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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홀드 S7 사용자를 위한 조언_3. 로스팅 실패의 주요 원인 본문

기획/커피와 로스팅

스트롱홀드 S7 사용자를 위한 조언_3. 로스팅 실패의 주요 원인

Coffee Explorer 2017. 12. 1. 17:08

지난 시간 동안 많은 스트롱홀드 사용자를 만나서 유저들의 보편적인 로스팅 방식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요. 스트롱홀드 사용자의 커피를 맛보면 어느 정도의 공통적인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런 부분은 단점이겠다'싶은 향미로 이어지는 로스팅 프로파일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대개의 경우는 로스터가 기계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중 몇 가지 부분을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드럼 온도의 변화와 캐러멜라이징 구간


사진 출처 : https://goo.gl/4wV39E


로스팅을 하다보면 프로파일에 따라 로스팅 중간에 '드럼의 온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은 생두의 투입량에 비해 '할로겐'을 너무 많이 사용할 경우에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요.(투입 온도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일반적인 드럼 로스팅 머신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대개의 드럼 로스팅 머신은 드럼의 온도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로스터가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스트롱홀드는 드럼 온도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며 조절할 수 있습니다.


로스팅의 흐름은 로스팅 후반으로 가면서 가속화되는데요. 원두의 부피가 커지면서 열을 받아들이는 표면적이 증가하고, 발열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정 시점에서 부터는 화력을 줄이는 형태로 대부분의 로스터가 로스팅을 합니다. 이 때, 로스팅의 흐름이 가속화되는 시점과 드럼 온도의 상승 시점이 맞물리게 되면 로스팅 시간이 로스터의 본래 의도에 비해 단축됩니다. 그렇게 되면 원두의 속은 충분히 열을 받아들이지 못해 설익고, 전체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짧은 캐러멜라이징 구간 등 으로 인해서 커피의 향기 성분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트롱홀드로 로스팅을 하며 많은 양의 생두를 투입하는 상황에서, 로스팅 초기에 열풍과 할로겐을 최대치로 사용하게 되면 드럼과 내부의 생두가 머금게 되는 열량은 상당히 큰 편인데요. 이 경우에 할로겐 열원을 로스팅 시작 후 2-3분부터(혹은 상대적으로 더 낮은 온도에서 부터)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드럼 온도가 투입 시점에 비해 추가적으로 상승하지 않고 어느 정도 유지하는 프로파일로 로스팅 할 수 있습니다. 로스팅 초반에 할로겐을 투과하는 성질을 활용해서 생두에 깊숙하게 열을 전달하려는 의도와 가설을 가진 로스터 역시, 적어도 로스팅 시작 이후 2-3분 지점에는 할로겐 화력을 낮추는 것이 로스팅 후반의 콘트롤에 유리합니다.


저는 드럼 온도가 투입 시점과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소폭으로 하락하는 방식으로 할로겐을 사용하면서, 전체의 로스팅은 열풍을 통해 조절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드럼의 온도에 비해서 열풍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조절되기 때문에 화력 조절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발현은 빠르지만 상미 기간이 짧은 로스팅의 원인, 할로겐?



로스팅 후반의 속도가 과하게 빠르다면 원두의 '내부'는 외부에 비해 충분히 발현될 기회를 얻지 못하는데요. 최종 배출 포인트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평균 색도에 비해 외부/홀빈(Whole Bean) 색도가 어두운 편이 많습니다. 잘못하면 겉은 적당하게 로스팅 되었지만 속은 설익거나, 반대로 속을 적당히 익히니 이미 외부의 색도가 자신의 선호도에 비해 어두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전자를 피해려다 후자의 경우로 로스팅하게 되는 일이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어둡게 로스팅 된 외부 조직의 영향으로 향미의 발현이 빠르다고 느끼거나, 표면 근처에 있던 지질의 빠른 산화로 인해 커피의 상미 기간 짧다고 느낄 개연성이 커집니다.


발현과 상미 기간의 원인을 할로겐 때문으로 생각하거나, '할로겐이 향미를 파괴한다' 그렇기 때문에 '화학 반응이 원활히 일어날 것으로 추정하는 지점에서는 할로겐 사용을 줄이라.'는 의견도 있던데요. 할로겐이 만든 복사열이 투과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할로겐이 향미를 파괴한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할로겐의 투과성과 향미 파괴 사이에는 논리적, 과학적 추론의 징검다리가 빈약합니다. 저는 그보다는 할로겐을 사용해서 드럼 온도가 과하게 상승하게 되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로스팅 조절을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롱홀드의 구조에서 할로겐은 드럼 온도를 높이는 데 상당히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할로겐을 너무 강하게 긴 시간 사용할 경우 로스팅 후반의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원두 내/외부의 로스팅 정도에 영향을 주어서 결과적으로 발현과 상미 기간에도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할로겐 자체를 원인으로 진단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복사는 열 전달(Heat Transfer)의 방식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로스팅 머신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 할로겐 역시 적정한 시점까지, 로스팅을 원활하게 돕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드럼 로스팅 머신과 같은 프로파일을 추구할 필요는 없음

사진 출처 : https://goo.gl/Vdav4u

앞선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온도 센서가 보여주는 것은 '열풍 온도+접촉한 원두 표면 온도'의 특정 비율을 평균적으로 측정한 값입니다. 열풍의 온도가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원두 온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하락한 열풍의 온도를 무언가가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원두의 온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원두 온도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드럼 내부에 공급되는 열풍의 온도는 원두보다 높은 편입니다.


드럼 로스팅 머신의 프로파일을 참고해서 스트롱홀드로 로스팅할 때의 차이 대부분은 로스팅 후반부에서 발생하는데요. 로스팅을 진행하다가 1차 크랙 인접한 부분에서 화력 조절을 하게 되는 경우, 로스팅 과정에서 축적된 많은 열량으로 인해서 최종적인 목표 수준으로 열풍의 온도가 하락하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로스터는 열풍의 온도가 어느 정도의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원두 온도를 보면서 1차 크랙과 전체 로스팅에서의 디벨롭을 판단하게 되는데요. 같은 모양/형태의 프로파일이라고 할지라도 비슷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트롱홀드 S7으로 로스팅하면서 전통적 드럼 로스팅 머신과 비슷한 ROR, DTR 등을 고려해서 프로파일을 설계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디벨롭 구간에서 드럼 로스팅 머신 보다는 완만한 곡선(낮은 ROR)이 형성되도록 화력을 조절하면 드럼 로스팅 머신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드럼 로스팅 머신을 이용해서 추가적인 온도 상승이 없이 디벨롭을 하는 방식으로 로스팅하는 로스터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스트롱홀드 S7에서는 오히려 후반부에 소폭으로 원두 온도가 하락하는 프로파일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풍을 주요하게 활용해서 로스팅하고 있다는 전제로, 1차 크랙 전후로 화력을 조절했다면 빈 온도가 이래도 되나 싶은 정도로 더디게 올라가도 괜찮습니다. 원두 온도가 더디가 올라가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 원두의 온도는 적절하게 상승하고 있을 겁니다. 열풍 온도가 하락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글 : 커피찾는남자 (Coffee Explorer) 에디터


다음 글에서는 제가 S7으로 로스팅하는 패턴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스트롱홀드 S7 사용자를 위한 조언_1

스트롱홀드 S7 사용자를 위한 조언_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