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항상 같은 맛 대신 매번 다른데 항상 맛있는 아메리카노! 도화동 Fritz Coffee

Coffee Explorer 2014. 9. 30. 18:53


저는 너무 묵직하면서 깔끔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커피를 마시면 왠지 담배를 피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서둘러 양치를 하고 싶어집니다.


비흡연자인데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운 후 입 안의 개운치 않은 느낌이 무엇일지 딱 알 것 같아요. 한껏 분위기를 내며 커피를 마셨는데 그 이후의 느낌이 담배랑 비슷하다면 당연히 기분이 별로겠죠? 물론 쿠바산 시가 쯤 되면 또 다르겠지만 말이죠.






요즘 저는 조금 가벼운 느낌의 편안한, 거기에 과하지 않은 약간의 산미가 들어가 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요. 그런 커피를 마시면 답답한 마음이 시원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던 중에 문득 프릳츠커피가 떠올랐는데요. 마포역과 공덕역 사이의 도화동에 위치한 프릳츠커피는 커피업계의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진 곳이랍니다. 






제가 처음 프릳츠커피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인데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부 워크샵으로 영업을 일찍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딱 붙어 있었죠. ㅠㅠ 이 사진을 보면 왠지 한국에는 더 이상 거의 남아있지 않은 모습의 대문이라 그런지 중국 무협 영화에 나오는 소림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밖에선 본 프릳츠커피의 모습인데요. 바로 옆에 전용(?) 주차장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주차 걱정은 붙들어매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는 다음 날 다시 프릳츠커피를 찾았답니다. 어제와 달리 활짝 열린 문을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안에는 작지 않은 뜰이 있구요. 옆에는 외부 테이블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시 계단을 통과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매장 문을 연지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프릳츠커피는 그 어떤 커피숍 보다도 활기를 띄고 있었습니다.






지금 커피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분은 아래 트로피의 주인공이죠. ^^







그리고 등빨이 상당한 또 다른 바리스타가 있으니...



바로 아래 잡지 인터뷰 속의 인물입니다. ^^





프릳츠커피하면 독특한 BI 가 인상적인데요. 왜 굳이 물개가 커피를 들고 있는 건지는 따로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뭐, 재밌으니깐, 좋아하니깐 집어 넣은게 아니겠어요? 무엇보다 테두리의 독특한 문양과 전반적인 폰트, 색감이 옛날 옛 적의 해태 로고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런 느낌?






매장 전반에 걸쳐서 멋진 필체가 인테리어의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었습니다. 이 곳 맴버인 BK의 솜씨라는데 정말 매력있죠?






메뉴판 역시 판자에 글씨를 슥슥 써서 만들었는데요. 누군가는 그저 글자 몇 자를 슥슥 썼을 뿐인데 이렇게 멋진 메뉴판이 된다니...그 재능이 몹시나 부러워요. 






지난 번 방문에서는 이렇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아메리카노 얘기를 해볼까요?






그리고 오늘, 따뜻한 커피를 한 잔 주문해서 자리로 가지고 왔습니다. 뚜껑을 여니 크레마가 엷게 드리운 모습이 매혹적이군요. 뜨거운 커피에는 컵 홀더 대신 이렇게 컵 두개를 겹쳐서. ^^


그라인더에 오늘 아메리카노를 위해 사용한 원두는 케냐 프로세스라고 써있었습니다. 곧 있을 바리스타 대회를 위해 로스팅한 고급 원두인데 이걸 그냥 판매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프릳츠는 따로 아메리카노 블랜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바꿔가면서 쓰는 건가요?" 제가 질문을 했습니다.

“맨~날 달라져요!”라며 바리스타인 BK가 대답을 했습니다. 프릳츠 아메리카노용 커피 블랜드는 한 종류를 정해서 균일한 맛을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사실 공산품이 아닌 커피에 항상 완벽히 균일한 맛을 요구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무조건 로스팅을 적절히 태워서 커피 생두의 질과 맛의 편차를 줄이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기 때문인데요.


생두의 수확과 수급에 따라 매번 다르지만 그러나 매번 맛있는 커피!

굳이 커피숍이 하나의 블랜드로 항상 균일한 맛을 내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 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오늘 마신 아메리카노는 케냐의 적절한 산미가 혀를 개운하게 만들어주네요. 이 블랜드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었다면 산미가 두드러졌겠지만 따뜻한 커피가 더 편안한 계절이 다가오는 10월이라 그런지 산미가 덜 자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커피는 식으면서 산미가 일정 부분 증가하는데, 사람의 혀도 음료의 온도가 뜨거울 때보다 낮아질 때 신맛을 더 잘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커피가 식으면 맛이 더 시게 느껴집니다. ^^






프릳츠커피는 워낙에 빵도 맛있어서 인근 주택가와 회사에서 점심을 해결하러 오는 경우도 많더군요. 적절한 조명을 받아서 빵을 더욱 맛스럽고, 멋스럽기까지 합니다.



오늘 커피찾는남자가 소개한 곳은 항상 같은 맛 대신 매번 다른데 항상 맛있는 아메리카노를 빵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도화동 Fritz Coffee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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