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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맛을 비유로 말하다.

독특한 향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기호 식품은 커피 외에도 와인을 손에 꼽을 수 있을 텐데요. 둘 다 음식이 아닌 음료다 보니 맛과 향을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체계와 단어에는 공유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신의 물방울 같은 소리 하고 있네~"와인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이 ‘신의 물방울’이라는 일본의 만화를 화두로 삼습니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와인에 표현들은 그야말로 하나 하나가 소설과 같은데요. 와인을 표현하기 위한 설명들이 너무 지나친 미사여구로 가득해있어서 한 때 그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에 심취해서 즐겼던 사람들도, 이제는 허황된 향미 표현의 대표적인 예시로 이 만화를 이야기합니다. 이런 영향이 커피 업계에 없는 것은 아니어서, 신의 물방울에서 나오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비..

팝업카페를 말하다

"팝업카페는 왜 하는 거에요?"팝업카페는 무엇이고, 왜 하는 것인지 묻는 분들이 계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한 잔의 커피를 맛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진행한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어떤 커피를 만들어야 할까?'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는 아마 가장 중요한 고민이 아닐까 싶은데요. 대중의 입맛을 충분히 고려했는데 애호가들은 특별하지 않다고 말하고, 애호가 입맛을 과하게 고려하게 되면 대중들은 입맛에 맞지 않다고 말합니다. 결국 적절한 지점에 대한 선택을 하고 이런 커피를 좋아하는 고객들만 모아내거나, 그렇지 않은 손님들을 (어떤 면에서는)설득해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데요. 커피찾는남자는 과거 바리스타로 현장에서 커피 관련 일을 시작해서, 한국과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커피 회..

한겨레의 더치커피 블라인드 테스트, 아쉽다

한겨레가 더치커피 블라인드 테스트 영상을 올렸더군요. 이 영상에 대해 커피찾는남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1. 실험의 비전문/비공정성이런 실험은 반드시 음료 전문가와 함께 기획하고 진행해주세요. 제품 라벨을 공개하지 않고 맛본다고 전부 공정한 블라인드 테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최소한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들이 더 많아요. 극명하게 다른 농도의 제품을 동일한 상황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 돼요. 제가 같은 제품들을 모아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다시 해보면 전혀 다른 반응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2. "재미 삼아 한번 해본 거에 왜 이리 진지해?"라고요?그런데 말입니다. 제작자가 '한겨레' 잖아요. 한겨레는 1988년 동아/조선일보의 해직 기자들이 주식을 공모해서 ..

뉴스 2016.05.01

아메리카노를 말하다

어떤 거로 드시겠어요?메뉴판 앞에 있는 우리를 갈등하게 하는 바리스타의 질문입니다. 한참을 고민하며 눈을 이리로 저리로 옮겨 보지만 딱히 무엇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르는 순간들이 있죠. 그냥 아메리카노 주세요. "아메리카노 주세요"도 아니고 "그냥 아메리카노 주세요"라니.. 사람들에게 아메리카노는 어떤 의미이길래 그런 것일까요? 한국 카페들의 판매 통계를 살펴봤을 때 가장 많이 판매되는 메뉴로 꼽히는 것은 아메리카노(Americano)입니다. 매장의 위치나 컨셉, 계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한국 카페에서 아메리카노가 전체 판매량의 50%를 웃돕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전체 매출의 85%까지 차지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니 한국 사람의 커피와 아메리카노를 떼어놓고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

강남의 플래그쉽 카페들

플래그쉽(flag ship)?플래그십이란 해군에서 사용되던 전문용어로 말 그대로는 깃발을 달고 있는 배로, 해군 사령관이 승선해서 함대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배를 말합니다. 사령관이 승선했다보니 크고, 강하고, 중무장한 것이 당연합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은유적으로 플래그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한 그룹을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하고 최고사양을 가진 제품은 물론 대규모이며 평범하지 않은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 까지 그 용례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강남의 플래그쉽 카페들 대한민국의 명실상부 최고의 상권인 강남은 긴 시간에 걸쳐 상권이 분화하면서 강남역과 압구정, 청담과 도곡 등 다양한 역세권이 개발되어왔습니다. 강남역은 물론 이 강남권역은 다양한 브랜드와 자본들이 각자가 ..

커피와/공간 2016.04.25

커피 맛을 잘 느끼는 7가지 Tip

"나는 막입이라서 커피 맛을 잘 몰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글은 작성되었습니다. ^^ 0. 시작하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커피 맛을 전혀 분별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1990년대의 원두 커피들은 극소수의 로스팅 매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향 커피(Flavored Coffee, 헤이즐넛 등의 향을 입힌 것)였기 때문에 향으로 명확한 구별이 가능했었죠. 그러나 2000년대, 본격적인 핸드드립 매장들을 방문해서 커피를 마셔보면 다른 커피를 주문해도 다 같은 맛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놈이 그 놈 같은 커피였죠/ 추정하건데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1) 한국에 유통되던 좋지 않은 생두의 상태2) 이를 가리기 위한 높은 로스팅 포인트3) 일본식 커피를 그..

커피와/이야기 2016.04.19

캠핑족을 위한 커피 아이템_에스프로 트래블 프레스

커피 만드는 재미에 빠져서 한참 장비를 늘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 모든 복잡하고 무거운 것들을 훌훌 내려놓고 간단한 장비를 선택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의 단순간 도구로 여행이나 캠핑은 물론 회사 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에스프로 프레스는 프렌치 프레스 라는 전통적인 커피 도구를 미세 필터를 적용해서 보다 깔끔한 맛으로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이번에 나온 에스프로 트래블 프레스는, 에스프로 프레스를 텀블러와 결합한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진으로 함께 살펴볼까요? 이중의 미세는 필터는 물론 중간에 종이 필터까지 사용해서 프렌치 프레스와는 맛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4분 여 커피를 우려낸 이후에는 손잡이를 조심스레 눌러서 커피를 즐기면 됩니다. ..

커피와/도구 2016.03.28

고용노동부 근로조건 자율개선 점검

매년 이때 쯤이면 고용노동부에서는 근로조건 자율개선 점검 사업을 실시합니다. 쉽게 말해 공인노무사들이 사업장을 방문해서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 등을 점검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사업장에서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근로 조건을 자발적으로 개선하도록 지원하는 고용노동부의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카페처럼 단기간 아르바이트 형태로 근로하는 사업장들은 특히 점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요. 해당 사업의 점검 사업장으로 선정되게 되면 공문을 전송받고, 공인노무사의 연락 이후 사업장으로 방문이 이어집니다. 이때 근로계약서, 급여 대장, 근로자명부, 취업규칙(직원이 10명 이상), 노사협의회 규정 등(직원 30명 이상), 성희롱예방교육 자료, 최저임금 고시 여부, 시간외수당, 연차수당 지급..

뉴스 2016.03.22

[공지] 팝업카페#03 @옥인상점(서촌)▶

지난 2월, 강남역 알베르에서의 팝업 카페에 이어 세번째 팝업 카페를 공지합니다. 지난 번 팝업 카페는 기간이 짧아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지 못하셨는데요. 이번에는 1주일의 기간 동안 여러 분을 기다릴 예정이랍니다. 팝업카페의 장소는 경복궁역 인근의 서촌(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있는 '옥인상점'입니다. 직접 제작한 수제 가방과 다양한 그릇, 소품과 필기구 등을 판매하는 편집샵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낡았지만 멋진 테이블이 이번 팝업 카페의 Bar가 될 예정이랍니다. 팍팍한 서울 생활 가운데 이렇게 멋진 풍경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죠. 더구나 인왕산의 멋진 바위산이라니- 그 외에도 동네 구석 구석이 예쁘게 꾸며져 있으니, 날도 따뜻한 이번 주에 서촌 나들이를 나오시면 어떨까요? 특별히 ..

커피 클래스 2016.03.20

김밥 한 줄

가만히 놓아두고 바라보고 있으면 겉면에 반지르 빛을 내는 것은 적절한 광택과 두께의 김에 참기름이 제대로 발라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길게 누릴 수 없는 것은 참기름에서 올라오는 고소한 향 때문인데 이때 올라오는 향을 맡아보면 이 집이 재료에 대한 신경을 얼마나 쓰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한 입에 김밥을 넣고 씹기 시작하면 밥의 질감이 먼저 느껴진다. 김밥에 들어가는 쌀밥은 보통 고들하게 익힌 편인데, 질게 지은 것은 김밥에 적절하지 않다. 식을 때 과한 찰기를 만들어 식감을 떨어뜨리고 겉을 두른 김을 눅눅하게 만든다. 김밥을 씹을 때 가장 먼저 임팩트를 주는 것은 단무지의 질감이다. 보통은 김밥 속에서 가장 단단한 재료이기 때문에 이 녀석을 적절하게 분쇄해야만 다른 재료들도 씹을 수 있고, 그 ..

다른/공간 201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