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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홀드 : 임지영 로스터를 만나다 본문

기획/커피와 로스팅

스트롱홀드 : 임지영 로스터를 만나다

Coffee Explorer 2018. 5. 11. 11:36

스트롱홀드 사용자 중에서 임지영 로스터를 만났습니다. 임지영 로스터는 2016 Korea Brewerscup Chanmpionship 2위를 비롯해서 3년 연속으로 브루어스컵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바리스타로 더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물론 스트롱홀드 유저들에게 임지영씨는 스트롱홀드와의 인연이 깊은 로스터로도 잘 알려져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는 스트롱홀드 로스팅솔루션팀에서 근무 중이기도 합니다.


임지영 로스터가 커피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부터, 스트롱홀드와의 만남과 구체적인 로스팅 프로파일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인터뷰는 서울시 중구 필동에 위치한 임지영 로스터의 개인 작업실 Project C에서 진행되었습니다.





Q. 커피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커피 일을 시작하기 전에 했던 일도 설명해주세요)


A. 아주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커피 마시는 걸 좋아했어요. 커피 자체보다는 카페에서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과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을 좋아했던 것 같네요. 그리고 그런 느낌이 좋아서 20대 초반부터 막연하게 나중에 카페를 해봐야겠다 라고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기도 했죠.


커피를 시작하기 전에는 영화를 전공했어요. 커피를 더 좋아하게 된 이유도 전공과 연관이 있는거 같아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모임, 시나리오 미팅, 회의등을 카페에서 많이 했었거든요. 아직도 대학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낮에 카페 테라스에서 친한 동기들이나 선배님들과 영화와 관련된 토론이나 캐릭터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던 순간들이죠.


대학 졸업 후 전공과 관련해서 진로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에 고등학교 친구를 도와주게 되었는데,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좀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해서 커피와 첫 인연을 맺었네요. 커피 추출 보다는 로스팅을 더 먼저 알고 경험했던 것이 조금 독특하죠?


이후에 커피를 다루며 일어나는 다양한 일이 마음에 들고 흥미도 더 생겼는데요. 다시 영화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현재는 커피가 더 재밌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커피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해주시기도 하죠. 그래도 언젠가 커피가 싫어지고 다시 영화가 하고 싶어지면 언젠가 다시 돌아갈 마음도 열려 있기는 합니다.




Q. 어떤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A. 제가 커피를 마실때 좋다고 느끼는 포인트는 클린컵과 스윗니스 은은한 산미 그리고 밸런스 입니다. 큐그레이더 수업 중에 처음으로 커핑 점수 90점 수준의 에티오피아 내추럴 커피를 맛보고 충격을 받았죠. 커피가 정말 맛있다/다르다는 걸 알게된 계기였는데요. 그 이후로 상당한 시간동안 에티오피아 내추럴 처럼 산뜻한 산미와 화사한 커피를 좋아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특정하게 좋아하는 커피는 없는 거 같아요. 오히려 다른 사람이 내려주는 커피가 가장 맛있다는 생각도 자주하고 있어요.





Q. 임지영에게 커피란 어떤 의미인가요?


A. 너무 철학적인 질문아닌가요?(웃음) 아주 단순하게 친구같은 존재인거 같아요. 때로는 그 친구와 아주 즐거운 순간을 함께 하기도 하고 실망할 때도 서운할 때도 있겠죠. 그래도 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 주기도 하고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도 있으니, 평생 저와 같이 가는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커피를 하면서 가장 즐거운 일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일 같아요. 제가 대회를 나가는 큰 이유중 하나는 대회라는 장을 통해서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만날 수 있다는게 대회의 매력적인 한 요소인데요. 커피를 매개로 일어나는 이런 다양한 일들이 참 좋아요.


 


Q. 스트롱홀드와 처음 만난 이야기와 현재 스트롱홀드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알려주세요.


A. 5년전 쯤 우종욱 대표님을 사석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그 자리에서 스트롱홀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개발 과정을 들었는데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그때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가 생두 DNA를 분석하여 통계를 도출하는 일이었는데, 들으면서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나네요. 그 날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트롱홀드에 대해서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지금은 스트롱홀드에서 로스팅솔루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들은 스트롱홀드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안을 만들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영업 지원과 기술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고, 회사 내에서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한 부분들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Q. 로스팅에 대한 철학이나 지향하는 점이 있을까요?


A. 산미가 너무 부각되는 라이트 로스팅 보다는 스윗니스가 받쳐주면서 산미가 은은한 커피를 좋아해요. 그러면서도 산미가 너무 눌려있지 않게 로스팅하려고 하다보니 미디엄 혹은 미디엄 라이트 로스팅을 하는 편이에요.


로스팅은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적합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할텐데요. 이를테면 에스프레소 블랜딩 인지 필터커피에 사용할 것인지, 또 에스프레소 블랜딩이라면 어떤 특징을 표현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다양하게 커피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겠죠.



Q.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로스팅 프로파일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지금 드시고 계신 커피는 에티오피아 와추라는 커피고 워시드 프로세스입니다. 500g을 투입해서 총 10분 30초에 로스팅을 진행했습니다. 투입 온도는 175/165도 이고, 제 경우에 풀배치(850g)나 아주 적은 양(100~150g)을 투입해서 샘플 로스팅하는게 아니라면 투입 온도는 기본에서 크게 변화시키지 않아요.


드라잉-카라멜 라이징 구간에 시간을 넉넉하게 주고 후반부에 좀 짧은 시간을 사용해서 DTR 9.7%, 이 때 1차 크랙에서부터 배출까지의 온도 상승은 5도 정도입니다. 제가 평소에 주로 로스팅하는 커피보다는 라이트한 편이긴 한데, 테스트를 위해 DTR을 짧게 해봤는데 꽤 만족스러운 결과인 것 같아요.


7/5 화력에서 시작해서 터닝포인트 이후  2분 시점에 8/5로 화력을 조금 올려주고, 1차 크랙 전 5~6도 시점에 7/4로 다시 낮추는 편인데요. 브루잉 커피의 경우 DTR 18% 내에서 로스팅하고, 이 때 1차 크랙 기점으로 온도 상승은 10도를 넘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S7Pro 기준)


에스프레소의 경우 600g을 기준으로 175/165도에 투입해서 12분 전후에 로스팅하는 편인데요. 브루잉 커피보다는 조금 더 빠르게 로스팅하면서 드라잉-카라멜라이징 구간의 길이 자체를 줄이는 편인 것 같네요.


8/4 화력으로 시작해서 터닝 포인트 이후 2분 시점에 9/5로 화력을 증가시키죠. 이후로 꾸준하게 진행하다가 크랙 5도 전에 8/5 혹은 7/5 정도로 열풍만을 조절해요. DTR은 넓게는 16~30%. 좀 더 좁히면 18~20 전후를 가장 즐겨 로스팅하는데, 1차 크랙에서부터 약 12~15도 온도 상승이 있죠.





Q. 대회를 위한 로스팅은 다른 부분이 있을까요?


A. 대회를 위한 로스팅은 많은 경우에 생두가 특별하다보니 아무래도 차이를 둘 수 밖에 없죠. 많은 사람이 게이샤 위주로 생두를 사용해서 라이트 로스팅을 할텐데요. 저도 게이샤 같은 커피를 대회를 위해 로스팅한다면 평소보다는 시간을 좀 더 빠르게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브루잉을 위한 일반 커피는 9~10분 정도에 로스팅했다면 게이샤는 8분 30초 정도에 완료하는 편이죠. 그렇다고 위에서 설명한 로스팅 패턴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사실 처음으로 게이샤를 로스팅 했을때 어려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생두 자체가 가진 복합적인 플레이버와 산미 그리고 스윗니스까지 밸런스 있는 결과물을 얻지 못했었고, 초반에 많이 해맷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프로파일 잡기까지대략 10일 정도 여러 시도를 해보았는데, 아주 단순하게도 결론은 디게싱 기간에 따른 문제였습니다.(그 당시에는 정말 멘붕이 왔었습니다..) 


 



Q. 스트롱홀드 로스팅 머신을 잘 사용하기 위한 팁이 있을까요?


A. 스트롱홀드의 경우 2가지 타입의 열량을 조절 할 수 있습니다. 열풍과 할로겐 저도 처음에는 이 2가지 열량에 따른 맛의 경향성이나 두가지의 열량의 차이점을 알기 위해서 여러 시도를 해보았는데요, 사실 명확하게 이런 원인으로 이렇다 라고 이야기 할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현재 기술본부와 할로겐과 열풍에 따른 로스팅 상간관계에 대한 실험 계획을 세웠고, 조만간 열원에 따른 경향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말씀드릴 수 있을꺼 같습니다.)


우선 초보자분들게 팁을 드리자면 열풍과 할로겐에 따른 경향성이 어떻게 다르고 이 두가지가 다른 열원이라고 구분지어 생각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두가지 모두 하나의 열원이고, 대신 열풍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메인 열원, 할로겐은 30% 정도의 보조 열원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신다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메인열원과 보조열원을 합쳐서 얼만큼 퍼센트로 로스팅을 진행할 것 인지를 고민하고 열량의 변화를 크게주고 싶다면 열풍을 미세하게 조정을 하고 싶다면 할로겐을 조정하여 로스팅을 진행합니다.


 



Q. 앞으로 커피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이 있을까요?


A. 저의 올해 작은 목표는 커피와 관련하여 컨텐츠를 만드는 것 입니다. 사람들이 커피를 더 감각적으로 느끼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보고싶고,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실험 정신을 담아서 즐겁게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