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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홀드 S7 Pro X, 전문가를 위한 테스트 로스팅_2 본문
"스트롱홀드 S7 Pro X, 전문가를 위한 테스트 로스팅_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먼저 읽어봐주시길.
앞선 글에서 각 로스팅 프로파일과 원두의 색상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간 동안 로스팅하고 표면 온도를 중심으로 배출한 커피로 봤을 때, 할로겐 - 드럼히터 - 열풍(가장 밝음) 순으로 색상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5. 결론
1) 추출에서의 차이
각 커피를 같은 분쇄도로 그라인딩하고 하리오 v60을 이용한 핸드드립 방식으로 각각 3회씩 추출했습니다. 동일한 추출 패턴을 사용했지만 로스팅에 따라 커피 추출에 걸리는 시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추출 시간은 최대 25초의 차이가 났지만 TDS %의 경우 측정기의 오차(해당 대역에서 ±0.03)를 고려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 추출 시간 3:35, TDS 1.34%, EXT 20.08% (할로겐 중심)
- 추출 시간 3:10, TDS 1.36%, EXT 20.39% (열풍 중심)
- 추출 시간 3:20, TDS 1.37%, EXT 20.54% (드럼히터 중심)
2) 관능적 차이
할로겐을 주 열원으로 사용한 원두의 분쇄향에서는 건조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단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맛을 봤을 때도 상대적으로 가장 라이트하게 로스팅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로스팅 컬러에서는 가장 어두운 색상을 보였기 때문에 상당히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열풍을 주 열원으로 사용한 커피는 가장 밝은 색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관능 평가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로스팅 2일 후의 실험에서 가장 어두운 톤의 커피라고 느껴졌고, 로스팅 20일 경과 후에는 가장 큰 폭으로 향미의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커피의 지질에 의해 산화된 특유의 느낌이 가장 강한 편이었습니다.
드럼히터를 주 열원으로 사용한 커피의 경우 열풍과 유사하게 기름진 느낌을 받았는데, 그 정도가 2)번 로스팅 커피보다는 확연히 덜했습니다. 관능평가에서 향미는 대체로 날카롭고 메탈릭한(금속성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일반적인 커피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은 톤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 열원을 극적으로 변화시켰을 때 느껴지는 커피 맛의 밝고 어두운 정도는, 컬러트랙을 활용한 로스팅 색상 측정 방향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실험을 해보기 전까지는 이 정도로 변별력있는 관능적 차이가 만들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그동안 로스팅 색상 분석은 가장 정확한 정량 평가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것은 상당히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로스팅에서의 색상 비교는 로스팅에서 사용한 열원의 종류가 비슷할 때(예를 들어, 스트롱홀드 머신의 재현 기능을 활용할 때)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동으로 비슷한 그래프의 프로파일을 다양한 열원을 조합해서 로스팅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3) 열풍은 로스팅에서 효율이 뛰어나다.
스트롱홀드 S7 Pro X의 각 열원은 열풍 2kW, 할로겐 1.5kW, 드럼히터 2kW 정도로 전력을 사용합니다. 전력 사용에 비해 실제 원두의 온도 상승을 비교했을 때, 열풍은 상대적으로 로스팅에서 효율이 높은 편입니다.
이는 생두 전체의 표면을 통해서 열을 전달 받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4) 열풍은 원두의 부피를 가장 크게 확장시켰다.
원두 200g을 매스 실린더를 이용해서 부피를 측정했습니다. 원두의 부피는 각 460ml, 485ml, 475ml 이었습니다. 열풍이 가장 크게 부피를 확장시킨 것입니다. 이에 따라서 밀도가 가장 작았습니다.
부피의 확장은 로스팅 과정에서 센터컷에 위치한 체프의 탈락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분쇄 이후 미분으로 존재하는 체프를 배제함으로 추출된 커피의 클린컵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5) 열풍은 수분을 가장 많이 가져갔다.
원두에 잔존하는 수분을 확인하기 위해 MD-500 측정기를 이용해서 수분함량을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각각 1.9%, 1.8%, 1.9% 로 큰 차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측정 오차 ±0.5)
단, S7 Pro X에서는 열풍의 강도를 낮춰도 블로워의 세기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드럼 로스팅 머신에서 열풍을 많이 쓰는 균형의 로스팅 머신이라면 이번 테스트보다 더 큰 차이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6) 원두 단면의 차이
주열원 : 할로겐
주열원 : 열풍주열원 : 드럼히터
각 배치의 원두 중 부피가 유사한 알갱이 약 30여개를 선정해서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했습니다. (결점두와 표면의 색상이 큰 차이를 보이는 샘플은 배제함) 로스팅 정도/빙식/시간에 따라 원두의 외겹에 위치한 조직이 어느 정도 갈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풍을 주로 사용한 원두 입자의 경우 이 부위의 색상이 유독 짙고, 지질로 추정되는 물질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많은 비율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앞서 소개한 관능적 특성이 이런 부분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개체별 차이가 커서 정량적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웠으니, 참고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원두 표면의 차이
주열원 : 할로겐
주열원 : 열풍
주열원 : 드럼히터
원두의 표면에 대한 관찰도 진행했습니다. 드럼히터를 많이 사용한 프로파일에서 표면의 불균일함이 크지 않을까 가정을 하고 다양한 배율로 100여개의 샘플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정량적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며
S7 Pro X는 전문가를 위한 로스팅 머신입니다. S7 Pro X는 열풍, 할로겐, 드럼히터를 사용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열을 만들고 생두에 전달하게 됩니다. 다양한 열원이 주는 복합적인 변수는 로스팅 방식이 무한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로스터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한편으로 너무 많은 변수는 누군가에게는 로스팅이 어려워지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환경이나 제조 현장에 계신 분에게는 S7 Basic이나 S7 Pro로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격도 더욱 합리적인 편이니 말입니다.
열을 전달하는(Heat Tranfser) 원리에는 대류, 전도, 복사 세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는 의견은 무성하지만 실제로 테스트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저도 그동안은 열원에 따라서 다른 관능 특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은 해왔지만, 단편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로스팅에서 열원에 따라서 색상의 값도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면,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맛을 보는 것밖에 없을텐데요. 적외선 방식의 온도계가 드럼 내부의 원두 표면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로스터의 입장에서는 참 다행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적어도 믿어도 되는 지표 하나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서 진행했던 테스트 로스팅도 어떤 면에서는 불완전합니다. 비슷한 시간에 거의 같은 표면 온도가 되도록 로스팅을 진행했지만, 열원에 따라 최대 화력에 이르는 시점과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엄밀하게는 프로파일에 차이가 있는 것이죠.
다만, 다시 한번 말하고 싶은 것은 S7 Pro X는 좀 더 다양한 열원을, 최소한 한 가지 지표(원두 표면 온도)는 확실한 상태에서 실험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스팅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나 지적 호기심을 위한 실험 장비로 특별히 추천할 수 있는 로스팅 머신입니다.
제가 진행했던 것보다 훨씬 더 체계적인 테스트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7 Pro X를 사용해서 더욱 전문적인 로스팅 테스트를 해보실 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사진 : 커피익스플로러(Coffee Explorer)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