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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쥐어짜는 공공기관의 커피 입찰 공고 / 코레일유통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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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쥐어짜는 공공기관의 커피 입찰 공고 / 코레일유통

Coffee Explorer 2015. 12. 28. 00:44

코레일유통 커피 입찰 공고가 뜨다

얼마 전 코레일유통의 긴급입찰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해당 입찰은 카페스토리웨이의 커피 원두 구입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입찰 내용을 커피찾는남자가 좀 더 살펴보았습니다. (관련 링크 https://goo.gl/NQwEHt)




입찰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고된 추정소요 예산을 기준으로 보면 약 2년간 500g의 원두 49,000봉을 총 금액 \ 366,520,000원(VAT포함) 정도로 납품할 업체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환산을 해보니 1kg 당 13,600원(VAT별도)으로 월 1,000kg씩 24개월 간 납품해달라는 것이죠.

(공시된 예정 가격 결정방법)


게다가 일반적인 커피납품이 1kg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에 비하면 500g 단위의 판매는 포장 비용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은 물론, 관리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로스팅 회사에서는 그리 환영하는 일들은 아닙니다. 이런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1kg 당 13,600원(VAT별도)이하의 기준으로 납품을 하라는 이야기죠. 커피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분이라면 가격에 대한 기준이 없으실텐데요. 잠시 뒤에 좀 더 알아보기로 하죠.



입찰 공고 세부 내용들을 살펴보니

문제는 이 공고의 세부 내용에 있습니다.



최상급의 뉴크롭(생산된지 1년 내의 생두로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됨)을 사용한 4종 블랜드 원두를 납품하라는 것인데요.



수시발주 및 수시배송은 물론 운임은 공급자 부담에 무반품 조건을 거는 등, 철저히 유리한 조건들을 내걸고 있습니다. 특히나 신.구 상품을 바꿔달라고 하다니 신선도가 중요한 원두를 거래함에 있어서,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불합리한 독소 조항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kg 단위로 판매하는 원두의 기업간거래(B2B)에 있어 일반적인 로스터는 1kg 당 2만원 초반-후반 사이의 금액으로 커피를 납품합니다. 물론 거래량이 많은 업체에는 10-20%의 할인을 하기도 하고, 좀 더 규모가 큰 로스터는 다이렉트 트레이드나 컨테이너 단위로 생두를 들여오는 등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생두를 다량으로 구매해서 판매가를 낮출 수 있기도 합니다.


이번 코레일유통의 입찰공고는 일부 프랜차이즈가 OEM 방식으로 저가 원두 납품을 의뢰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인데요. 이런 경우와 비교하더라도 코레일유통의 원두 납품 규모는 훨씬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의 납품은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도 계약 체결 후에는 뉴크랍이 아닌 생두를 사용하는 등 마진을 위해 불법적인 해결책을 모색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품질 좋은 커피를 소비자들이 마실 수 있지는 않겠죠.



쥐어짜고 보자

코레일유통의 이런 입찰공고는 커피의 생산국과 한국의 커피 회사들을 쥐어짜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가격입니다. 코레일유통이 당사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이런 압박 입찰을 실시한다고 변명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막강한 독점사업 인프라 위에서 사업을 펼치는 코레일유통이 커피음료 제공을 위한 주 원재료인 원두에 대해 바닥 수준의 가격으로 입찰을 실시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1만원 중후반의 원두는 물론 넉넉하게 2만원 중반의 원두를 사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커피찾는남자는 조언하고 싶습니다.




근본적 한계는

그동안 코레일유통의 비리는 참 다양했습니다. 과거 지역본부 팀장이 친인척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사업을 낙찰받거나, 낙찰받은 매장을 다른 곳에 불법적으로 전매하는 등 내부의 은밀한 지원을 통해 직원들을 널리 이롭게 했던 사례는 디양한 신문 기사를 통해 고발되었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moneyweek.co.kr/news/mwView.php?no=2015102823578025170)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낙하산 인사 집중 투하지로 한국철도공사와 그 자회사들이 늘상 지적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철도공사는 2년 주기로 내려오는 낙하산 인사로 인해 전문성 없는 인사들이 요직을 점유하기에 장기적 전략수립을 통해 사업에 대한 개선을 하기 어렵고, 투명하지 못한 운영으로 실적을 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떠안고 있다보니 한국철도공사와 그 계열사들은 비정규직과 용역의 비중을 늘려 수익을 쥐어 짜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코레일유통에 바란다.

공공기관이라면 응당 가져야할 사회적 가치 추구가 있어야 합니다. 사업에 대한 개선은 장기적 전략을 통해 이루어야지 이런 식으로 다른 노동자들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1kg 당 13,600원(VAT별도)으로 납품을 하라는 것은 공공기관의 구매권을 이용한 불합리한 입찰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입찰은 이미 마감되었고 조만간 계약 업체가 발표될텐데요. 어떤 업체가 납품을 하게 될지, 꾸준히 계약 조건들이 이행되고 있는지 커피찾는남자는 모니터링하려고 합니다. 혹시나 지금이라도 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해당 입찰의 예정 가격을 전폭 수정한 재입찰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코레일유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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