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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홀드 : 밀도가 큰 생두의 에스프레소 로스팅 본문
지난 번 글에서는 에스프레소를 위한 기본 로스팅 프로파일을 다뤘는데요. 처음에는 가능한 빠르게 로스팅해서 생두의 개성을 최대한 표현해본다고 말씀드렸죠.
투입 10/10 (최대 속도를 위한 강한 화력)
140도 10/8 (드럼 온도 상승 억제를 위한 조절)
150도 8/8 (1차 크랙 전 로스팅 속도 조절)
165도 7/8 (배출 포인트를 놓치지 않기 위한 조절)
176-188도 배출
위와 같은 기본적인 루틴을 제시했었는데, 배출 온도에 대해서만큼은 그 범위를 확장해서 다시 말씀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생두를 더 다양하게 테스트하다보니 훨씬 높은 온도에서 배출해야하는 상황들이 있더군요. 오늘 소개할 로스팅 프로파일도 그런 사례 중 하나입니다.
생두 소개
이번에 제가 로스팅한 생두는 알마씨엘로사가 수입한 브라질 SILVA YELLOW BOURBON NATURAL NY2 FC 입니다. 수입사가 소개한 생두 정보에 따르면 옐로우 버번종은 버본 품종 중에서 가장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지만, 재배가 까다롭고 생산량도 적다고 합니다.
해발고도 1,400m에서 재배되었는데 수분/밀도를 측정해보니 수분 12.0%와 밀도 780g/L로(Lighttells MD-500로 측정), 적절한 수분 함량과 밀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1차 로스팅
밀도가 높은 생두에 대해서는 로스터들에게 공유된 다양한 경험이 있을텐데요. 경우에 따라 원두 내외부의 색상차가 크고 속까지 충분히 익히기 어렵다거나, 1차 크랙이 늦게(높은 온도) 오는 등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로스터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앞서 말씀드린 저의 에스프레소 로스팅 기본 프로파일대로 로스팅하며 188도에서 배출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1차 크랙이 무력 181도 시작되더군요. 160도 후반이나 170도 초반에서 1차 크랙이 오는게 일반적이라면, 거의 10도 가량 높은 온도에서 1차 크랙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분쇄 시 색도(Lighttells CM-100 로 측정)가 88.2로 너무 밝은 편이었습니다.
저는 로스팅 직후에 바로 분쇄하고 에스프레소로 추출해서 로스팅 정도가 적합한지 확인하는 편인데요. 이 때 원두의 전반적인 로스팅 컨디션을 확인한다기 보다는 단순하게 로스팅 정도에 대해서만 판단하는 편입니다.
에스프레소로 맛을 보니 산미가 과하게 나오고 있어서 제가 목표한 로스팅과는 거리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3차 로스팅
일단 배출 온도를 조금 더 높여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같은 패턴으로 로스팅하면서 한 번은 190도 다시 한번은 192도에 배출을 했는데요. 분쇄 시 아그트론 컬러는 각각 81.2과 79.1로 여전히 밝은 상태였습니다. 에스프레소 보다는 오히려 브루잉에 적절할 것 같았습니다.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이라면 좀 더 큰 폭의 변화를 주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4차 로스팅
이번에는 기본 로스팅 프로파일을 수정해서 최초에 10/10 의 화력을 공급하지 않고 9/9의 화력으로 로스팅을 시작해서 전체 로스팅 진행을 느리게 만들었습니다. 첫번째 로스팅 프로파일(188도 배출)과 비교해서 약 2분 정도 로스팅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시작 화력을 제외하고는 기본 프로파일과 거의 같은 패턴으로 로스팅했는데, 분쇄 색도에서는 아그트론 73.3 정도가 나왔습니다.
에스프레소로 추출해서 테이스팅해보니 전체적인 로스팅 정도와 산미, 단맛과 바디 등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충분히 디게싱/레스팅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생두 수입사가 설명해 둔 커핑 노트 중에서는 브라운 슈가, 밀크 초콜릿, 버터, 헤이즐넛, 구운 땅콩 등의 표현에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취향이나 로스팅 목표에 따라서 이런 프로파일을 사용하면서 배출 온도를 192-196도 정도로 로스팅한다면 충분히 원하는 정도의 맛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입사의 생두 소개
http://www.almacielo.com/shop/shop/shopView.jsp?product_no=440&subMenu=03&stype=09
정리하며
저는 너무 잦은 조작을 하지 않으면서 로스팅을 하려는 사람입니다. 너무 많은 조작은 원인과 결과에 대한 혼선을 만들기 쉬운데요. 우리가 주는 프로파일의 변화는 연쇄적으로 또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번 브라질 생두의 로스팅에서 저는 같은 패턴의 프로파일을 사용해서 반복적으로 로스팅했는데요. 로스팅 이후 임시 추출을 통해 맛을 보면서 로스팅 배출 온도를 조금씩 높여 보았고 마지막에는 시작 화력을 조절하는 형태로 전체 로스팅의 시간을 조절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두의 분쇄 색도에서는 아주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로스팅을 하면서 어느 정도의 이론과 경험이 조화된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어두고, 패턴의 변화를 통해 다양한 생두를 다뤄보는 것은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스팅의 바다는 너무 넓어서 길을 잃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패턴이 자신의 로스팅을 단조롭게 만들수도 있기 때문에, 가급적 여러개의 패턴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트롱홀드 S7을 사용한 에스프레소 로스팅에 도움이 되셨기를!
- 글 : 커피찾는남자(Coffee Explorer)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