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편의점 커피, 커피 감별사라면 무엇을 고를까? 본문
안녕하세요. 커피찾는남자입니다.
오랜만에 커피와 관련된 글을 정리해서 작성합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 내용은 시판 중인 RTD 커피 제품에 대한 비교입니다. RTD 는 Ready To Drink의 약자로 뜯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완제품 형식의 음료들을 지칭하는 음료 업계 용어입니다. 이번 비교기는 약 한달 전에 지인으로 부터 의뢰(?)를 받은 내용인데 그동안 미뤄오다가 이번에 소개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품 및 비교 방식 소개 |
먼저 오늘 비교할 커피들을 소개하겠습니다.
1. 동서식품의 MAXIM Espresso T.O.P
2. GEORGIA Emerald Mountain Blend
3. Cantata 원두커피 Dutch Black
아마도 커피를 조금 아시는 분들이라면 '저기 왜 더치 커피가 들어가있지?' 조금 의아해하실 수 있습니다. 일단 이번 RTD 커피 비교를 하면서 메이저 3개 회사의 커피를 모두 소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더 커피 자체를 평가하려는 의도에서 시작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라떼류나 가당이 되어 있는 제품은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품 조사를 해보니 칸타타에서는 가당이 되어 있지 않은 제품 중에 일반적인 원두커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칸타타의 경우 더치블랙을 선정하면서 가벼운 비교 정도로 참고를 해주십사 미리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제품 테스트 상 공정함을 위해 종이컵의 바닥에 간단히 이름을 기입했습니다.
이번 테스트를 위한 준비물들입니다. 3종의 커피와 간이 저울, 온도계, 종이컵, 펜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모든 음료는 1일전 가까운 지역 마트에서 구입했으며 전시된 상품 중 유통기한이 가장 길게 남은 제품들을 가져와서 냉장고에 하루 동안 보관했습니다. 모든 음료는 냉/온 겸용으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며 50-60℃의 온장 상태에서는 14일 이상 보관하지 말 것을 공지하고 있었습니다.
저온에서의 평가 |
먼저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평가를 위해 냉장고에서 꺼낸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시음을 하기 위해 제품들을 준비하고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현재 각 커피의 온도는 약 14.8℃ 입니다.
종이컵에 음료를 따르는 순간 약간 당황했습니다. 원래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해 어떤 컵에 담긴게 어떤 커피인지를 감추려고 했었는데, 시각적으로 너무 뻔하게 3종의 커피를 분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려는 의도는 접고 그냥 제품 앞에 종이컵을 놔두기로 했습니다. ^^
바로 옆에는 커핑 스푼과 스푼을 헹굴 수 있는 린스용 물을 담아둔 잔이 놓여져있습니다. 얼마 전 광화문의 한 커피숍에서 선물 받은 컵인데요. 정말 예쁘죠? ^^
테스트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각 커피를 커핑 스푼을 통해 후루룩 들이마시는 슬러핑을 하고, 그 후에는 린스컵에 스푼을 한번 행군 후에 다른 커피를 맛보게 되죠.
먼저 저온 상태에서의 1차 평가를 했습니다.
저온 평가 (저온 상태에서는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음) - T.O.P : 가장 진하다. 풀시티에 가까운 로스팅인듯, 다크 초콜렛, 혀를 감아오는 약간의 감미, 그러나 혀가 금방 드라이 해진다. - GEORGIA : 하이 로스팅?, 약간의 초콜렛 맛, 가벼운 맛, 마신 후에도 혀가 건조해지지는 않았다. - CANTATA : 미디엄 로스팅, 약간의 산미, 너무 묽다. |
이 정도가 저온에서의 소감이었습니다.
고온에서의 평가 |
다음으로는 고온에서의 평가를 위해 커피의 온도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전기 렌지 위에 양은냄비를 올려두고 물을 넣고 끓이고 있습니다. ^^ 커피 향미 보존을 위해 최대한 뚜껑을 닫고 온도를 높이다가 상당히 따뜻해졌을 때 모두 뚜껑을 열고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약 72℃까지 온도를 높인 후에 재빨리 제품들을 꺼내서 고온에서의 평가를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종이컵에 커피들을 부어놓고 커핑 스푼으로 커핑을 시작했습니다.
고온 평가 (온도가 올라가서 향 발산이 활발해졌음 ) - TOP : Burnt(탄내), rubbery(고무 느낌), 진하다 - GEORGIA : 향기 괜찮은 듯 했으나 인공적 느낌, 평이한 커피 냄새 - CANTATA : 약간의 풋내, 옅은 나무 냄새
|
성분 비교 |
| MAXIM T.O.P | GEORGIA | Cantata |
용량 | 275 ml | 270 ml | 275 ml |
추출액 비율 | 12.6% | 6.0% | 50%* |
추출액 내 고형분 | 5.0% 이상 | 13.8% 이상 | 1.32%* |
커피 원산지 | 표기 불명확* | 콜롬비아 51%, 브라질 29%, 에티오피아 20% | 모카, 콜롬비아, 브라질 |
카페인 | 표기 없음* | 72 mg | 120 mg* |
열량 | 10 kcal | 8 kcal | 10 kcal |
탄수화물 | 2 g | 1 g | 2 g |
탄수화물 중 당류 | 0 g | 0 g | 2 g* |
단백질 | 0 g | 1 g | 1 g |
나트륨 | 35 mg | 63 mg | 90 mg* |
T.O.P 의 경우 다른 비교 제품에 비해 성분에 대한 표기가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특히 카페인의 함유량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성분 비교의 경우 전체 음료의 용량 대비 추출액 비율과 추출액 내의 고형분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완벽히 객관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전체 음료를 놓고 봤을 때 추출액 내의 고형분과 추출액 대 전체 음료의 비율을 환산해보면 각각의 커피(완제품) 안에 들어있는 고형분의 비율은 1.7325 % : 2.2356 % : 1.815 % 로 조지아 커피가 가장 높고, T.O.P 커피가 가장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칸타타의 경우 함유 고형분 대비 체감 농도가 너무 낮은 것으로 보아 미디엄 로스팅 혹은 더치커피 특유의 추출 방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진한 느낌의 T.O.P가 오히려 고형분비가 가장 낮은 걸로 봐서 추출 상황에서의 고형분 균형 중 상당히 쓰고 진한 느낌을 주는 성분들이 많이 추출된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적은 고형분으로 가장 진한 맛을 낸 것이니 이를 두고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추출 수율이 좋다고 해야할지 조금은 혼동스럽긴 합니다.
카페인의 함유량을 비교해보기 위해서 오른편의 백병원 자료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조지아 커피의 경우 270ml 한 캔을 다 음용했을 경우 에스프레소나 인스턴트보다는 약간 많지만 드립 커피 보다는 약간 적은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것 입니다.
그 외에 칸타타의 경우 당류가 약 2% 함유되어 있고 나트륨도 약 90gm 들어있다는 것이 특이사항인 것 같습니다.
개별 평가 |
1. MAXIM Espresso T.O.P
뛰어난 마케팅으로 알려진 티오피의 경우 인지도에 비해 아주 훌륭한 맛을 내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다른 제품과 비교 우위를 차지하는 영역은 없었으며 다만 맛이라는 것이 상대적이고 티오피 상품의 타겟층이 보수적인 입맛을 가지고 있다면 여전히 상품으로써는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감별사의 관점에는 다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커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약간 착향이 들어간 부분이 있지만 이 부분은 과하지 않아서 크게 티가 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 GEORGIA Emerald Mountain Blend
조지아 커피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우수한 것 같습니다. 적절한 바디감과 함께 RTD 커피 중에서는 적절한 밸런스를 가진 제품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향기면에서 다소 인공적인 느낌이 났던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흡사 과거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용하던 커피 향수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3. CANTATA 원두커피 더치블랙
글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이 제품이 다른 커피에 비해 좋은 비교군은 아닙니다. 커피의 맛은 전반적으로 농도가 옅은 느낌이지만 커피 원두의 맛은 가볍게 잘 표현하고 있으며, 다만 다른 제품에 비해 조금 더 카페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단점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 하며.. |
제품에 대한 편견없이 비교를 하고자 해당 제품들에 대한 가격 정보는 평가 이후에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상품 구입 시 다른 수많은 제품들과 함께 구입했고, 평소에 거의 사마셔본 적이 없는 커피들이기 때문에 커피찾는남자는 가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평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쯤에서 가격 정보를 공개해볼까요? 지역 마켓에서의 구입가는 맥심 T.O.P 1,650원, 조지아 에머랄드마운틴 1,180원, 칸타타 원두커피 1,150원입니다.
사실 워낙 다른 조건들에서 만들어진 세 제품을 완전히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따라서 음용 가능한 완제품 상태에서 일반 소비자의 최대한 비슷한 조건에서 음용을 하고 단순한 비교를 하는 정도가 아마 가능한 비교가 아닐까 하는데요. 저온에서의 1차 평가 이후 고온에서 재평가를 통해서 각각 농도나 밸런스는 다르지만 최소한의 맛의 컨셉과 일반적(감별사의 관점에서) 수준의 평가는 가능했다고 봅니다.
단맛이 상당히 많이 올라오는 스페셜티 커피들에 비해 일반 커피들을 비교해서 평가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크게 의미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독과 같이 쓴 맛이 나는 음식 중 인간이 선호하는 몇 안되는 물질'인 커피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아이러니이니, 전문가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선호를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봅니다.
이상으로 커피찾는남자는 편의점 RTD 커피들을 비교해보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더 알찬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커피찾는남자의 다른 게시물 보기
2013/05/02 - 아메리카노는 왜 아메리카노인가? Americano 어원
2013/05/25 - 커찾남이 선정한 광화문 커피숍 추천 베스트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