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115

이월로스터스 @서울숲

이월로스터스 성수점을 찾았습니다. 서울숲 나들이객이 많이 몰리는 길목이지만, 2층이고 조금 이른 때여서 손님이 거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문한 커피는 에티오피아 시다모 벤사 아세파 허니. 에티오피아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허니 프로세스로 가공되었는데, 전체적으로 흠잡을데 없는 훌륭한 한 잔이었습니다. 서울숲 나들이길에 찾아보시길.

커피와/공간 2020.09.12

@답십리, 커피그라운즈 by 하루코빈스

우연한 기회에 답십리에 있는 하루코빈스를 찾았습니다. 카페 원웨이에 갔다가 최원재 바리스타님이 커피에 열정이 가득한 분들을 소개해주시겠다며 저를 데려가셨죠. 작은 공간이었지만 2015년부터 지역에서 자리를 잡으신 것 같았고,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열정이 뜨거우시더라구요. 살짝 데일뻔..ㅋㅋ 이름이 어디에선가 들어봤다 싶었는데, 전에 윤준배 바리스타가 이 회사의 이름을 걸고 브루어스컵에 나온 적 있었습니다. 시간이 약간 지나서 다시 한번 커피그라운즈를 방문했는데요. 이날 내려주신 볼리비아 엘 푸에르테 게이샤는 고급스러운 화이트 와인의 풍미와 쟈스민 느낌이 은은하게 나서 맛있게 마셨습니다. 가끔 내추럴 커피 중에 이런 풍미가 나오는 커피가 있죠. 커피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동대문구 인근에 계신 분은 들러..

커피와/공간 2020.04.26

@사당, 코코라움

총신대입구역과 남성역 사이에 위치한 코코라움을 찾았습니다. 지역 상권에서 창업한지 거의 2년 정도 지난 공간입니다. 커피와 함께 직접 만든 초콜렛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둘 모두 열에 의해 가공되고 나서 비로소 우리가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되죠. 커피와 초콜릿/카카오에서 ‘co’를 가져오고 공간이라는 의미의 raum을 합해서 COCORAUM 이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지역 상권의 특수성을 알아가고 또 미래를 위해 노력하시는 부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커피와/공간 2020.04.26

@성신여대, 리이케(Liike)

성신여대 앞 리이케(Liike)를 찾았습니다. 리이케 인근에 사는 지인과 동행했는데, 자신의 집을 리세권이라며 자랑할 정도로 애정이 가득해보이셨습니다. 공간은 적당한 세월을 품은 붉은 벽돌에 담장이 넝쿨에 약간의 여유를 가진 안마당(?) 등 여러모로 좋은 분위기 가지고 있었습니다. 카페 안이 넉넉하지 않은 것이 아쉽긴 했지만, 채광이 좋고 편안한 톤의 인테리어였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에 브루잉 위주의 판매였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자세하게 커피를 소개하는 응대가 기억에 남습니다. 커피는 맑은 느낌이 강해서 라이트 로스팅을 좋아하는 커피 마니아들에게 어필하겠다 싶었는데, 로컬의 고객을 단골로 하기에는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고품질의 드립백을 판매하신다는 추천을 받은 적이 있어서, 저..

커피와/공간 2020.04.24

어니언 미아 <HYDE>

오랜만에 어니언 미아를 찾았습니다. 제 기억 속의 이 곳은 차가운 콘크리트와 따뜻한 바리솔 등의 대립,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몽환적 음악을 통해서 사유를 돕는 공간이었습니다. 건물의 외부에 있는 자연/식물과는 불투명한 창을 통해 단절되어 있지만 절반은 연결되어 있기도 했었는데, 당분간은 공간 속에서 식물과 함께 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니언과 식물 전문가 그룹 틸테이블이 함께 라는 전시로 공간을 채웁니다. 공간에 식물이 들어오니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내부의 소리가 변하고, 공기가 변하고, 카메라의 화이트의 밸런스가 달라졌습니다.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던 사유에 대한 압박이 덜해지고, 공간 안에서 비로소 휴식이 가능해집니다. 당분간은 전시가 유지될 듯 하지만, 이번 주말 한번 찾..

커피와/공간 2020.02.15

룰리 커피(Rully Coffee) @대구

대구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카페가 있다는 소문에, 울산에서 출발해 충동적으로 대구 룰리커피를 찾았습니다. 우선 아메리카노 대신 클레버를 이용한 싱글 오리진 브루잉을 채용한 시도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문 후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제가 설계하는 브루잉 시스템과 비슷한 고민을 담은 것 같습니다. 로링의 로스팅 머신을 두 대 배치했고, 카페라떼를 위해서는 시네소 에스프레소 머신과 미토스2 두 대의 그라인더라가 배치된 하이엔드 세팅입니다. 카페라떼는 일관성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라떼아트를 없앴는데, 시스템의 승리가 만들어낸 준수한 맛이었습니다. 브루잉과 라떼를 위한 로스팅을 별도로 하지 않았는데(옴니 로스팅), 브루잉에서는 커피 고유의 향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붉은 ..

커피와/공간 2020.01.13

커피라이브(COFFEELIVE) @대구

‘커피에 미친 사람이 있다.’며 소개를 받은 대구 커피라이브를 찾았습니다. 작은 매장이었지만 근래 본 것 중에 커피 자체에 가장 집중한 매장 중 하나입니다. 바리스타님의 편안한 응대와 커피에 관심이 많은 손님이 만들어낸 공간 안의 분위기가 밝고 좋았습니다. 같은 커피도 만드는 바리스타의 개성에 따라 조금 다르게 표현해도 되는 운영 시스템이었습니다. 제게 커피를 제공해준 분은 본래 로스터라고 소개하셨는데, 멜리타를 이용해서 약간 두꺼운 입자와 93도로 시작하는 추출 온도, 3분여 약간 여유있는 시간 등의 균형으로 커피를 만드셨습니다. 농도가 약간 연하지만 단맛이 좋아서 한 잔을 다 비우기 부담스럽지 않았고, 추출 이후 전도를 통해 어느 정도 커피 온도를 즉시 내려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 취향과 닮은 부분이..

커피와/공간 2020.01.13

스테디 커피(Steady Coffee) @울산

울산 스테디커피를 찾았습니다. 스테디커피는 대구에 있던 시절부터 새로운 시도와 운영 시스템 설계의 관점에서 가보고 싶었던 매장인데, 얼마 전 울산으로 본점을 옮기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공간에서는 신축 건물의 깔끔함, 높은 층고의 시원함, 밝은 자연 채광의 장점을 두루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밤에도 조명 덕분에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커피는 스트롱홀드 S9과 S7 PRO X로 로스팅하고, 페마 x30과 브루비 등의 자동 머신이 커피를 일관되게 추출할 수 있게 기획되어 있습니다. 브루잉 커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아카이아 빈 도저를 사용한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컵은 재사용이 가능한 bpa free 재질입니다. 커피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균형과 단맛이 있었고, 베이커리도 풍성한 편이어서 ..

커피와/공간 2020.01.13

노띵커피(NoThin Coffee) @고양시

노띵커피를 찾았습니다. 브루어스컵에서는 진중한 시연을 보여주던 선수로, 온라인에서는 정성스런 글로 만난 인연입니다. 고양시 서오릉 인근에 자리한 노띵커피 매장은 브루잉 커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편안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커피부터, 스페셜티 커피 마니아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특별한 커피까지, 브루잉 커피의 스펙트럼이 넓었습니다. 오랜만에 ‘시먼 어베이’ 커피를 다시 만났습니다. 나인티 플러스 사의 생두 프로세스 디렉터, 시먼 어베이의 이름을 딴 이 커피는 2014년 제 커피 세계관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었습니다. 시먼 어베이는 나인티 플러스 사를 떠나 새로운 회사(Ethiopia Tropic)에 자리를 잡았고,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내건 커피를 내놓았습니다. 2014년에는 커피보다는 ..

커피와/공간 2019.11.21

베드 라디오(BED RADIO) @제주 동문점

제주도에 베드 라디오(BED RADIO)라는 멋진 공간이 생겼습니다. 베드 라디오는 숙박 시설과 라운지 카페 겸 펍을 보유한 브랜드 호스텔입니다. 숙박(Bed)을 통해서 소통하고, 로컬의 경험을 전달(Radio)하기 원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1호점인 동문점은 동문여관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어졌고, 2호점 역시 2019년 하반기에 오픈 예정입니다. 베드 라디오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로컬 교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용담 해안로 러닝, 산지천 롱보드, 동문야시장 투어, 흑돼지 소셜 다이닝 등. 제주의 기존 게스트 하우스는 투숙객들끼리 특유의 술문화 때문에 몇 건의 사고 있기도 했었죠. 베드 라디오와 함께 좀 더 건전하지만 재미있고, 안전하지만 힙한 여행을 즐기실 수 있기를. 위치는..

커피와/공간 2019.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