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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홀드 : S7 Pro X, 완전히 새로운 로스팅 머신 본문
지난 2018 서울카페쇼를 통해서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의 신제품 S7 Pro X을 만났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기존의 S7 Pro를 바탕으로 일부 기능이 추가로 들어간 로스팅 머신 정도로 생각했는데요. 실제로 사용해보니 완전히 다른 새로운 로스팅 머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큰 틀에서 드럼의 구조가 달라지면서 새로운 열원이 추가되었고, 온도 측정 방식이 새롭게 추가되었는데요. 로스팅 머신에서 이 둘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해서, 사실상 거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설명해도 될 정도입니다. 어떤 면에서 S7 Pro X가 새로운 로스팅 머신인지 함께 알아보시죠.
드럼 구조의 변화
과거 스트롱홀드 S7 시리즈에 들어가던 드럼은 다양의 재질이 5중으로 결합된 형태였는데, S7 Pro X에서는 드럼이 새로워졌습니다. 드럼 자체는 1겹으로 만들어져있고 드럼 외부로 세라믹 히터가 붙어 있습니다. (세라믹 히터의 위치는 일반적인 생두를 850g 넣었을 때 채워지는 높이까지) 스트롱홀드의 구동 프로그램에서는 드럼 히터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예열 시간의 획기적 단축
드럼의 재질 및 추가적 열원 덕분에 로스팅 예열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었는데요. 약 15분의 예열만으로도 로스팅이 가능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로스터는 회사에 출근해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의 예열하는 것이 일상인데요. 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배치와 두 번째 배치에서의 로스팅 결과가 얼마만큼의 차이를 보일지 궁금해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15분에 가까운 약간은 긴 로스팅 프로파일이었는데, 결과는 아그트론 컬러가 차이가 0.65 정도로 상당히 균일한 편이었습니다. 다음에는 10분 내의 로스팅에서는 어떤 결과일지 다음에 테스트해보고 싶네요.
강력해진 화력
기존 스트롱홀드 S7 시리즈 정격출력이 3.5kW에서 Pro X는 5.5kW로 더 강해졌습니다. 앞서 소개한 드럼 히터가 2kW의 전력을 사용해서 로스팅에 필요한 열을 만들어내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로스팅에서 화력이 부족할 일은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반대의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어떤 화력을 얼마나 줄여야 할까?"
드럼 히터의 전도열을 이용한 로스팅
S7 Pro X의 드럼 히터에는 PID(Proportional Integral Derivative) Controller가 적용되어 있는데요. 덕분에 정확하게 통제된 전도열로 로스팅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드럼 히터는 최소치인 0.5단계에서 200℃로 온도를 유지하며, 최대치인 10단계에서 333℃를 내도록 순차적으로 화력이 분할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도열을 이용한 로스팅 머신이 단맛이 좋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게 되는데요. 아직까지는 성분 분석이나 실험실에서의 관능평가를 통한 설득력 있는 실험 결과를 본 경험은 없습니다. 전도 중심의 로스팅에서 원두 표면에 존재하는 상대적인 다크 스팟(Dark Spot) 이 혹시나 단맛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실험 로스팅을 해봤습니다.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기술팀에 의하면 S7 Pro X의 드럼 히터를 1.5 정도에 두고 사용하면 기존 S7 라인과 비슷한 환경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배치는 드럼 히터는 1.5에 두고 열풍과 할로겐을 주요한 열원으로 활용해서 로스팅을 진행했습니다.
(표면 온도 그래프는 확대 전까지는 거의 완벽하게 겹쳐서 보임)
그리고 다음 배치에서는 드림 히터를 최대치 10으로 둔 채 열풍과 할로겐을 수동으로 조작해서 최대한 그 전 프로파일과 유사한(표면 온도 기준) 로스팅을 시도해봤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같은 로스팅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거의 유사한 프로파일 총 3개를 비교했는데요.
1)프로파일에 비해, 2)는 로스팅 시간은 같지만 원두의 표면 온도는 1.2도가 높고, 3)은 로스팅 시간이 17초 빨라졌지만 원두 표면 온도는 동일합니다. 아그크론 컬러(컬러트랙으로 측정)는 1) 프로파일 기준으로 2) 프로파일이 0.48 가량 어두웠고, 3) 프로파일은 1.2 정도 밝았습니다. (각각 2회씩 측정 후 평균값 사용)
관능적인 부분에 있어서 세 커피 모두 아주 유사한 특성을 보였습니다. 1)는 조금 무거운 바디와 약간의 스파이시한 느낌이었다면, 2)는 단맛이 두드러졌고, 3)은 단맛에 산미가 조금 더 두드러지는 가벼운 바디의 커피였습니다.
1) 드럼 히터 1.5 (아그트론 44.055)
2) 드럼 히터 최대, 로스팅 시간 기준으로 배출 (아그트론 43.57)
3) 원두 표면 온도 기준으로 배출 (아그트론 45.26)
목적에 따른 주 열원의 선택
그렇지만 화력에 따른 맛의 경향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충분한 성분 분석과 관능 평가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남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 있는 주장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로스터는 자신의 로스팅 체계를 만들어가야 하죠. 자신의 사용 방식과 환경 속에서 로스팅 프로파일과 관능 결과를 꾸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열원의 효과를 공부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측정이 어려운 화학적인 부분보다는 물리적 부분과 관능에 우선순위를 두고 공부하는 편입니다. 화력 조절 시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응하는 열원은 드럼 히터와 할로겐이고, 상대적으로 느리게 반응하는 것이 열풍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의도한 대로 열의 흐름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온도 측정 방식의 다변화
사실 S7 Pro X와 관련해서 가장 주목해서 본 부분은 적외선 방식을 통한 온도 측정입니다. 로스팅을 하는 동안 기존 방식의 측정 온도인 내부 온도와 적외선 방식을 통한 원두의 표면 온도를 모니터링했는데요. 로스팅 초반부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두 온도 간의 편차가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원두의 부피가 팽창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내부 온도 측정 방식에서는 원두 표면보다 내부 공기의 온도가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표면적의 증가로 인한 접촉 비율의 하락)
S7 Pro X에서 표기되는 내부 온도를 기존 S7 시리즈의 온도와 동일시하면 안 되는데요. 왜냐하면 드럼의 구조가 변하면서 이로 인해 드럼이 미치는 복사의 영향 등 많은 균형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내부 온도보다는 원두 표면 온도가 훨씬 정확한 정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 표면 온도의 측정
사실 실제 표면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로스팅 머신에 있어서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로스터가 드럼 내부 생두의 진짜 온도를 궁금해합니다. 간혹 확인봉을 사용해서 원두를 꺼내서 열화상/적외선 온도계로 측정 후 온도 차이를 추적해보려는 시도까지도 해보신 분도 분명 계실 겁니다.
기존의 로스터는 실험실에서의 지식, 예를 들면 당의 캐러멜화 온도 같은 정보를 실제 로스팅에서 활용하고 싶지만 정확한 온도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확인봉을 꺼내 원두의 색상을 확인하고, 접촉식 온도계가 알려주는 온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원두의 화학 변화에 대해서 추정을 했던 것이죠.
과거에는 생두의 표면 측정 온도와 내부의 온도, 로스팅 머신과 측정 방식 등 이론과 실제 사이에 여러 겹의 변수가 끼어있었다면, S7 Pro X는 그 가운데의 끼인 변수를 확연하게 줄인 로스팅 머신입니다. 이제는 드디어 실제 원두의 표면 온도를 보면서 로스팅하는 시대가 열리네요. 적외선 측정에 의한 ROR 역시 별도로 보여주게 되니 이것은 그야말로 혁신입니다.
재현성의 향상
기존 스트롱홀드의 재현 기능은 내부 온도를 기준으로 했었지만, 이제는 적외선 센서를 통해 얻은 원두 표면 온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다른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온도가 아니라, 실제 원두의 표면 온도를 기준으로 측정하고 재현 기능을 가동하기 때문에 재현성은 더 향상되었습니다.
편의 사항 개선
S7 Pro X에서는 몇 가지 면에서 로스터를 위한 편의 사항 개선이 있었습니다. 쿨러 하단에 채프의 일부가 쌓였는데, 청소하기 쉽도록 하단을 서랍식으로 개방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채프통 개폐를 위해 사용하던 잠금장치가 원터치 핸들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선로의 높이에 맞춰서 체결해야했던 채프통이 보다 손쉽게 결속 가능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인봉의 무게가 가벼워졌습니다.
마무리
사진 제공 :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S7 Pro X를 사용하면서 기존의 S7 이나 S7 Pro과는 완전히 다른 로스팅 머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로스팅 머신에서 가장 중요한 드럼과 열원, 온도 측정 방식 등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외형까지 변화를 주었다면 S7이 아닌 다른 상품명이 붙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로스팅 머신을 만나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즐거운 일입니다. 항상 스스로를 테스트하는 기분인데, '내가 과연 로스팅의 기본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나는 로스팅에 성공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실패할 것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S7 Pro X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마음에 드는 로스팅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S7 Pro X를 비유하자면 새로 개통한 고속도로 같은 느낌입니다. 같은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지만, 처음 주행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느 정도의 혼선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표지판(온도 계측) 덕분에 비교적 쉽고, 무엇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로스팅 테스트를 S7 Pro X와 함께 해보고 싶네요. 이상으로 S7 Pro X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 글/사진 : 커피익스플로러(Coffee Explorer)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