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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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이 결코 말하지 않는 진실'이라고?
이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한 유명 블로거의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커피 전문점이 결코 말하지 않는 진실'라는 제목의 글을 반박하는 것이 이 글의 목표이다.
그러나 근거없이 정당한 내용까지 반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유명 블로거라는 이들이 인터넷에 써대는 근거없는 '비판'의 손가락질을 바로 잡고 싶다.
그리고 대체 이딴 글이 어떻게 다음 뷰온 베스트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인가? 도무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당 포스팅의 캡춰 화면이다. 자 하나하나 그 내용을 살펴보겠다.
1. 커피숍은 주 원료인 원두의 종류와 물이 어디서 온 것인지(?) 밝히지 않는다. 2. 커피에 들어간 각종 첨가물(우유, 초코렛, 카라멜, 아이스크림 등)의 성분 표시 및 유통기한이 전혀 나와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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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열심히 봤는데 결국 위의 두가지 내용이었다.
음...view on 을 무려 2900여개나 받은 글이어서 대단한 글일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의외로 반박하기 어렵지 않겠다 싶다.
해당 블로거는 모든 것을 '비용의 문제'라고 지목하고 있다.
소비자는 먹는 음식이니 국민들은 알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고 싶다.
먼저, 먹거리와 관련해서는 원산지 표시제도가 있다.
커피에는 왜 원산지 표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원산지 표시제
공정한 유통질서를 확립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로, 표시 대상 품목은 곡류·채소류·과실류·축산물 등 국산농산물 148개 품목과 수입농산물 전 품목, 과자류·유가공품·식육제품·통조림 등 농산가공품 105개 품목이다. 원산지표시 대상 농산물을 판매할 목적으로 취급하는 도매업자와 소매업자, 수집상 및 재포장업자, 가공업자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자는 의무적으로 이 원산지표시를 해야 한다.
표시 방법은 수입농산물은 생산국명으로, 국산농산물은 '국산' 또는 '시·군명'으로, 농산가공품은 원료농산물의 생산국명으로 각각 표시한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았을 때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고, 허위로 표시하거나 혼합 위장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1991년 7월 수입농산물 원산지표시제를 도입해 2년 동안의 계도 기간을 거친 뒤 1993년 7월부터 수입농산물에 대한 원산지표시를 의무화하는 한편, 1995년부터는 '국산농산물', 1996년부터는 '국내가공 농산물 원료'에까지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주무관청은 서울특별시·광역시·도 및 시·군·구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이다.
1) 원두를 판매 시에는 반드시 원산지 표시를 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커피숍에서는 잘 지켜지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어느 산지 커피인지 따지지 않고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기 때문이다.
한가지 주의하여야 할 부분은 블랜딩된 커피 원두 판매 시의 원산지 표시이다.
이 경우에는 생산국명을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Yirgachaffe 등으로 농장명만 표기하는 것은 안된다.
'Ethiopia' 혹은 'Ethiopia Yirgachaffe'라고 원산지를 표기하여야 한다.
2) 커피는 가공품으로 원산지 표시제에 해당하는 품목이 아니다.
따라서 원두를 가공 후 판매 시에는 원산지 별도 표기는 법적 제재의 대상이 아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법적 제재와 별개로 도덕 차원에서 커피숍에 원산지 표시를 국민은 요구할 수 있다.
나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커피전문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주기를 원하는 부분이다.
사실 과거에는 커피의 산지가 하나의 영업 기밀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런 분위기도 아닌 듯 하다.
나는 보통 커피숍에 가면 어떤 산지의 커피를 사용하는지 물어보는 편이다.
최근 필자가 방문한 5-6개의 커피숍들은 대부분 아무런 거리낌없이 블랜딩 커피의 산지들을 알려주었다.
분명 내가 커피 업계에 종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내용을 숨기려는 곳은 별로 없었다.
사실 커피 산지 및 비율만 안다고 커피 맛을 그대로 복사해낼 수도 없다.
3) 물은 하늘에서 왔지- 어디서 왔겠나?
이건 질문 자체가 좀 말이 안되서 답변을 하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좀 더 성의를 내보이기로 했다.
사실 그 물은 각 지역 수도사업부에서 왔지- 흠..이것도 좀 건성으로한 답변일까?
커피숍이 사용하는 물은 당연히 수돗물이다. 설마 에비앙이라도 썼을까?
커피숍에서 사용되는 물은 대부분 연수기와 정수기를 거친 것이다.
때에 따라 연수기를 사용하지 않거나 연수기와 유사한 기능을 포함한 정수기만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정수기를 설치하지 않은 커피숍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더구나 정수기의 경우 한국에서는 대부분 설치 업체에서 필터 교환을 위해 자동으로 방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수기에는 필터의 수명 및 교체 주기가 표시되어 있으며
어떤 정수기의 경우 필터 수명이 다하는 경우에는 자연스레 수압이 떨어져서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정수기의 필터를 주기에 맞춰 교환하지 않을 경우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
커피숍의 점주 입장에서는 소비자 보다 더더욱 민감하게 정수 필터를 관리하도록 되어있다.
차라리 커피 머신의 내부의 보일러 점검 이야기라면 또 모를까.
해당 블로거의 이런 의견들을 보면 정말 커피숍의 운영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 쓴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커피숍에 와서 물 걱정은 아예 하지를 마시라-
혹시 당신이 원하는 표기는 이 정도쯤 되어야 하는 것인가?
오늘 드시는 커피
2013년 2월 1일 수확,
2013년 2월 3일 워시드 방식으로 가공 후 건조
2013년 3월 1일 한국에 도착
2013년 5월 20일 Probatino 로스터를 이용하여 로스팅 (로스팅 장소 : 서울시 성북구 돈암동 4번지)
출처 www.coffeecuppers.com
Compak Red Speed Grinder로 분쇄
La Marzocco AV 3G로 94도의 서울도시사업부산 물 35ml를 26초간 투과하여, 약 에스프레소 25ml를 추출
물 : 서울시수도사업부에서 받은 물을 EVERPURE SYSTEM CSR MC2 QUAD
(필터는 2013년 4월 1일에 교체) 정수기를 거쳐 사용하였음.
생두 : 브라질 35%, 에티오피아 25%, 콜롬비아 25%, 인도네시아 25% 비율로 사용
아예 바닐라라떼 한 잔에 들어가는 바닐라 시럽 2g까지 산지와 유통기한, 보관 온도까지 다 써드려야 하는건가?
나의 대답은 이렇다. 뭐든지 적절한 수준이 있는 것이다.
먼저 커피전문점은 보통으로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는다.
만일 대규모로 가공된 제품을 외부로 판매할 경우 식품 제조 가공업이라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품 제조 가공업은 허가가 일반음식점보다 더 까다로운 편인데 광범위하게 판매되는 식품의 경우
좀 더 높은 기준을 법이 제시하기 때문이다.
영세한 지역 일반음식점에 식품제조가공업 수준의 기준들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나는 커피숍들이 자발적으로 커피 원산지를 자발적으로 공개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이 '커피전문점이 숨기고 싶어하는 비밀' 씩이나 되는 거창한 표현으로 블로거가 비판할 부분은 아니라 본다.
도대체 무엇이 '꼼수'란 말인가??
사실은 '이런 글로 여론을 몰고 view on을 더 받아 유명블로거,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을 유지하려는 당신의 의도'가 진짜 꼼수는 아닌가?
부디 제대로 알아보고 베스트 블로거답게 글을 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