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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맛의 커피, 신 맛의 커피를 우리는 왜 좋아할까? 본문

커피와/이야기

쓴 맛의 커피, 신 맛의 커피를 우리는 왜 좋아할까?

Coffee Explorer 2013. 4. 24. 18:49

지난 포스팅에서는 간단히 맛이란 무엇인지, 제 4의 맛이라고 불리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추가로 공인된 제 5의 맛 감칠 맛, 그리고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제 6의 지방 맛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1. 일반적 의미의 맛이란?


한편 일상의 영역에서 이 여섯가지(지방 맛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5가지) 맛에 의해서 지구 상의 모든 음식의 맛이 나뉘어진다고 하니 이를 받아들이는데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왜냐하면 전 세계의 무수한 먹거리들을 5가지의 맛의 균형으로만 표현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맛은  'Flavor'를 뜻한다. 


아래의 도표를 참고하면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How Humans Experience Their Food>[각주:1]


위의 도표와 같이 Basic Taste에 속하지는 않지만 맵고, 떫은 '촉각 반응'까지를 맛(Taste)으로 포함하는가 하면 우리가 느끼는 무수히 많은 것들을 일상의 영역에서는 조금 더 포괄적인 Flavor 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질감이 적다. 다시 말해 일상에서 '맛이 좋다'라는 표현을 할 때는 Basic Taste, Taste, Aroma, Fullness/Thickness 까지를 포함하는 Flavor라는 개념을 우리는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위의 도표를 만든 Umami Information Center 측은  Palatability, 즉 식감이라는 표현 안에 Texture(감촉,질감), Temperature(온도), Color(온도) / Glossiness(반짝임), Shape(모양), Sound(소리)의 개념을 포함해서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Food Acceptability, 다시 말해 음식에 대한 수용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온/습도의 환경, 습관과 사회적 상황, 문화, 개인의 기분 및 건강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2. 특정 맛을 선호하는 원리


*이 문단에 나와있는 설명은 일반적인 자연과학계의 견해는 아니며, 맛을 사회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설명하기 위해 개인적 차원에서 맛을 1차원, 2차원, 3차원으로 분류하려고 시도한 것입니다.


 

1차원적인 맛 (단맛, 감칠 맛), 자연계에 그대로라면 많을수록 좋다.

1차원의 맛은 사람이 음식물을 섭취할 때 혀에서 느끼는 미각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종류의 맛을 말한다. 1차원의 맛은 '단맛'과 '감미'라고 할 수 있으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식에서는 많을수록 인간은 만족을 느끼는 종류의 맛이다. 1차원의 맛이 적절한 음식의 경우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사람이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해보는 음식이지만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이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인다.



2차원적인 맛 (신맛, 쓴맛), 몸에 해롭지 않을 경우에 한해 선호될 수도 있다.

2차원의 맛은 혀에는 본능적으로 느끼는 긍정적인 부분이 아니라, 몸이 이 성분들을 받아들인 후 몸에 해롭지 않다는 정보를 보낸 후에야 비로소 긍정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맛을 말한다. 2차 맛에는 쓴맛과 신맛이 속한다. 


<쓴 맛>

 쓴 맛은 자연계에 대부분 독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인간의 몸은 쓴 맛을 만나는 경우에는 독이라는 가능성 때문에 거부 반응을 먼저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쓴맛은 개인에 따라 민감도가 크게 차이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Paul Breslin, Ph.D.에 의하면 이것은 미각 수용체 유전자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각주:2]


<신 맛>

신맛 역시 자연스레 몸이 받아들이는 1차 맛은 아니다. 신맛은 자연계에서 일부 과실, 혹은 덜익은 과실에서 존재한다. 따라서 잘 익은 청사과나 포도처럼 신맛보다 단 맛이 더 커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우리 몸에 꺼려지는 신호로 작용한다. 또한 그 외의 신맛은 대부분 발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발효와 부패는 그 현상은 동일하지만 사람이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의해 분류된다. 따라서 보편적인 본능의 영역에서 신맛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3차원의 맛, 문화 및 권위에 의해 선호를 학습하는 상대적인 맛.

굳이 숫자로 연속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3차 맛'으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특정의 맛을 3차원의 맛으로 분류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문화적으로 강요되는 '좋은 맛'이라 여겨지는 경향을 말한다. 타자 혹은 특정 권위에 의해 좋은 것으로 지목된 맛으로 본능을 거슬러 받아들이려는 우리의 시도들이 여기에 속한다.


커피로 예를 들자면 전문가가 호평한 커피를 맛보며 자신의 선호와 차이가 있지만 이를 좋은 맛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이런 경향을 문화적 요인, 3차원의 맛이라고 할 수 있다. 3차원의 맛 역시 2차원의 맛처럼 문화가 자신의 몸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누적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단, 체질적 이유로 긴 시간의 누적 후에도 개인의 선호로 정착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3. 쓴 맛의 커피, 신 맛의 커피


이미지 출처 : http://youtourlikeagirl.blogspot.kr/


심리학자들은 쓴 맛의 커피를 즐겨온 인류의 문화를 흥미롭게 보았는데, 커피를 즐기는 것은 문화가 본능을 정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그리고 거부감이 줄어드는 단계를 넘어, 해당 음식물 섭취로 인한 긍정적 효능을 알게 되는 경우 우리 몸이 음식의 맛을 기억하여 1차원의  맛에 속하지 않지만 선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들이 기호식품으로 즐기는 커피나 발효에 의해 만들어지는 차, 초콜릿, 술과 같은 음식군들이 2차원의 맛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호 식품들의 예를 볼 때 본능이 정복되고 문화가 된 경우에는 상당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두산기술연구소에서 식품의 관능평가연구를 담당하는 서동순 박사는 “씀바귀의 쓴맛이 혀에 주는 자극은 봄나물의 상큼한 향과 어우러져 작용하기 때문에 몇 번 먹어 보면 부정적인 느낌이 극복돼 맛을 들이게 된다”며 “맛은 다른 감각과 달리 학습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쓴 걸 먹고도 몸에 별 탈이 없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점차 약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먼저 커피를 마시는 것은 상당 부분 본능을 거스르는 문화의 강한 힘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커피 시장의 변화를 보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형성과 함께 산미를 가진 커피를 긍정적인 기준으로 내세우는 현상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쓴 맛을 가진 커피의 선호도가 산미가 있는 커피로 변해가는 현상은 2차 맛의 원리에 의해 고착된 쓴 맛에 대한 선호도와 커피는 원래 쓴 맛이라는 관념을 넘어서야 한다. 따라서 다음의 요건들을 충족시켜야만 산미의 커피가 대중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1) 신 맛만 나서는 안된다.

커피 재배 기술의 발달(토양, 재배공정, 품종 개량 등)로 인해 산미와 동시에 같은 커피에서 단 맛이나 강한 향이 더 강하게 발산되는 경우라 가능하다. 스페셜티 커피에서 산미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지만, 단맛이 없이 산미만 강한 커피는 결코 좋은 커피로 분류될 수 없다.


2) 3차원의 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익숙하게 될 경우.

'자신이 원래 쓴 맛의 커피를 좋아한다, 신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의 다수는 쓴 맛의 커피에 비해 신 맛의 커피에 노출된 경험이 많지 않다. 따라서 개인적. 일시적 선호를 내려놓고 신 맛의 커피에 익숙해질 기회를 갖고자 하는 사람을은 특별한 유전적 원인이 없는 한, 신 맛의 커피를 3차 맛의 원리에 의해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오늘날의 커피는 단순히 산미가 강한 커피 혹은 쓴 맛이 강한 커피로 흑백화시킬 수 없다. 해당 토양과 종자, 프로세스를 통한 독특한 향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것이 커피 업계의 주요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1. http://www.umamiinfo.com/2011/02/What-exactly-is-umami.php [본문으로]
  2. Bufe, B., Breslin, P. A. S., Kuhn, C., Reed, D. R., Tharp, C. D., Slack, J. P. et al. (2005). The molecular basis of individual differences in phenylthiocarbamide and propylthiouracil bitterness perception. Current Biology, 22, 322-327.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