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도구

REVIEW : 발뮤다 더 토스터, 내 빵을 살려줘-

Coffee Explorer 2017. 3. 10. 00:55

발뮤다 토스터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서울 카페쇼의 발뮤다 부스를 통해서였습니다. 빵 한 조각을 잘라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음을 진행하고 있었는데요. '맛만 보면 사람들도 충분히 제품의 진가를 알아 볼 것이다-'라는 생각이었던 것인지, 자세한 제품의 설명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제품의 디자인은 수려했지만, 그때 먹었던 빵의 맛이 대단하지도 않았거니와(좀 더 좋은 빵을 쓰시지-) 평소에도 빵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제 관심에서는 사라져갔죠.

다시 발뮤다 토스터에 관심이 생긴 것은 어떤 유명 블로거의 글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접했기 때문입니다. '그깟 토스터가 뭐라고 죽은 빵을 살릴 수 있다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결정적으로는 제품의 원리를 읽고 나서 해당 브랜드 제품을 정기적으로 판매하고 있던 유명 블로거의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에 직접 테스트 해보기로 마음먹었던 것이죠.

발뮤다와의 만남은 두 번째인데요. 에어 서큘레이터를 이미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이었습니다. 1단계의 바람에서는 소음이 없었지만, 2단계 부터는 소음이 너무 커져서 제가 원하는 용도로 사용하기가 어렵더군요. 어쨋든 발뮤다는 저에게 그냥 가격만 비싼 브랜드 정도로 기억에 남을 뻔 했습니다.



심플한 외관은 만족스러운 편

외관은 참 심플합니다. 전면은 위에서 보셨을 테고, 측면은 그다지 특별한 부분이 없습니다. 후면은 이렇게 생겼고, 딱히 보탤 설명은 없습니다. 상판에는 사용에 대한 각종 주의 문구가 덕지덕지 적혀있는데요. 아무래도 제조사에서 고의로 그런 것 같지 않으니, 아마도 한국에서 이런 분류의 제품을 판매할 때 적용해야 하는 법적인 부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내부도 비교적 단순하고 깔끔한 편

자세히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위쪽과 아래쪽에 할로겐 등이 열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작동 모드

작동 모드는 수동으로 온도만 설정 가능한 3개의 온도 모드를 제외하면 토스트, 치즈토스트, 바게트, 크루아상 모드가 있습니다. 하지만 에디터는 거의 대부분 식빵을 구워 먹는 데만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빵은 비쌈- ^^)

제조사의 메뉴얼을 보니 일반 식빵은 2.5-3.5분 (냉동은 1분 추가) 정도의 시간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5cc 전용컵의 마법

빵을 데울 때, 5cc의 물을 부어서 수분을 보충하라는 것인데요. 이렇게 귀여운 전용 컵을 만들어서 끼워준 센스는 정말 인정합니다. 다만 주의하셔야 할 부분은 매뉴얼을 제대로 읽지 않으신 경우에는 저 컵에 물을 가득 채워서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에 내부에서 물이 넘칠 수가 있습니다. 5cc 컵 내부에 있는 선 높이까지만 물을 넣어서 사용하시기를.



전면의 커버를 열면 물을 부을 수 있는 부속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인데요. 사용하고 잘 닦아주지 않으면 물때(스케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죽은 빵까지는 못 살려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이쯤에서 작동 영상을 한번 살펴보시죠.

결론을 이야기하면 발뮤다 더 토스터로 구운 빵은 매번 훌륭했습니다. 영상에서 보는 것 처럼 초반 수분을 공급하는 동작과 본격적으로 빵을 굽는 화력을 조절하는 프로파일이 내장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제조 메뉴얼을 보면 약 150도가 넘는 시점에서부터 본격적인 굽기가 작동한다고 하네요.

"죽은 빵도 살아났냐?'라고 물으신다면 '글쎄요-'입니다.


최초에 빵이 구워졌을 때의 이상적인 수분 함량 균형(자유수/결합수)을, 이후에 강제적인 수분 공급으로만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팀으로 토스터 내부를 채워서 상당 시간 동안 유지하는 프로파일의 효과는 인상적입니다.



근데 이게 얼마짜린데, 이렇게 만들지?

완벽한 제품은 없죠. 단점들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20만 원 후반의 비싼 가격
토스터로 보면 분명 매우 비싼 가격입니다. 오븐으로 분류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은 아니죠.


2. 부실한 재질
디자인은 아름답지만 재질은 그리 견고하지 않습니다. 약한 충격에도 외관에 변형이 있을지 몰라요. 특히 상판은 간혹 문제가 되는데요. 제품 위에 무언가가 올려져 있는 상태에서 가열을 하게 되면, 상판이 팽창하면서 팽-라는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또 상판이 상당히 뜨겁게 달궈지는데요. 30만원 가까운 제품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3. 부족한 마감

개방구와 본체 사이에 약간의 유격이 존재하는데, 문제는 가운데 부분과 끝 부분의 유격이 서로 다른 편입니다. 다시 말해서 '문'이 약간 휘어져있습니다.


4. 스팀 보일러의 청소와 부식

사용한지 겨우 2개월이 지난 제품인데 벌써 부식된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에서 부은 물이 여기로 흘러 내려와서 수증기가 되어 증발하는 구조인데요. 물이 완전히 증발하지 않은 경우에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사용한 제품은 벌써 나사 주변을 비롯해서 여기 저기 녹과 부식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아주 아주 실망스럽습니다.

혹시나 이미 발뮤다 더 토스트를 사용하고 있는 분이라면, 스팀 보일러 부분의 덮개를 열어서 반드시 확인해주세요. 반드시 주기적으로 청소도 잘 해주셔야 합니다. 위생과도 직결되는 부분인데 이렇게 쉽게 녹이 생기게 만들었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며

발뮤나 더 토스터의 외관은 아름다웠고, 빵도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제품의 내부는 불만족스럽습니다.

카페 오너를 비롯해서 제게 제품에 대한 평가를 물어오는 분이 많이 계신데요. 토스터를 위해 30만 원 정도의 예산이 부담되지 않는 분께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30만 원의 가전 제품이 보여주는 내구성을 보여주지는 않는 제품이라는 판단이 듭니다. 발뮤다 더 토스터 리뷰는 여기까지. 감사합니다.

- 글/사진 : 커피찾는남자 에디터(Coffee Explor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