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세루리안 커피 @강남역 본문
0. 소개
세루리안은 이미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강남역에 위치한 공간입니다. 세루리안 커피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였습니다. Coffee_Explorer 인스타그램에 찾아와주신 분들의 흔적을 다시 방문하던 중 독특한 색상을 가진 것을 기억했다가, 강남역을 방문했던 어느 날 처음 찾아가게 되었죠. 평소에 커피찾는남자의 글을 구독하던 사장님이 에디터의 얼굴을 알아보시고 "저기 혹시.."하며 말을 건네게 되면서 세루리안과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1. 외관
통 유리로 둘러쌓인 외관 덕분에 시원스레 내/외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외부 테라스에서 광합성을 하며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Cerulean'은 짙은 청색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데요. 디자이너 출신인 석주환 대표의 색에 대한 감각과 개인의 취향이 잘 표현된 부분입니다.
2. 내관
전반적으로 눈에 띄는 것은 색의 사용과 소품의 배치 등 깔끔함이었습니다. 사실 시간이 지나며 더 소품이 늘어나며 깔끔했던 선을 흐릿하게 만든 부분은 조금의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실내 공간은 그리 넓지 않은 편입니다. 그렇지만 채광이 좋아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는 않은 편이죠.
3. 판매 메뉴
메뉴들은 전반적으로 커피에 집중되어 있는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커피는 블랙/화이트/그레이로 분류하고 있는데, 블랙은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화이트는 우유가 들어간 카푸치노와 플랫 화이트 등을 마지막으로 그레이는 우유 외에도 초콜릿이나 바닐라 등이 들어간 커피 메뉴를 가르킵니다.
블랙커피의 가격은 2,900원, 다른 대부분의 메뉴들도 5천원을 넘지 않으니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곳 중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축에 속합니다. 커피는 인근의 별도 공간에서 직접 로스팅을 해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더 가격을 낮춰서 판매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플랫 그린티라는 메뉴가 인스타에서는 인기가 많더라구요. 말차와 커피가 어우러진 색감도 예쁘지만 맛도 훌륭하다고 하던데 저는 아직 맛을 못 봤네요.
4. 조명
통유리의 자연 채광과 함께 전기 조명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색온도와 조도가 조절되는 조명을 설치했기 때문에 야간에는 좀 더 눈이 편안하게 조명을 바꾸는 편입니다. 일반적인 조명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돈을 쓰기 쉽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이미 여러 번 개인 매장을 만들며 경험을 쌓았던 석주환 대표가 꼭 해보고 싶었던 시도 중 하나였다고 하더군요.
5. 음향
공간 자체가 갖는 건축 음향은 여러 모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평행하는 벽면이 가득한데 한 쪽 면은 거의 전면이 유리창에 가깝습니다. 바(Bar)에 사용된 타일 등 대부분의 인테리어 소재가 흡음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나마 손님이 앉는 좌석 뒤에 있는 무늬목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소음을 견디고 있는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이것은 세루리안 커피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카페가 가지고 있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전기 음향에서 사용된 것은 제네바 사운드 시스템의 대형 버전입니다. 건축 음향이 갖는 어려움 때문에 최초에 설치되었던 스피커의 위치와 방향은 열린 공간 쪽이 아닌 벽을 향해 배치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스피커의 위치도 제 자리를 잡아간 것을 목격했는데요. 현재는 에스프레소 머신 앞 모퉁이에서 대각선 반대편의 출입구 쪽을 향하도록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형 우드 캐비넷 안에 들어있는 스피커는 묵직한 저음과 적절한 댐핑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6. 장비
처음에는 규모에 비해서 사용된 장비가 다소 오버 스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슬레이어 3그룹, 그라인더는 EK43과 매져 로버, 디팅 KED640에 우버 보일러까지 가지고 있으니 커피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동경할만한 장비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가격표를 머리에서 살짝 지우고 살펴보면 EK43과 슬레이어 에스프레소 머신 역시 화이트 톤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완성도는 높은 편입니다.
8. 찾아가는 길
강남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Underground라고 써있는 센트럴푸르지오시티 빌딩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 방문한 사람이 찾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데요. 빌딩 안으로 들어와서 에스컬레이터를 두 번 타고 올라오면 2층에 세루리안커피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강남역에 인접한 곳이긴 한데, 의외로 빌딩 한 가운데 둘러싸여 조용한 느낌도 드는 독특한 공간감을 주는 곳입니다.
9. 정리
세루리안 커피를 처음 찾은 것은 2015년 늦은 가을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세루리안 커피를 알고 방문하는 가운데 스탭들의 넉넉한 인심과 입담, 독특한 색감에 이끌려 이제는 약간 애정마저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커피찾는남자 팝업카페가 열리기도 했었죠. 강남역 방문 예정이시라면 흔쾌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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