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시간의 흐름 및 음용 환경에 따른 커피 맛의 변화 본문
다음은 커피 회사의 시스템 디렉터 입장에서 고려하는 시간의 흐름 및 음용 환경에 따른 커피 맛의 변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 Flavor(플레이버)란?
커피의 맛과 향을 평가하는 상황에서 플레이버는 단순한 '향'이나 '맛'이라기 보다는 음용 시에 후각과 미각의 동시 작용으로 느끼는 감각(맛과 향)을 말합니다. 후각의 경우 미각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작용해서 향만을 느낄 수 있지만 미각의 경우 후각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미각은 오로지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만을 말하는데,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음식의 맛들은 결국 후각과 밀접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맛'이라는 개념은 혀가 느끼는 미각 뿐 아니라 후각의 개념을 포괄하게 됩니다. Flavor는 그런 개념에서의 맛과 향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Hot Americano
- 아메리카노를 따뜻하게 마실 경우 손님에게 대접되는 일반적인 온도는 70-85℃ 사이입니다.
- 예열된 머그잔에 90℃에 가까운 물(주로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직접 뺀 물)을 담고 에스프레소를 넣어 손님에게 도착할 상황에서 커피의 온도는 80℃ 후반(계절 및 실내 온도에 따라 다름)에 가깝습니다. 80℃ 후반에 가까운 커피는 향 발산은 매우 좋지만 맛에서는 쓴맛 외에는 다른 맛을 잘 느끼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온도가 식고 커피는 산화되기 때문에 신맛은 소량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람의 혀는 80℃ 이하에서 비로소 신맛과 단맛 등 다양한 맛에 대해 분별력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 휘발성이 강한 향미가 날아간 후 80℃ 언저리에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 휘발성이 강한 향미는 혀로 느끼는 Flavor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주로 스페셜티 커피에만 있는 독특한 향미 대부분이 휘발성이 강한 향미입니다.)
- 80℃ 정도의 온도로 준비된 뜨거운 물에 에스프레소를 넣어서 대접할 경우 이 커피는 손님에게 도착 즉시 어느 정도 음용이 가능한 온도입니다. 이 경우 휘발성 향미 성분들과 함께 음용할 수 있어서 플레이버는 향상되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 아메리카노의 세팅에서 코로 느낄 수 있는 향 발산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85℃에 가까운 물을 준비, 혀로 느끼는 플레이버 중심으로 하기 원한다면 80℃에 가까운 뜨거운 물을 세팅하시는 게 좋습니다. 80℃ 물을 준비시 실제 손님께 도착할 때의 온도는 75℃ 내외가 될 것입니다.
- 더 낮은 온도로 제공해서 손님이 편하게 마시게 하고 싶다면 70-75℃의 물을 사용하셔도 되지만, 겨울에는 너무 빨리 식거나 손님들의 컴플레인이 잦아질지 모릅니다.
- 단 계절과 각 매장 상황에 따라 온도 세팅은 세밀하게 바꾸게 됩니다.
Iced Americano
- 차가운 온도에서는 상대적으로 혀가 맛을 느끼는 Threshold Value(역치)는 크고 민감도가 떨어집니다. 뜨거운 음료와 비슷한 맛의 느낌을 주려면 대부분 더 자극적으로 음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 아이스 컵은 일반적으로 뜨거운 음료컵에 비해 더 큽니다. 하지만 컵에 얼음이 담기기 때문에 물의 양은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비해 더 적은 양이 담기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농도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비해 더 진한 편입니다. 다만 혀의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혀가 느끼는 두 음료의 체감 농도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는 산화되어 신맛이 약간 증가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음료의 온도가 상승할 경우 혀의 맛에 대한 민감도는 점점 증가합니다. 이 때 일어나는 혀의 민감도 상승보다 얼음이 녹으며 음료를 희석하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 빨대로 음료를 즐기는 경우 크레마 등에 포함된 물질들은 커피 맛과 향에 영향을 별로 주지 않습니다. 빨대없이 입으로 음료를 즐기는 것이 일정 부분 커피 맛을 즐기는데에는 나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