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브랜드 커피 전격해부 2탄, 까페라떼 본문
커.찾.남과 함께하는 커피 브랜드 전격해부_2
안녕하세요. 커피찾는남자입니다. 지난 번 아메리카노에 이어 이번에는 까페라떼 편을 준비했습니다. 까페라떼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부드러운 우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커피 메뉴 중에 한 가지인데요. 저 역시 까페라떼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까페라떼는 아메리카노와 달리 커피 마다 생김새가 달라 사진으로 찍으면 모양과 함께 추억도 깊이 간직되곤 하는데요. 쌀쌀해지는 가을 저녁에 따스한 까페라떼 한 잔은 외로운 이들에게는 깊은 위로가 되기도 하지요. ^^
저 역시 간혹 유달리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잠을 포기하고 집에서 까페라떼를 만들어먹곤 한답니다. 위의 사진도 제가 만들어본 까페라떼인데요. 맛있어 보이나요~? ^^
자, 까페라떼의 탄생부터 브랜드 까페라떼 비교까지 이제 한번 시작해볼까요?
까페라떼가 뭔가요? 카푸치노와는 뭐가 다른거죠?
카푸치노와 까페라떼는 모두 에스프레소 추출을 기반으로 우유를 섞어서 만든 음료입니다. ‘들어가는 거품의 양이 다르다’ 정도는 알 것 같은데 뭔가 석연치 않는 부분이 있죠? 까페라떼는 이탈리아의 카푸치노가 미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변형되면서 만들어졌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지난 아메리카노 편에서 잠시 링크를 했던 글(http://wecoffee.tistory.com/14)에 나오듯이 미국 사람들이 익숙한 커피의 농도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보다는 연한 것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카푸치노는 우유가 들어가서 에스프레소를 희석 시켰지만 미국인들이 즐기기에는 여전히 농도가 진했기 때문에 우유를 더 많이 넣어서 연하게 만드는 식으로 미국식 까페라떼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2000년대 한국의 커피 문화는 주로 프랜차이즈들을 통해서 발전해왔다 보니 아무래도 프랜차이즈의 특성이 커피 제조 방식과 문화에도 깊이 영향을 주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아주 고급의 커피라기 보다는 중급 이상의 커피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량 판매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의 경우 여러 면에서 실용성을 위해 많은 부분을 획일화하게 되었습니다. 커피 잔의 크기도 그렇습니다. 모든 음료마다 적절한 고유의 크기가 있지만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모든 음료마다 적절한 컵을 일일이 다 준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일부 매장은 카푸치노 위에 시나몬 파우더를 손님의 취향에 뿌려주기는 합니다만 오늘날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구입하게 되는 까페라떼와 카푸치노는 사실상 거품의 양을 제외하고는 거의 차이가 없는 메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이번 브랜드 전격 해부에서 카푸치노 메뉴는 따로 다루지 않고 까페라떼 만을 다루려고 합니다. 까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의 링크된 글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 http://wecoffee.tistory.com/18
<커찾남이 만들어본 까페라떼(좌)와 카푸치노(우)입니다.>
사용된 평가 용어 설명
아메리카노 편에 사용된 평가 기준들은 총 8개(Aroma, Flavor, Acidity, Sweetness, Body, Aftertaste, Balance, Overall) 였습니다. 그러나 까페라떼 편에는 Flavor, Foaming, Aftertaste, Balance, Overall 등 총 5개의 평가 기준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우유 거품이 표면을 덮고 있어서 향 발산을 막기 때문에 Aroma의 경우 평가 기준에서 제외되었으며, Acidity와 Sweetness는 까페라떼의 주요한 맛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평가 기준에서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 Flavor : 커피가 입 안에 머물고 있을 때 느껴지는 맛과 향을 말합니다.
※ Forming : 우유의 거품이 부드럽게 잘 만들어져 있는지를 말합니다.
※ Body : 바디는 음료의 무게와 질감을 뜻합니다.
※ Aftertaste : 후미는 커피를 마시고 난 후 혀와 입 안에 남는 여운을 말합니다.
※ Balance : 아메리카노 편에서 전반적인 아로마와 맛, 신맛과 단맛, 바디 등 전체적 균형을 Balance 영역에서 평가했다면, 까페라떼 편에서는 에스프레소와 우유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혼합되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용어로 Balance를 사용하였습니다.
※ Overall : 음료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를 주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 까페라떼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온도'입니다.
까페라떼의 이상적인 맛은 취향에 따라 60℃ 초반에서 후반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유는 70℃ 중반을 넘어가면서 우유의 성분 중 단백질과 지방이 응고해서 비린 맛을 주고, 응고된 부분을 제외한 부분의 전반적 농도 하락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바리스타들은 지나치게 높은 온도로 우유를 데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소비자들은 60℃대 온도의 까페라떼에 대해 “왜 이리 미지근하냐?”라고 반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적 취향은 존중해야겠지만 미지근한(?) 온도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상적인 맛을 위한 바리스타의 배려임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바리스타들은 학원에서 배운 내용과 손님들의 요구 사이에서 ‘우유의 온도’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까페라떼를 선호하시는 분들께 한 번쯤은 미지근한 까페라떼에 관용을 베풀어보라고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브랜드별 커피 평가
1.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현대 까페라떼의 어머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까페라떼가 있었을까요? 현대 커피숍의 메뉴들은 대부분 스타벅스가 낳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매장에서 맛본 까페라떼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맛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농도가 연해서 Aftertaste가 짧습니다. 에스프레소의 강한 맛이 잘 살아있는 ‘카푸치노'에 비해 까페라떼는 우유의 부드러움이 잘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물 섞인 라떼라고 해야할까요? 우수한 바리스타들이 만들어주는 개인 매장에 비해서 전반적인 완성도는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체인점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2. 커피빈
지난 아메리카노 편에서 커피빈은 남성미의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죠? 그 카리스마는 까페라떼에도 살아있네요. 하지만 거품의 양은 지나치게 많아서 까페라떼라고 느끼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거품 자체의 완성도는 좋은 편이었지만 혼합하는 동작에서 아직 커피 제조에 익숙하지 못함이 느껴졌습니다. 가끔 가정에서 어머니 대신 아버지가 요리를 해주실 때가 있죠? 맛의 완성도는 어머니의 요리에 비해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거칠고 투박한 아버지의 요리 솜씨에서 의외의 인간미를 느꼈다고나 할까요? ^^ 그러나 잠시 후 커피가 약간 식고 나니 거품들만 따로 뭉쳐 수면 위에 붕 떠있어서 우유와 커피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테스트한 브랜드 커피 중 가장 비싼 가격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3. 앤젤리너스
“쓰다~ 써!” 요즘 뭔가 잘 안 풀리는 뭔가 꼬여 있는 제 인생의 모습을 앤젤리너스 까페라떼에서 만나고 동변상련의 정을 느꼈습니다. ^^ 흔히 말하는 아저씨 입맛의 커피에는 적절한 쓴 맛이 필요하다고도 합니다. 적절히 쓴 커피에 설탕을 듬뿍 넣어줘야 비로서 커피 같다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커피는 역시나 취향이다보니 그런 분들의 취향을 무조건 폄하하기는 어렵겠죠? 한편 앤젤리너스의 까페라떼는 상당히 높은 온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측정 시 온도가 평균 73.0℃로 제조 시의 온도는 70 후반에 가까운 온도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번 평가에 사용된 커피 3잔의 경우 심각한 수준의 질량차가 발생했습니다. 평균 질량이 232g이었는데 비해 그 중 한 잔은 205g, 또 다른 잔은 270g으로 허용하기 힘든 수준의 편차가 발생한 부분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4. 탐앤탐스
탐앤탐스의 까페라떼는 다른 브랜드의 까페라떼와 달리 뚜껑을 여는 즉시 다른 브랜드의 커피에서는 나지 않던 상당히 강한 향 발산이 있었는데요. 지난 아메리카노 편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내렸던 탐앤탐스였기 때문에 까페라떼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시음을 시작했습니다. 향에서 느끼는 것처럼 분명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우유와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탐앤탐스의 진보적 블랜딩 에스프레소가 아메리카노 편에서는 상당한 두각을 나타냈지만 우유를 기반으로 한 까페라떼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한편 탐앤탐스는 평균 측정온도가 74.5℃로 가장 높은 편이었습니다.
5. 까페베네
까페베네의 까페라떼 역시 탐앤탐스와 조금은 유사한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탐앤탐스보다 우유와의 조화도가 좋은 편이어서 고소한 맛의 까페라떼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이라면 조금 더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유의 거품 상태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조금 나은 편이었지만 잘 관리되는 개인 커피숍에서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함이 컸습니다. 커피는 약간 시간이 지나면서 밋밋한 맛으로 변해가는 경향이 있어서 이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6. 이디야
이디야의 까페라떼는 가격에 있어서 다른 브랜드와 비교할 때 1,1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 저렴한 편입니다. 가격에서 상당히 큰 매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큰 온도의 편차를 가지고 있는 것과, 에스프레소가 우유와 조화롭게 제조 되었다기 보다는 단순하게 혼합되어 있어서 식감이 우수한 편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2000년 초중반에 비해 2013년 한국 바리스타들의 수준은 엄청나게 향상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숙달된 바리스타들은 개인 커피숍에 근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이번에 방문했던 거의 모든 커피숍의 까페라떼는 제조의 완성도에 있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아마도 브랜드 커피숍 교육/관리 시스템의 한계, 낮은 급여로 인해 근속 기간이 짧은 점 등이 브랜드 커피숍의 까페라떼가 우수하지 못한 원인으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보다 커피 가격은 올라갔지만 대부분의 상승 비용이 원자재 값이나 임대료로 이어지는 반면, 현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의 급여와 복리후생 증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아마 앞으로도 브랜드 커피숍에서 우수한 까페라떼를 즐기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 매장에서 잘 만들어진 까페라떼 한 잔을 소개하면서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에스프레소 중에서 상층부에 떠있는 거품과 같은 부분은 크레마라고 부르는데요. 잘 만들어진 까페라떼는 크레마 부분은 컵의 상부 측면에 여전히 남아있으면서 표면은 실크같이 윤기가 흐르는 조밀한 우유 거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성스레 만들어진 커피 한 잔에는 깊은 맛과 부드러운 우유의 맛과 진한 여운이 담겨 있답니다.
여러분도 이런 까페라떼를 마시고 싶으시지는 않으신가요? 일하는 이도 즐겁고, 마시는 이도 행복한 까페 문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지 커피찾는남자는 한번 질문을 남겨봅니다. 다음편은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메뉴, 캬라멜마끼아또 편이 준비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커피찾는남자가 다뤄줬으면 싶은 '커피 이야기'가 있다면 블로그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