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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46 광화문에서 공장장이 내려주는 커피 한 잔. 본문

커피와/공간

카페46 광화문에서 공장장이 내려주는 커피 한 잔.

Coffee Explorer 2014. 10. 25. 13:07


광화문에 대한 예찬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시 광화문의 커피숍을 소개하려고 키보드에 손을 얹은 커피찾는남자입니다.


코스트코와 같은 곳을 방문하면 아주 기분이 특별해요. 나는 그냥 한 명의 개인일 뿐인데 거대한 창고에 들어가서 엄청나게 쌓여있는 물건 중 하나를 가져와서 사오면, 왠지 엄청 좋은 물건을 도매가로 건져온 것 같아서 보람찬 구매를 한 것 같은 마음이랄까요? 커피숍 중에도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드는 곳들이 있죠. 커피 공장을 우연히 방문했다가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면 왠지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산 것 마냥 비슷한 뿌듯함이 들어요. 


오늘 소개할 곳은 광화문에서도 아주 한적하고 운치있는 곳에 위치한 Cafe46입니다. 어디인지 궁금하실테니 일단 지도를 한번 살펴볼까요?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경복궁이고, 5호선이 편하신 분들은 광화문 역에서 내려서 슬슬 걸어오셔도 되긴 하죠. 혹시나 이 일대를 잘 아시는 분들은 지도를 보고 '아니! 저기 이런 카페가 있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외관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저도 최근에야 이 곳을 알게 되었죠. 그러나 지난 10월 동안 1주일에 최소한 2회를 방문했을 정도로 최근 제가 자주 찾아가는 곳이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살펴 보실까요?







최근 Cafe46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카페의 외관을 보시면 거대한 배관이 보이죠? 새로 로스터를 들여놓으면서 Cafe46은 용감한 도전을 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사랑방'의 느낌이 강한 곳이어서 왔던 사람들이 오고 또 오는 '숨겨진 카페' 정도의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제대로 된 커피를 다량으로 로스팅하기 위한 변화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LORING 로스터는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마세라티'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해서 그게 뭔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일단 알고나면 '와~' 하지 않을 수 없는 하이엔드 급이라는 의미죠. CAFE46에 설치된 제품은 15kg 급으로 국내에는 이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채 10곳이 되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다소 공장같은 비주얼임도 불구하하고 바로 이 부분! 로고가 새겨져 있는 부분 만큼은 아주 멋집니다. "나 명품 로스터 로링이야!"라고 당당히 외치고 있는 듯한 대단한 포스- 아주 인상적이죠. 로스터의 드럼 안은 거의 무산소에 가까운 상태에서 로스팅되기 때문에 훨씬 깨끗한 맛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은 상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로스터가 설치된 부분을 제외하고는 작은 보통의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근 지역에서는 이 작은 공간과 사장님을 좋아해서 단골이 된 사람들이 많죠. 앗! 저기 사장님의 모습이 살짝 보이는데...굳이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으렵니다. 어떤 분은 사장님의 이름 중 한 글자와 '바리스타'를 합성 시켜서 '웅 바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뭔가 푸근한 사장님의 인품과 결합되면서 잘 어울리는 호칭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어감이 '곰'같기도 한데 곰 이미지도 왠지 어울리시는 듯.


저는 최근 '공장장님으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 작은 공간에 이런 커다란 로스터가 들어와서 이제는 사랑방 보다는 '공장'의 느낌이 강해졌어요.






로링 로스터가 새로 들어오기 전에 과거에 메인을 차지하던 열풍식 로스터인데요.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효율적이고, 다루기 쉬워서 공장장님이 아주 좋아하셨죠. 저도 로스팅 모습을 여러 차례 살펴보았는데 정말 매력있더군요.






로스터 바로 옆에는 왠 검은 박스가 놓여 있는데요. 공장장님의 멋진 글씨가 써있죠? 인근 주민들은 이렇게 공장장님께 부탁해서 간편한 드립백을 사가기도 하시는데요. 이 곳의 로스팅 스타일이 보편적인 대중의 입 맛인 구수하고 편안한 커피를 상당히 존중하는 편이기 때문에 어머님들까지도 참 좋아하신 다고 하더군요.






매장 곳곳에 공장장님의 손으로 쓴 글씨들이 있습니다. 글씨 좀 쓰시는데요? ^^






커피 마니아들을 위한 시간, 이 곳에는 또 하나의 전문적인 장비가 있죠. 말코닉에서 나온 EK43이라는 고가의 그라인더(커피를 갈아내는 장비)가 브루잉 커피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스페셜 메뉴를 한 잔 소개해볼까요? 이 메뉴의 이름은 바로 '엔젤 밀크 캬라멜'입니다. 왜냐고 물으시면 저는 할 말이 없구요. 광화문의 Cafe46을 방문해서 공장장님께 직접 따져 물어보시길~ㅎㅎ






멋진 비주얼이죠? 쵸콜릿과 캬라멜 소스가 겹겹이 있어서 정말 달콤달콤할 것 같죠?






표면이 반짝 반짝 빛나는 것이 서둘러 한 입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게 만듭니다.






내친 김에 사진을 몇 장 더 봅시다! 얼른 어떤 맛인지 알려달라는 아우성이 들리는 듯 하지만 이왕 찍어둔 사진이니 좀 더 봐주시죠!!






자! 이제 진짜로 먹어볼거에요.






자...공장 설비를 배경으로 정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엔젤 밀크 캬라멜'을 한 손에 들었습니다. 보시면 아래 쪽은 짙은 커피, 중간층은 우유 거품과 우유, 제일 윗 층은 달콤한 시럽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이 음료는 아이스에 가까운 음료에요. 굳이 '가까운' 음료라고 말하는 이유는 거품 부분은 딱히 차갑지는 않거든요.


가을을 지나 곧 겨울도 다가올 건데 아이스 메뉴를 너무 강조하긴 그렇잖아요?


거품을 입술에 묻히면서 크게 한 입 마시려는 순간 공장장님이 다급하게 "잠깐!"을 외칩니다.

"아니 왜요?"


"이 음료는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공장장님이 말합니다.

"아니 무슨! 먹는 방법도 지켜서 마셔야 되나요? 쳇!"






공장장님이 시키는 대로 저는 준비된 스푼으로 살포시 거품과 시럽을 떠올렸습니다.






요렇게...






이렇게 떠올리니 뭔가 아이스크림처럼 보이지 않나요? 자 드디어 한 입 먹겠습니다. 


음...오... 훌륭한데요?

촘촘한 우유 거품이 부드럽지만 동시에 쫀득하기도 하구요. 달짝한 쵸콜릿과 캬라멜이 슬슬 입 안으로 들어옵니다. 달지만, 우유 거품의 부드러움과 조화를 이루면서 적절히 선을 지켜주네요.






한 입 떠먹고 나서도 촘촘한 우유 거품은 본래의 형태를 잃지 않고 잔 안에서 유지가 되고 있어요.






떠먹다 보니 뭔가 식감이....순두부? 커피 얘기하면서 순두부는 좀 아니잖아!(혼잣말)

아하!! 푸딩! 푸딩같습니다. (오- 적절한 표현인데?)


슥슥 퍼먹다 보니 어느새 캬라멜이 동이 났습니다.

"공장장님 여기 캬라멜 리필 안 되나요?"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건 저의 착각일까요? ㅎㅎ


사실 이 음료는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가거든요. 대략 1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메뉴이기 때문에 바쁜 점심 시간에는 주문을 하면 곤란합니다. 그러면 공장장님이 맨붕에 빠지실 겁니다.






제일 윗 층을 다 떠 먹었다면 스푼으로 조금 휘휘 저어서 거품과 아래 쪽의 음료를 섞어서 드시면 좋다고 하네요. "아직 푸딩 거품이 많이 남았는데..캬라멜 좀만 더 올려주..."라고 말하려다 참았습니다. 일단 시키는대로 좀 더 먹어보자!






이번에는 빨대로 아랫 층의 음료를 쭉 빨아 들이켰습니다. 음... 달군요. 사실 아랫 층 음료의 맛은 그리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아- 솔직하다!) 그러나 이 음료를 체험하는 전반의 경험 자체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특히 푸딩은 맛 있었구요. 기억해주세요. 이 메뉴는 바쁜 시간에는 주문하지 않으시던지...긴 인내심으로 기다려주세요!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메뉴다 보니 가격은 좀 높게 책정되어 있어요. 6,800원!


사실 Cafe46은 조만간 바빠질 예정임으로(그렇게 희망 중) 공장장님의 '엔젤 밀크 캬라멜'을 언제까지 맛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어요. 그러나 엔젤 밀크 캬라멜을 맛 볼 수 없게 되더라도 이 곳 Cafe46은 정말 매력있는 공간이거든요. 드립 커피 한 잔과 함께 원두를 사가고 싶은 분이라면 여기만한 곳도 없죠.


공장장님이 손수 커피를 내려주는 곳이 어디 흔한가요? 또 커피찾는남자의 소개를 보고 왔다고 공장장님께 잘 얘기해보시면 혹시 다른 서비스라도 조금 주시지 않을까요? 하다 못해 수다 서비스라도....






저에게 시달리던 공장장님은 잠시 Cafe46을 저에게 맡기고 담배를 한 대 피우러 저 멀리 길을 떠납니다. 가게 바로 앞은 금연구역이라서. ^^


Cafe46 은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아요. 공장장님도 쉬셔야죠. 아침에는 보통 11시에 문을 여는 것 같고 밤에도 대강 10시까지 여는 것 같아요.


오늘은 커피찾는남자가 자주 방문하고 친하게 지내는 광화문의 숨겨진 카페, 사랑방이면서 동시에 공장인 Cafe46 을 소개했습니다. 하이엔드 로링 로스터, 웅바리-, 공장장, 엔젤 밀크 캬라멜 등등이 기억에 남으실거에요. 광화문/경복궁을 방문하신다면 커피찾는남자의 소개를 기억하면서 Cafe46을 찾아가봅시다. 찾기 어려운 분은 지도 어플리케이션에 '광화문 파크팰리스'를 검색하시고 김가네 옆 집을 찾으시면 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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