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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찾남의 일상, 후라이팬으로 커피 홈로스팅하기. 본문

커피와/이야기

커찾남의 일상, 후라이팬으로 커피 홈로스팅하기.

Coffee Explorer 2013. 5. 29. 14:35


안녕하세요. 커피찾는남자 Director We 입니다.


오늘은 간단한 저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사실 저라고 집에다가 커다란 로스터를 가져다두고 살지는 않습니다. 또 이동도 많은 삶인지라 되도록이면 짐을 줄이는 게 유리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커피들을 남의 손을 빌려서 일일이 로스팅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 더구나 믿음이 가는 로스터를 가는 곳 마다 다 만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후라이팬입니다. 물론 요즘에야 한국에도 도자기 로스터나 이리조즈 같은 간단한 로스팅 도구들이 일반화되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거든요. 여튼 전 세계 어디를 가나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로스팅 도구는 후라이팬이 아닐까요. 다른 커피헌터(좋은 커피를 발굴하기 위해 세계 커피 산지들을 찾아다니는 사람을 지칭함)들과도 가끔 대화를 나눠보면 역시나 대부분의 커피헌터들의 자가 커피 로스팅은 후라이팬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 놀라셨나요? 좋은 커피는 후라이팬에 대강 볶아도 그 뛰어난 자질을 숨길 수 없답니다.



참고로 저는 잠시 한국에 체류 중인데 한동안 지인의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커피 로스팅 도구가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았습니다.




자, 오늘 구워볼 녀석은 바로.....Ethiopia Yirgacheffa와 Sidamo입니다. 둘다 Grade 1.. 한국에서 소매가로 1kg당 만원 중반대로 사실 몸 값이 약간 비싼 녀석들입니다.







우선은 저울을 사용해서 원하는 양을 계량합니다. 작은 후라이팬을 사용하기 때문에 50g으로 결정!






평소와는 달리 열원이 가스버너가 아닌 인덕션 렌지입니다. 아무래도 열원에 따른 변화에 맞춰 로스팅을 하려면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지고 있던 온도계로 간단히 투입 온도를 확인해볼까 했지만 온도가 채 높아지기도 전에 연기가 솟아오르네요. 생두는 태워도 되지만 후라이팬을 태워먹으면 안되기 때문에 얼른 생두를 투입해야겠네요. 






급한대로 일단 생두를 투입합니다. 좌르르 소리와 함께 커피가 바닥에 쏟아집니다.






그 뒤부터는 열심히 나무 주걱을 이용해서 섞어주어야 합니다. 사진을 잠시 찍는 사이에 이미 일부 녀석들은 불규칙하게 타버립니다. 아무래도 온도가 조금 높은 듯 하군요. 순식간에 로스팅이 끝나버렸습니다. 로스팅하는 도중에는 제 손이 두 개 밖에 되지 않는 관계로 더 이상의 촬영이 불가능합니다.






연달아 3번 정도 로스팅을 했더니 주변이 금새 난장판이 됩니다... 집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3종의 샘플이 준비되었군요? 화면이 약간 어둡게 나와서 그렇지 검게 타도록 굽지는 않았습니다. 열에 의해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투입했던 생두 50g은 약 43g이 되어있습니다.






결과물이 썩 만족스럽진 않습니다만 후라이팬 로스팅치고 썩 나쁜 편은 아닙니다.






자, 이제는 맛을 봐야할 시간이죠? 로스팅 후 만들어진 향이 좀 더 활성화되기를 기다려줄 수도 있지만 일단 가장 로스팅 상태가 좋지 않은 녀석을 이용해서 칼리타 드립을 시도해봅니다. 허걱... 가장 로스팅 상태가 좋지 않은 커피임에도 불구하고 맛이 엄청난대요?? 물론 로스팅이 좋지 않아서 드립이 조금 원활하지 않았지만 맛이 보통이 아니네요.






다음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침출 커피도 하나 준비를 해둡니다. 침출은 그냥 물을 부어두어서 전체적으로 추출을 시키는 Full immersion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뜨겁게 하면 커핑(Cupping)이 되고 상온수를 이용하면 더치와 유사한 느낌의 풍미를 가지는 침출식 커피가 됩니다.






자, 생수통을 이용해서 물을 붓습니다. 침출식 커피는 조심조심 물을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막 부어도 됩니다. ^^






적당히 물을 붓고나면 채프부터 가벼운 녀석들이 물 위로 뜨게 되는데요. 채프는 추출시 맛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굳이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을 부은 후에는 젓가락을 이용해서 잠시 휘휘 저어줍니다. 참 쉽죠? ^^






이렇게 로스팅에 이어 침출식 커피가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실온에서 보관하면 침출 커피, 냉장고에 넣어두면 냉침 커피가 되는 것입니다. 과연 어떤 맛이 날까요? 아직 맛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는 그저 맛을 상상할 수 밖에 없네요.




자, 여기까지 후라이팬 로스팅에 이어 침출식 커피까지, Director We가 가장 즐겨마시는 커피를 소개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