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음주 후 커피를 마시면 술이 깨나요?

Coffee Explorer 2015. 11. 5. 13:31

음주 이후에 자리를 옮겨서 커피를 마시는 일들이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술이 깬다'는 이유에서 인데요. 미국 남성 건강 잡지인 '멘스 헬스'가 미국 브라운대학교의 알콜 및 중독 연구센터 부소장 로버트 스위프트 박사(Robert Swift)연구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음주 후의 커피는 알콜로 인해 뇌는 이미 판단력이 저하되어 있지만 신체적인 활력만을 되찾게 만들어서 자칫 술로 인한 실수들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숙면을 방해하고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져서 더 숙취가 심해진다고 합니다. 커피는 혈액 속의 알콜 성분에는 전혀 관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들을 좀 더 찾아볼까요?





우선 술의 알콜 성분은 도파민을 분비를 돕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도파민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데요. 이어서 도파민은 사이클릭 AMP라는 화학물질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는데 이 성분으로 인해 우리의 뇌는 활발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면서 말이 많아지게 됩니다. 일부는 음주 전보다 오히려 더 기운이 치솟기도 합니다.


이 때 뇌가 가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체내에서 특별한 효소를 사용해서 사이클릭 AMP를 억제하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뇌 활성화가 중단되면서 알콜 중 진정제와 같은 작용을 하는 성분이 체내에서 효력을 발휘합니다. 다시 뇌의 작동은 느려지면서 반응 속도는 느려지고, 피곤함을 느끼며 정신이 흐릿해지게 되는 것이 우리가 술을 마실 때 일어나는 일련의 변화들입니다.


음주와 함께 커피를 마시게 되면 위에서 설명한 특별한 효소의 작용이 차단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알콜의 진정 효과는 낮추지만 기분은 더 좋아지게 되는데요. 이 때 뇌의 반응은 느리지만 신체에는 상대적으로 활력이 넘쳐서 술이 깬 것으로 착각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착각은 음주 운전을 하게 되는 많은 동기가 되기도 하는데요. 과로로 인해 체력이 떨어져 있는데 정신 차린다고 자꾸 커피 마셔서, 결국 몸 상하게 만드는 패턴과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는 단지 알콜의 진정 효과가 낮아졌기 때문에 활력이 있는 것 뿐이지, 혈액 속의 알콜 성분은 여전히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술이 깬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로버트 스위프트 박사는 '음주 후 커피가 생각난다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게 좋다'고 추천했지만 사실 한국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는 곳을 찾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긴 합니다.


술의 알콜 성분 => 도파민 분비(기분↑) => 사이클릭 AMP(뇌 활발) => 특별 효소(뇌 가열방지, 진정작용) => 또다른 신경전달물질 분비(피로감, 정신흐릿,뇌 작동 느려짐)



정리하자면 음주 이후의 커피는 술을 깨게 만드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신체 반응을 가져오지만, 실제로 술이 깨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효소의 작용을 차단해서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전히 뇌의 판단은 느리기 때문에 술로 인한 곤란한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구나 다음 날 숙취로 인해 고생할 가능성이 크다니, 음주 후 커피로 술을 깨려는 시도보다는 애초에 술을 과하게 마시지 않는 것이 현명한 일이 아닐까요?


글/사진 : 커피찾는남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