해야 하느냐?', '결과가 좋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지 않겠냐?'는 걱정과 조언이었죠.


더 늦어지면 앞으로는 아예 도전하기가 어려워질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떨어져서 부끄러워할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과감히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제가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인지라-)




준비 시작


출전 경험은 커녕 다른 선수들의 시연을 주의깊게 본 경험도 많지 않아서 우선은 WBrC 시연부터 작년/재작년도 KBrC 파이널 입상 영상 중에 공개된 것들을 찾아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할지 기준조차 없었기 때문에 힘들었죠.


가장 기본적으로는 규정집을 공부하고, 추출 방식을 생각하고 그에 맞는 각종 기물을 찾은 다음에, 생두와 로스팅을 선정하고, 시연에 익숙해지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했습니다.




참가 신청

참가 신청은 대회를 앞두고 한국커피협회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는데요. 한 종목 당 77,000원의 접수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두 개 대회를 신청했기 때문에 총 154,000원의 돈이 들었죠.




추출 방법에 대한 고민 시작


접수도 마쳤겠다 이제는 정말 본격적인 추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즐겨 사용하던 v60를 이용한 추출법을 먼저 떠올렸는데요. 문제는 '이것이 과연 해외 선수들의 시연과 무엇이 다른가?' 라는 질문에 막혀서 한참 다시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추출을 할 것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죠. 그러면서 들었던 욕심은 맷 퍼거(Matt Perger)나 스캇 라오(Scott Rao)와 차별화되는 저만의 방법을 찾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불림을 하지 않고 단번에 추출을 하는 방법 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했었는데요. '다르게 시연하기 위해서' 새로운 퍼포먼스를 만들어 내려는 저 자신을 보고, 다시금 추출의 본질을 떠올렸습니다. 맛있는 커피와 향에 대해 좀 더 고민하기로 했죠.




침지식 커피에 대한 생각


그러다 든 생각이 침지(Immersion)였습니다. 커핑이나 프렌치 프레스 같은 도구들이 침지식 추출 도구인데요. 이를 응용해서 침지 후 종이 필터링하는 클레버와 같은 도구도 있죠.


문득 커핑*에서 맛본 커피가 더 맛있게 느껴지던 일이 많았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이 정말이라면 사실 '커피를 맛있게 만들어보려는 대부분 바리스타들의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참고 글: 커핑이란 무엇인가?


침지는 과연 본질적으로 드립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침지식 커피 중에서 종이 필터로 여과를 하지 않는 방식들은 커피의 오일 등이 맛을 풍성하게 해주는 원인이 되는 것 같았는데요. 그 상태로 맛보는 음료의 질감은 지저분한 것이 사실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보다 보니 종이필터를 거친 커피임에도 어느 정도의 오일이 음료 표면에 떠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침지에 대한 공부를 더 해가기 시작했는데....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