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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일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즐거웠던 한 주였다." - 2017 서울카페쇼/WBC 관람 후기

Coffee Explorer 2017. 11. 17. 17:11


팀 윈들보와 함께 나무사이로 부스에서 커핑을 하고, 죠셉 브로드스키와 함께 나인티플러스 옥션 최고가를 기록한 Lot#227 커피를 내려마셨습니다. 코만단테 그라인더를 보내줬던 인연 덕분에 파나마 농장에도 초대를 받았죠. 미국 로스팅 챔피언 마크가 스트롱홀드로 로스팅 시연을 하고, 블루보틀 CEO 브라이언 미한과 함께 한국 스페셜티 커피를 나눠마셨습니다. 사전 주문한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도 드디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WBC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것은 이런 일이었군요.


한 때 카페쇼나 바리스타 대회 등의 자리를 그들만의 리그와 축제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저는 그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노력을 해봤습니다. 뭐 대단한 것이 아니라 가끔 생각나면 찾아가서 커피 한 두 잔 마시고, 행사가 있으면 특별한 초대가 없어도 그냥 찾아간 것이 전부입니다.


'그들'이라 타자화했던 이들과 어느 순간 '우리'라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 찾아오더군요. 어쩌면 애초에 그들과 나의 경계는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속에 있던 모종의 열등감이나 경쟁의식이었을 수도 있죠. 물론 살아가다 보면 상대적으로 더 친한 사람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당신들은 아니신가요...?"





화려함 뒤에 일선의 바리스타들은 빠진 축제라는 시선도 있더군요. 제 생각은 좀 다른데요. 그런 축제가 현실적으로 전시/대회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애초에 가능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대 위의 화려함은 기본적으로 응당한 노력을 더 기울인 이들이 누릴만한 특권입니다. 더구나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인 자리니 더욱 화려해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화려함 자체로만 경쟁하지 않을 수 있도록 좋은 규칙과 문화를 만들어가야죠. '그들' 내지는 '당신들'이라는 타자화와 비판만 하기보다는, 함께 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던, 어쩌면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한 이래로 가장 즐거운 일주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년 내내 이런 날의 연속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더니, 부스 전시하시는 분들은 엄청 힘들어하시더군요. 카페쇼가 끝난 지 어느새 1주일의 시간이 흘렀으니 이제는 벌써 다들 그때의 시간이 그리울 겁니다. 부디 되돌아간 우리의 커피 일상이 무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일상의 향기를 위해서 다시금 시작해야죠. 





사진과 함께 2017 World Barista Championchip,  2017 서울카페쇼, 2017 월드커피리더스포럼과 함께 같은 시기에 진행된 다양한 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스트롱홀드 부스에서는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옥션에서 1위를 한 커피부터 커피업계에서 화제가 되는 쟁쟁한 커피들을 맛볼 수 있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 SYDNEY COFFEE - 아마티보가 공동으로 주최했고 특별히 2017 미국 로스팅 챔피언 마크 마이클슨이 로스팅한 커피를 한국의 바리스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차지한 바리스타들이 브루잉으로 내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리스타 : 2017 KBrC 임지영/ 2017 KSC 모아론 / 2017 KSC 정승현


생두 : 파나마 La Esmeralda 농장의 Canas Verde Geisha Natural (옥션 1등), 콜롬비아 La Riviera 농장의Sudan Rume Natural, 과테말라 Santa Felisa 농장의 옥션랏 Geisha Natural





새로 번역 출간된 책들



카페쇼에서 남은 가장 좋은 것은, 사람과 책이 아닌가 합니다. 긴 시간 이 책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커피리브레, 로스트매거진 & 프릳츠팀 감사합니다.




2017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쉽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쉽이 강남역 알베르(Alver)에서 열렸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글에서 읽어주시길.

http://coffeexplorer.com/635





라마르조코 파티


라마르조코는 바리스타들과의 유대가 좋은 젊은 느낌의 브랜드입니다. 이 날 파티도, 참여한 사람들의 느낌도 그러했습니다.





WBC Official Party


카페쇼 마지막 날 밤에는 WBC Official Party 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WBC의 파티였고, 누구나 올 수 있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유료) 한국인은 많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홍보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바리스타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World Coffee Leaders Forum



카페쇼와 함께 열리는 월드커피리더스포럼에서 블루보틀의 CEO인 브라이언 미한이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에 관해서도 직접 입을 열기도 했습니다. 프랜차이즈나 도매 방식으로 한국에 진출하지는 않을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는데요. 1년 반 전부터 한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점포 개점 계획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인재가 준비되면 한국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정도로만 말을 아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