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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트렌드 2010-2015 / 5. 종합

Coffee Explorer 2015. 11. 25. 23:13

5. 커피 트렌드 2010-2015 종합


한국 시장에서 벌어진 초저가 커피 전쟁을 제외한 모든 변화의 트렌드는 보편적인 커피 맛의 향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생두에서 결점두의 비율이 감소하고 표현될 수 있는 향기 강도의 자질은 증가하면서도 동시에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생두의 재배/가공 및 유통은 발전해왔습니다.





한국에서는 2012-2014년 로스팅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급격하게 로스팅 포인트를 낮추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쉽게 변하지 않는 소비자의 입맛에 오히려 이런 시도들은 주춤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스타벅스 등의 브랜드가 커피 시장 확대를 위해 균일화를 브랜드의 초기 전략을 우선에 두면서, 결점을 감추고 신선도가 덜 중요해지는 로스팅 포인트로 시장을 길들여 왔던 것에서 기인했습니다. 특별히 한국은 거기에 더해, 커피를 강배전으로 볶아서 진하고 쓰게 즐기는 과거 일본식 드립을 비판없이 받아들인 일부 커피 애호가들을 통해 오히려 대중과 커피산업의 격차를 크게 만드는 데 한 몫을 보탰을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얼마 전까지 붐을 이루던 단순한 리스트레또 추출은 스페셜티 커피를 과하게 날카로운 맛으로 시장에 선보이게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대중의 반작용과 커피 회사들의 타협은 다시 로스팅 포인트를 높이는 것으로 방향을 잡는 곳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로스팅 기술 및 추출 장비/기술의 향상이 만들어내는 추출 수율 증가가 날카로운 산미를 상쇄하면서 충분한 단맛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낮은 로스팅 포인트가 만들어내는 스페셜티 고유의 향기와 함께 단맛이 어우러져 보다 대중들의 반발이 적은 브루드(Brewed Coffee), 일본식 핸드드립 보다는 조금 편하게 수율을 맞춰서 추출하는 푸어오버 커피(Pourover Coffee)가 아메리카노(Americano)를 주로 판매하는 기존 카페 메뉴 구성에서 대체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스캇 라오(Scott Rao)는 The Coffee Roaster’s Companion이라는 책을 통해 ‘바리스타가 적정 추출을 하게 된다면 점차 강했던 로스팅 포인트가 조금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점차 로스팅 포인트는 낮아지고, 추출 수율은 높아지는 추세가 시장 전반에 확산된다면 오래 전에 진행되었던 SCAA, SCAE 차원의 골든컵 수율 측정 방법론에 대한 참고를 통해 스페셜티 커피를 사용한 한국만의 커피 골든컵에 대한 기준들을 세우는 노력들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서구나 일본에 경도되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 커피에 대한 고민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2016년 세계적 혹은 국내의 경제에 큰 위협이 없고, 카페에서 어느 정도 통용되던 더 비싼 핸드드립 기반의 커피를 보다 편하고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브랜드들이 대중을 성공적으로 공략한다면, 2016년에는 초저가 커피를 밀어내면서 훨씬 우수한 품질의 생두가 만들어내는 스페셜티 커피의 시장이 조금은 확대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와 같은 흐름 안에서 차츰 커피업계에도 가치 지향이 분명한 새로운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브랜드들은 단순히 현재의 커피 맛 보다는 그들이 선망하고 길러내는 인재상에 의해 더욱 우수한 사람들을 길러낼 것이기 때문에 향후 한국 커피업계의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글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보태자면 모든 커피산업은 기본 재료인 커피 재배로 부터 시작합니다. 따라서 산지의 삶에 우리는 더욱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조건적 다이렉트 트레이드만이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커피산업이 저개발국가에 대한 착취의 구조 위에 쌓아올린 탑이기 때문에 구조의 공정함에 대해서 항상 고민해야 하겠지만, 현재 공정무역단체들이 갖는 한계 또한 분명합니다.


물론 공정무역단체들은 산지의 공동체적 삶을 보존하는 가운데 과한 경쟁을 막기 위해 그동안 품질 향상을 뒷순위로 두고 있었지만, 이제는 품질에 대한 혁신 등이이 우선되지 않으면 빠르게 변화하는 커피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근본적으로 구조적 타의에 의해 시작된 커피 산지 임노동자들의 자율적 선택에 의한 다음 세대 교육과 식량 주권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이 아닐까요. 커피를 매개로 삶을 영위하거나 즐거움을 누리는 모든 사람이 산지에 대한 생각을 잊지 않는 태도와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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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가운데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는 시도를 하다보니 많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본래의 욕심만큼 격식을 갖춘 글을 작성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며 읽어주셨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다음 번 기획에서는 보다 많은 근거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관련 글 보기

1. 생두 재배 및 가공, 유통 환경의 변화

2. 커피 로스팅 환경의 변화

3. 추출 환경의 변화와 도구의 발전

4. 커피 산업의 변화

5.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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