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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_푸켓] 갑자기 푸켓으로 떠나다니!

Coffee Explorer 2014. 5. 3. 10:35

아침 이른 시간 잠에서 깼다. 최근 몇 일 동안의 지방 출장과 워크샵, 그리고 또 몇 가지 일들로 인해 몸은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지만 출국하기 적당한 시간에 잠에서 깨는 것 쯤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 준비 못한 짐을 정리해서 집을 나섰다. 그리고 공항선 열차가 운행하는 홍대입구로 향했다.


홍대입구 역에 내려 공항선을 탑승하러 내려갔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공항선을 타러 내려 갈 때는 엘리베이터가 편하다. 알림판을 바라보며 열차를 기다렸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열차가 보이고 그 뒤로 붉은색 열차가 들어오는게 보였다. 급행 열차였던 것이다. 당연히 급행을 타야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열차 한 대가 정차했다가 지나갔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알림판에 분명히 보이던 붉은 열차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이지? 그 이후로 보이는 열차들은 죄다 초록색…게다가 인천공항까지 운행하는 열차는 아니었다. 그렇게 다시 열차 두세대를 세대를 보냈다. 그리고 다시 붉은 녀석이 저 뒤에 등장했다. 내가 기다리던 급행이었다.


안심하는 마음으로 적당하 아이폰을 만지작 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붉은 그 녀석이 내 앞에 설 시간이다. 왔구나 이 녀석! 어라? 그런데 왠 일인지 이 열차는 그냥 내 앞을 지나쳐간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곧장 노선도를 확인한다. 그렇다. 홍대입구역은 급행..직통 열차가 정차하는 역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제사 나는 도착하는 가장 빠른 초록 열차를 타게 되었다. 이미 시간은 홍대입구역에 도착한 지 수십 분이 지나간 후였다. 그래도 시간은 여유가 있어보였다. 홍대입구역에서 인천공항까지는 45분 여가 걸린다.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해봐도 비행기 출발 시간보다는 제법 여유가 있다.


열차 안에서 맥북을 꺼냈다. 태국에서 있을 강의안을 정리해야 했다. 그제야 피곤함이 조금씩 몰려왔다. 잠시 후 노트북을 덮고 눈을 감았다. 눈을 다시 떴을 때는 나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짐을 정리해서 열차에서 내려 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다지 급한 마음은 없었다. 어차피 출발 시간을 남아 있었으니깐.


안내판에서 타이항공을 찾았다. 타이항공은 한참 멀리 떨어져 있었다. 네 발 달린 캐리어를 달달 끌고 항공사로 걸어갔다. 타이항공은 거의 끝에 있었다. 직원에서 여권을 내밀고 발권 절차를 기다리는데 직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무슨 일이지?


몹시나 곤란한 표정으로 직원이 안내를 해왔다. “손님..지금 그 비행편은 이미 마감이 되어서요..” 

응? 이게 무슨 소리지? 아직 출발 시간은 함참 남지 않았던가? 너무나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출발 시간은 한참 남았는데 뭘 마감했다는 거지?


알고 봤더니 타이항공 비행편에 대한 수속은 비행기 출발 45분 전에 마감이 된다는 거였다. 현재 시간은 9시 40분. 비행기 출발 시간은 40분이 남아있었다. 그 말은 내가 단 5분이 늦어서 비행기를 놓쳤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이해하는데, 아니 수용하기 위해서 몇 번을 더 확인을 해야 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이죠?”


직원은 최초에 표를 구입한 여행사에 연락을 취해보라고 말했다. 즉시 Naver로 하나투어를 검색했다.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ARS는 계속 엉뚱한 안내만 해대고 있었다. 공항 직원에게 물어 하나투어 사무실을 찾아갔다. 여권을 건내주고 거의 10분이 지나는 동안 그녀는 내 비행 스케줄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가득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던 찰나 두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녀가 전화를 받는 사이에 시간은 계속 흘러만갔다.


“저기 제 비행기표 좀 빨리 확인해주시겠어요?” 살짝 날 선 목소리로 한 마디를 하고 나서야 내 마음이 조금 수그러들었다. 잠시 후 그녀의 안내를 받으며 항공 스케줄을 같은 항공사 안에서 변경할 것인지, 아니면 취소 후 새로운 항공권을 예약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오늘은 5월의 황금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비행기 좌석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취소 수수료는 55,000원. 내가 탈만한 항공 스케줄로의 변경은 30만원의 돈이 추가로 들어간다. 결국 해답은 스마트폰에서 나왔다. 하나투어 직원보다 내가 찾은 항공권이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하는 것은 물론, 추가 비용도 더 적었다. 결국 하나투어에서는 결제를 취소 요청하고 인근 의자로 이동해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예약을 진행했다.


모든 예약이 다행히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갈 무렵 결제에서 문제가 생겼다. 해외에서의 사용 한도 초과. 이 어플리케이션으로 결제할 경우 해외에서의 사용으로 처리가 되는 것이었다. 물론 카드사에 연락해서 해외 한도를 조정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카드 전체의 한도 자체가 새로운 항공권을 결제할 여유가 없었다. 이런 젠장..


다른 카드를 꺼내서 다시 결제를 시작했다. 아! 젠장..이 카드는 최근 사용을 너무 안 해서 한도가 너무 적게 설정되어 있었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봤는데 지금은 ….에 걸려서 사용 한도를 늘려줄 수 없다는 안내를 했다. 그러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어제 들어온 월급. 그 월급으로 얼마 후 내야할 카드를 선결제를 진행하는 것이다. 먼저 카드사 FAQ를 확인해보니 선결제 시 카드 한도는 실시간으로 변경이 된다고 한다. 이거댜! 싶어 선결제를 진행하고 한도가 복원된 카드로 다시 항공권을 결제했다. 아. 다행이다…


결국 비행 스케줄은 조금 변경이 되었다. 원래 오전 10시 출발 홍콩을 임시로 경유해서 방콕에 들러 치앙마이에 당일 오후 도착하기로 했던 예정이었는데, 오늘 저녁 8시에 출발해서 푸켓에 자정 무렵 도착, 약 11시간을 경유하고 다시 치앙마이로 떠나는 스케줄이었다.


푸켓이라…전혀 상상해본 적 없는 스케줄이다. 신혼여행으로 가야 할 곳을 왜 나는 지금, 혼자 가고 있는가! 잠시 치앙마이에서의 일정을 수정하려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 푸켓에서 머물 숙소를 예약해주시겠다는 고마운 연락을 받았다. 더구나 자정 무렵 공항에 도착하는 나를 위해 공항에서 1km 거리에 있는 숙소를 골라주셨다. 고마운 마음…





비행기를 놓치는 유례없는 대형 사고를 치고, 다음 비행기를 우여곡절 끝에 예약하고 나니 몹시 허기가 졌다. 얼른 식당으로 이동해서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나니 예정에 없던 호텔 이동 및 푸켓에서의 최소한의 환전이 필요해져서 환전까지 마쳤다.




이제 나에게 남은 시간은 인천공항에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려야 하는 10시간… 출국장을 지나서 기다릴까, 출국장 밖에서 기다릴까… 막상 출국장 밖에서는 버틸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나는 강의안을 서둘러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마음 편히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결국 출국장을 지나 게이트 앞으로 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전원 콘센트! 그 곳에서 반가운 콘센트를 만났다. 맥북 아답터를 물리고..다시 아이폰을 맥북에 물리고..나는 천군만마를 얻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급 피곤해졌다. 몇 일가 쌓였던 피로가 순식간에 몰려오는 것 같았다. 버틸 재간이 없어 즉시 가장 구석진 좌석으로 향했다. 다행히 내가 있는 48번 게이트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나 말고도 여기저기 널부러져 잠을 청하는 여행객들이 있었다. 좀 민폐긴 했지만 그나마 가장 구석진 곳에 나는 둥지를 텄다. 에어 쿠션에 바람을 넣고 가방을 끓어안은 뒤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약 1시간이 지나간 후였다. 겨우 1시간을 쉰 것 뿐인데 몸이 몹시나 가벼웠다. 다시 맥북을 꺼내 강의안 정리에 들어갔다. 출발 시간은 아직도 6시간 이상 남아있었다. 한 4시간 강의안 정리를 하고 나니 무료함과 피곤함이 다시 몰려들었다. 이번에는 짐을 들고 인천 공항을 한바퀴 돌아볼 차례였다. 생각보다 오늘 일정이 피곤했는지 발바닥이 아파왔다. 터벅터벅 공항을 걷다 우연히 REST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글자에 이끌려 이동한 그 곳에는 안마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와우!





안마와 푹식한 좌석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김전도사였다. 얼마 전 함께 살기도 했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긴 한데 최근 전화 통화를 자주 주고 받는 사이는 아니었다. 왠 일이지? 전화를 받으며 우연히  시계를 보는 순간, 다시 긴급 상황 모드로 나를 바꿔야 할 차례였다. 젠장, 비행기 탑승 시간은 7시 30분부터인데 시간은 이미 7시 44분!! 여기서 48번 게이트까지는 10여 분 시간이 걸린다.


아무 일 없는 척 전화 통화를 하며 몸은 48번 게이트로 달리고 있었다. 자칫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하루에 비행기를 두 번 놓치는 대 기록을 내가 세울지도 몰랐다. 잘 찾아보면 전 세계 누군가는 그런 경험을 해 본 적 있겠지만, 내가 그 주인공이 될수는 없는 것이었다. 전화를 곧 끊고 달려서 게이트로 들어갔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이미 탑승을 완료했지만 다행히! 내 바로 앞에서 누간가가 탑승을 하고 있었다. 나도 결국 무사히 비행기를 탑승했다. 다행히도 말이다.


비행기는 지체하지 않고 이륙을 했고 또 다시 약간의 안도감이 찾아오자마자 나는 몹시나 배가 고팠다. 잠시 후 식사가 나왔고, 식사 후에는 가벼운 와인과 커피를 마셨다. 아…이번 일정의 첫 커피구나. 향기는 몹시 구수했다. 아시아나에서 커피를 담당하는 분이 몹시 유명한 미식가라고 하던데 어떤 커피가 나올까..? 한 때 UCC 커피를 사용했던 기억은 났다.




구수한 냄새.. 로부스타가 들어간 것 같았다. 사실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로부스타라고 다 안 좋은 커피는 아니지만 지금 나는 진득한 구수한 냄새는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한 모슴 마시는 찰나 오! 가 터져나왔다. 달다!? 적당히 태운 커피를 다시 적당한 비율로 희석한 레시피에 비밀이 있는 걸까? 몇 모금 더 마실 수 있었다. 커피는 이내 식어갔고, 식어감에 따라 약간의 잡미들이 나와서 더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입맛의 승객들이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크림을 넣어가며 먹기에 나쁘지 않은 밸런스다.



하루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라기에는 너무나 다사다난하다. 나는 지금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 현재 시간은 한국 시각으로 11시 정각,  푸켓에 도착하기 까지는 아직 몇 시간이 남았겠지…생각하며 노트북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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