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커피 아로마 밸브에 대해 알아봅시다

Coffee Explorer 2015. 12. 22. 01:34

아로마 밸브란?


커피는 로스팅 과정에서 향미 성분 외에도 필연적으로 비향기성 기체인 CO2(이산화탄소)가 생성됩니다. 로스팅 후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원두 내부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원두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 때 원두 패키지가 완전히 밀봉된 상태라면 팽창하는 압력과 외부의 자극에 의해 패키지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틈으로 신선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들어가면서, 원두가 빠르게 산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커피 생산자들을 원두의 포장에 신경을 쓰게 되는데, 오늘날 가장 보급된 포장 방식에는 아로마 밸브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용기 내부에서 외부로의 배기는 가능하지만 외부에서 내부로 공기가 유입되는 것은 막기 때문에, 원 웨이 밸브(One Way Valve)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실 원두를 보관하는 패키지는 신축성있는 재질과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로스팅 직후 1-2일 동안 벌어지는 대규모 가스 배출 상황을 제외한다면 아로마 밸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카페의 상황에서 에스프레소 용 커피를 납품 받는 1kg 단위의 원두를 1-2주간 보관해야 한다면, 포장 용기를 손상시킬 수 있는 양의 가스가 원두 밖으로 배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아로마 밸브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로마 밸브에 대한 오해


간혹 아로마 밸브 때문에 이산화탄소만 포장 용기 밖으로 배출된다고 과대 해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부 커피 관련 쇼핑몰에서 이런 문구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상식적으로 단순한 구조의 아로마 밸브가 그런 수준의 역할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로마 밸브는 단순하게 용기 내부의 모든 기체를 외부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로마 밸브 불량률의 함정


얼마 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원두 패키지를 모아서 아로마 밸브가 원활히 작동하는 지를 확인했는데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많은 원두의 패키지는 물론 커피 전문 보관 용기에 부착된 아로마 밸브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로마 밸브의 작동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한데요. 밸브가 부착된 원두 포장의 외부에 입을 대고 숨을 들이마시거나, 반대로 내부에서 숨을 내쉬어 보는 것입니다. 어떤 것은 원활히 공기가 통한다면, 반대로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겁니다. 한편, 내부에서 외부로 강하게 공기가 이동한 이후에 패킹이 원위치 되지 않으면서 공기가 자유롭게 통하는 불량품도 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아로마 밸브는 해외(이탈리아, 중국)에서 수입되는 것과 국산이 있는데 애석하게도 중국산과 국산 아로마 밸브의 불량률이 높은 편입니다. 국내에서도 좀 더 좋은 품질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사용자들이 스스로 테스트하면서 분별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잘 만들어진 아로마 밸브는 내부 고무 패킹에 오일 성분이 발라져 있어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를 막는 것에 조금 더 효과적입니다.




아로마 밸브 반드시 있어야 하나?


개인 고객이 매장에서 구입해가는 100-200g 단위의 포장에는 바늘로 작은 구멍을 뚫어서 판매하더라도 원두의 맛과 향을 유지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얼마 이후에 소비자가 그 구멍을 다시 테이프를 이용해서 막아야만 하겠지만, 해외의 유명 스페셜티 브랜드의 사례를 보더라도 소매용 원두에 대해서는 아로마 밸브를 장착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약

정리하자면 1kg급 원두 포장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소매용 원두 포장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로마 밸브는 대용량 포장의 경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패키지의 손상을 막아서 커피의 보관을 돕지만, 불량률이 높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서 작동 품질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