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꽃 향기가 나는 커피가 있나요?

Coffee Explorer 2013. 10. 18. 21:56



"꽃 향기가 나는 커피가 정말 있나요?"라는 질문을 간혹 받곤 합니다.


후각 물질의 분자량과 그 특성들

후각 물질의 특성은 분자량에 의해서 좌우되는데요. 분자량이 크면 클수록 휘발하는 성질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체로 증발하지 않아서 코를 통해 감지할 수 없게 됩니다.

 

코로 감지할 수 있는 분자량을 갖춘 선 안에서는 분자량이 증가하면 휘발성은 감소하는 대신 지속력이 강해지게 됩니다. 일반적인 상업 커피들이 가지고 있는 향미 물질들은 대부분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분쇄 이후 시간이 약간 지나도 향의 뉘앙스가 크게 변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추출 이후 시간이 지나도 향의 뉘앙스는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이와 반대로 스페셜티 계열들이 가지고 있는, 혹은 스페셜티 계열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는 향미 성분을 극대화하기 위한 미디엄에 가까운 로스팅을 하는 경우는 이와 반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로스팅 이후 최소한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원두 상태의 숙성 개념이 존재하지 않고 그 후로는 계속 향미를 잃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분쇄 직후 분자량이 적은 향미 물질들은 잠깐 강한 발산을 하지만 곧 소실됩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커피들은 추출 직후에는 밝은 향을 가지고 있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해당 향미들은 휘발되기 때문에 더이상 느낄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추출 직후와는 향이 달라진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더치 커피에서의 적용

향미 성분의 휘발성으로 인해서 분자량이 작은 향미를 주로 가진 스페셜티 중에서도 고가의 커피들은 더치 커피 제조에 적합하지 않고 주로 분자량이 상대적으로 큰 향미를 많이 가지고 있는 원두를 사용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만델링과 케냐를 블랜딩한 더치를 선호합니다.)

이때 스페셜티 급의 생두는 대부분 향이 아닌 맛을 위해 일정 부분 사용하곤 합니다.

 

더치 커피의 경우 특유의 향미는 대부분 분자량이 큰 성분들에게 기인한 것입니다. 따라서 커피를 따뜻하게 데운다고 하더라도 분자량이 큰 성분의 향 발산이 강해지는 것이지 분자량이 작은 계열의 향 발산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분자량이 작은 향미 성분은 주로 Enzymatic(커피의 성장시 효소에 의한 유기반응)에 의해 만들어지며

아로마 휠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향수에서의 적용

향수에서 말하는 Top note, Middle note, Base note도 향의 분자량에 의한 휘발성-지속성의 특성에서 기인하게 되구요. 초반에는 분자량이 작아서 밝고 화사한 향이 주로 탑에서 나온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향을 잃어감과 동시에 미들 노트가 향의 뉘앙스를 리드한다면 마지막에는 지속력이 가장 강한 베이스 노트만이 영향을 주게 됩니다.

 

하나의 향수지만 보통 3가지의 특성이 느껴지는 것이 위와 같은 이유에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