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REVIEW : 수분 밀도계 Lighttells MD-500 본문
로스팅을 하기 위해서 우선 생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로스터가 생두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은데요. 생두 수입사가 제공한 산지, 재배고도, 프로세스의 종류만이 예비 구매자에게 공개되어 있는 편입니다. 함수율과 밀도, 수분 활성도는 구매자에게 중요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사가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시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로스터리 카페에서 생두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적정한 측정 도구가 있으면 좋은데요. 밀도의 경우 종이컵 하나로도 상대적인 값을 측정할 수 있지만, 함수율은 전용 장비를 통해서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도구는 Lighttells 사에서 만든 MD-500이라는 커피 전용 수분/밀도계입니다.
외관 보기
위로 갈수록 넓이가 줄어드는 원기둥 형태에 가깝습니다. 높이는 약 28cm 정도로 그리 큰 부피는 아닙니다. 검은색 바탕에 보색 관계인 노란색을 넣어서 시각적으로 매우 깔끔해보입니다.
측정 방식
일반적으로 농산물에서 함수율의 측정은 품질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데요. 대부분 농산물은 비슷한 방식의 측정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조 오븐 측정법, 적외선 수분계, 직류저항식 수분계, 단립수분계, 전기 용량식 수분계 등이 있는데요. 커피 산업(로스터리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는 휴대용 측정기는 전기 용량(Capacitance) 1을 이용한 수분계를 많이 사용합니다. 2
생두별 전기용량(유전율)을 변이를 이용해서 함수율을 측정하는 방식은 측정 속도가 빠르고, 측정 도구의 부피가 작아서 휴대용으로 만들기 수월한 편인데요. 제조사에서는 측정치의 정확성을 보증하기 위해서 ISO6673 표준에 따른 건조 오븐 측정법과의 오차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깔때기(Funnel) 형태의 투입구에 플러그(Plug)를 막은 상태에서 생두를 올려두고, 플러그를 제거하면 생두가 본체 안으로 고르게 분배되는데요. 고르게 분배되지 않으면 측정값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입이 완료된 생두는 고르게 분배되어 있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데요. 간혹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 측정기도 있습니다. MD-500은 이 부분에서는 상당히 좋은 결과를 반복적으로 얻었습니다.
밀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부피를 기준으로 정해진 생두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시료 용기가 별도로 제공되는데요. MD-500에 제공된 시료 용기에 물을 넘칠 듯이 가득 담아보니 약 265.4g이 되었습니다. 함수율의 경우 50-240g의 생두를 넣으면 특별히 오차없이 측정이 가능합니다.
제조사의 SPEC
제조사 홈페이지에 나온 스펙상의 정확도(Accuracy)는 함수율 ±0.5%, 밀도 ±1.2g/L 정도인데요. 함수율 측정에 대한 반복성(Repeatability)은 0.20% 정도로 준수한 편입니다.
측정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인데요. 원래는 훨씬 빠른 속도로 측정할 수 있었다고 수입사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너무 빠른 속도로 측정이 되니 '이게 정확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서, 심리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오히려 측정 속도를 늦췄다고 하더군요.
재측정 정확도 역시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합니다. 다만, 하나의 샘플을 반복으로 재측정하는 상황에서 일시적이지만 측정치가 오차 범위를 벗어난 일이 있었는데요. 제품을 껐다가 켜니 측정값은 다시 원래의 범위로 돌아온 경우가 있었습니다.
손잡이 부분에 있는 Micro USB 포트를 이용해서 충전할 수 있는데요. 6.5시간을 충전해서 20시간을 연속 사용할 수 있는데 사용 시간은 상당히 긴 편입니다.
본체와 투입구, 플러그를 모두 합한 무게는 1.4kg 정도였는데요. 이동식으로 사용하기는 큰 무리가 없는 무게였습니다.
메뉴 보기
메뉴는 총 7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비교적 단순한 메뉴 구성이고 빠르고 직관적인 편입니다.
Page1 : 최근 측정값
Page2 : 측정 히스토리
Page3 : 측정 모드(빈 타입)
Page4 : 캘리브레이션
Page5 : 리셋
Page6 : 자동 전원 종료 시간 설정
Page7 : 화씨/섭씨 설정
Page8 : 시간/날짜 설정
적정 함수율에 대한 판단
로스팅 과정에서 함수율은 자연스럽게 순차적으로 하락하게 되는데요. 어차피 수분은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증발하게 되지만, 로스팅 과정에서 열을 전달하거나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데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에 적정한 수분의 양은 중요합니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생두의 적정 함수율은 10~12%이라고 하는데요. 에티오피아의 경우 함수율이 10% 미만이지만 품질이 나쁘지 않은 생두를 가끔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적정 함수율의 하한선에 대한 기준을 조금은 더 낮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이것은 아마도 수분활성도와의 관계 속에서 생두의 품질을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분활성도의 경우 항온항습 설비 내에서 측정이 아닌 경우 환경의 요인에 의해 측정값 차이가 큰 폭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측정하기도 까다롭고 많은 내용이 밝혀져있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로스팅을 해보기도 전에 함수율이 낮으면 품질이 안 좋다는 판단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함수율 외에 특별한 결점이 없는 생두를 아무리 다양하게 로스팅을 해봐도 관능적으로 만족하는 로스팅 프로파일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때, 그 원인을 낮은 함수율로 인해서라고 추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밀도를 고려한 로스팅
밀도가 단단할수록 외부의 열이 생두의 중심부까지 더디게 전달 되는데요. 드럼 내부 에어(혹은 배기) 온도와 빈 온도의 격차를 어느 정도로 유지하며 로스팅할지에 대해, 밀도 혹은 밀도와 수분의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 기준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두의 측정
생두 뿐만 아니라 로스팅 완료 후 원두의 수분도 측정이 가능합니다. 다른 로스팅 회사의 원두를 측정하고 기록한 것을 토대로 원인을 추정하고 분석해보는 것은 좋은 공부가 되지 않나 생각하기 때문에, 저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시나빈프로와의 비교
지난 번 스트롱홀드로 로스팅한 커피를 ISO6673, 시나빈프로, MD-500으로 측정을 진행했는데요. 교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두에서는 MD-500이 ISO6673법과 차이가 작었고, 원두에서는 시나빈프로가 더 적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생두 : 12.18%, 12.40%, 12.20% (ISO6673, 시나빈프로, MD-500 순서)
원두 : 1.87%, 1.80%,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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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팅 과정에서 생두의 수분 변화, by 스트롱홀드 S9
정리하며
로스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조금 더 체계적으로 품질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에 로스터들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됩니다. 로스팅을 정량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로스터들이 측정하는 수치는 생두의 수분과 밀도, 로스팅이 완료된 원두의 색도인데요. 측정 장비는 대체로 고가이기 때문에 아직은 이런 장비가 보급화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Lighttells 에서 제조된 MD-500은 상대적으로 기존의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면서도, 기능면에서 경쟁 제품 못지 않은 정확도와 편의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동식 측정 기기로 만들어진 도구에 과한 기대는 적절하지 않기야 하겠지만, 약간의 안정성만 보완된다면 훨씬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정량적으로 품질관리를 하고 싶은 로스터리 카페/로스터에게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글/사진 : 커피찾는남자(Coffee Explorer) 에디터
*이 글은 MD-500 제품의 공식 수입사인 EA 컴퍼니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대여받아 대가없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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