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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커피 전격해부 3탄, 캬라멜 마끼아또

Coffee Explorer 2013. 11. 6. 14:33

커.찾.남과 함께하는 커피 브랜드 전격해부_3


커피찾는남자가 학창 시절을 보낸 경남 진주라는 곳에는 ‘다원’이라는 커피숍이 있었습니다. 진주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숍인 다원은 대부분 직장인들이 찾던 곳으로, 조숙한 척 흉내내기를 즐겨했던 커찾남과 친구들에게는 꼭 숨겨 놓은 비밀의 아지트같은 곳이었죠. 당시 다원에서 즐겨 마시던 것은 1990년대 커피숍의 베스트셀러 메뉴 중 하나인 ‘비앤나 커피’였습니다. 생크림이 올라간 비앤나커피는 커피숍 좀 다녀본 친구들이 즐겨 주문하는 달콤한 커피였죠.


한편, 2013년 달콤한 커피의 대명사는 단연 캬라멜 마끼아또가 아닐까요? 비앤나 커피를 즐기던 커찾남은 서울에 올라와 마셨던 캬라멜 마끼아또는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아, 이 황홀한 천국의 단맛이란! 시간이 흘러 커피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게 되면서 이제는 ‘에티오피아', '내추럴’, ‘게이샤’등의 어려운 단어로 제 커피 취향을 설명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캬라멜 마끼아또를 즐겨 마십니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 위에 올라 가있는 향긋하고 짜릿한 캬라멜 시럽, 그 부드럽고 달콤한 맛은 마치 연인과의 첫 입맞춤과도 같습니다.







캬라멜 마끼아또의 어원을 찾아서


마끼아또(Macchiato)는 원래 이탈리아말로 ‘흔적이 남은’, ‘얼룩진’등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를 부으면 뜨거운 우유가 에스프레소의 거품층(크레마)을 뚫고 내려가게 되는데, 이 때 우유 거품이 크레마 위에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데미타스라고 부르는 작은 잔에 에스프레소와 약간의 우유, 그리고 우유 거품으로 만들어진 커피가 바로 Espresso Macchiato 인데요. 글로 설명을 보니 이해하기 조금 어렵죠? 커찾남이 만들었던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사진으로 잠깐 살펴볼까요?






우리가 잘 아는 캬라멜 마끼아또와는 다소 차이가 있죠?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캬라멜 마끼아또는 정식으로 이름을 붙이면 ‘캬라멜 까페 라떼 마끼아또'에 가깝습니다. 다만 스타벅스에서 이 음료를 캬라멜 마까아또라고 줄여서 상품명을 정하면서 이제는 어느 커피숍에서나 만날 수 있는 대표 커피 메뉴 중에 하나가 된 것입니다.




캬라멜 마끼아또의 제조 순서는 까페라떼와 달라요.


캬라멜 마끼아또는 까페라떼와는 다른 순서로 만들어집니다. 컵에 에스프레소를 먼저 담고 그 위에 우유를 부으며 전반적으로 섞는 까페라떼와 달리 캬라멜 마끼아또는 먼저 달콤한 시럽과 거품이 부드러운 우유를 컵에 채운 후, 위에서 에스프레소를 떨어뜨려서 커피가 들어간 흔적을 우유 거품 위에 남기게 되는데 그 위에 캬라멜 시럽이나 소스를 한번 더 올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우유 거품과 함께 달콤한 캬라멜을 맛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피 맛도 강하게 느껴지게 시작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캬라멜 마끼아또는 마시면 마실 수록 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Tip.

캬라멜 마끼아또나 카푸치노 같이 거품이 풍성한 음료는 일회용 컵을 이용해 마실 경우 가능한 뚜껑을 제거해서 드시는 게 좋아요. 컵 뚜껑이 거품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걸 막아서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전혀 느낄 수 없답니다. 여성분들! 거품이 풍성한 음료를 즐기실 때 입술 화장은 잠시 잊어보세요. ^^







브랜드 커피 평가


1.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타 브랜드에 비해 당도는 가장 덜했습니다. 적절히 달콤하고 가벼운 캬라멜의 향이 코 끝을 자극해왔는데요. 음료를 마신 후 깔끔하게 사그라드는 커피와 캬라멜의 맛이 입안의 침샘을 자극해서 다시 한번 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듭니다. 첫사랑과의 입맞춤을 닮았다고 해야할까요? 첫 사랑과의 달콤한 입맞춤처럼 왠지 아쉬움을 남기고 끝났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설레임에 가슴을 두근 거렸던 기억이 떠오르는 커피, 스타벅스의 캬라멜 마끼아또였습니다.






2. 커피빈



커피빈의 캬라멜 마끼아또는 여섯개의 브랜드 중 두번째로 달았습니다. 캬라멜 시럽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캬라멜 향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커피빈 특유의 ‘바닐라’ 파우더를 사용해서 포근한 느낌과 진한 바닐라 후미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거품은 조금 덜 부드러웠지만 꽉찬 맛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온도가 조금 식으니 단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음료를 다 마시기는 어려웠습니다. 캬라멜 시럽을 조금만 올린 이유가 아마도 당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연인으로 비유하자면 조금은 과했던 일방적인 사랑에, 쉽게 질려버린 상대방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연애에는 최소한의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커피에도 적절한 밀땅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3. 엔제리너스



엔제리너스의 캬라멜 마끼아또는 전체 브랜드 중에서 가장 달았습니다. 또 거품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었는데 거품을 덜어내고 나니 심각한 용량의 차이가 한 눈에 드러나 보였습니다. 커피를 마시니 강한 쓴맛이 혀 끝을 따라 올라왔는데요. 연애로 치자면 의욕만 앞서서 자칫 그르쳐 버린 인연이 있죠? 이별 후에 남은 깊은 공허함...엔제리너스의 캬라멜 마끼아또가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4. 탐앤탐스



탐앤탐스는 아메리카노에서 매우 우수한 평가와 달리 지난 번 까페라떼 편에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탐앤탐스는 캬라멜 마끼아또에 바닐라시럽과 캬라멜시럽을 섞어서 넣는다고 하는데요. 이 시럽들이 탐앤탐스의 커피와 만났을 때 절묘하게도 강한 견과류 느낌을 만들어냈습니다. 흡사 연인과 함께한 나들이에서 함께 나눠먹은 호두마루 같은 아이스크림 같은 기분이랄까요? 커피+우유+시럽의 조화가 우수한 편이어서 식어도 적당한 맛의 균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 종류의 커피 원두 블랜딩으로 아메리카노, 까페라떼, 캬라멜 마끼아또 등의 음료를 만들 때 마다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어떨 때는 큰 장점으로, 또 어떤 때는 큰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5. 까페베네



까페베네의 캬라멜 마끼아또는 그다지 강하지 않은 커피의 맛이 시럽에 묻혀 금새 잊혀지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칠 맛이 가득한 캬라멜이라기 보다는 조금은 단순한 설탕같은 단맛이어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사랑의 추억은 없는데 입맞춤의 기억만 남기고 간 연인의 느낌...까페베네의 캬라멜 마끼아또입니다.







6. 이디야



이디야는 지나치게 달지 않고 커피맛도 잘 살아있는 편이었는데요. 커피의 맛과 당도, 온도 등 균형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연인 관계에서는 적당한 긴장의 선이 남아있어야 할텐데 너무 편안한 맛이라고 해야할까요? 사랑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친구같다고 해야할까요? 거품이 조금만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무려 3,200원의 적절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이디야의 캬라멜 마끼아또. 가격때문인지 몰라도 몹시나 친숙한 느낌이었습니다. ‘친구 아이가~?’








마무리하며..



캬라멜 마끼아또는 거품이 풍성한 우유, 에스프레소, 그리고 캬라멜 시럽으로 만드는 브랜드 커피숍에서는 가장 비싼 커피 중의 하나입니다. 전반적으로 저가인 이디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4,500원부터 5,700원 사이로 레귤러 사이즈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프로페셔널 바리스타가 만들어준 꺄라멜 마끼아또 한 잔은 천상의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우유 거품의 조화, 시간이 지날수록 진하게 올라오는 커피의 맛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맛을 느낄 수있는 매력적인 커피 음료입니다.





홍찬호 바리스타, Cafe Cheery Tree(판교)


마끼아또는 ‘흔적을 남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맛있는 한 잔의 캬라멜 마끼아또가 여러분 마음 속에도 잔잔한 행복의 흔적을 남겨주면 좋겠습니다.


다음편은 브랜드별 카페모카를 커피찾는남자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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