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데블스도어!

Coffee Explorer 2015. 5. 11. 11:34

'돈은 물론 필요한 모든 게 준비되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라는 질문을 최근에 여러 번 받았는데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네요. 사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요. 항상 확실한 대답을 하기 힘들었죠. 그 답 중의 하나를 이 공간을 방문하며 떠올렸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지 상당한 시간이 흘러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데블스도어를 커피찾는남자도 방문했습니다. 용진 형님이 만드신 공간이라고 하죠? ^^





위치는 다들 아실 듯 하지만...





이름에서 느껴지는 강인하고 무시한 기운이 잔혹한 '계산서'로 되돌아올까봐 무서운 곳.(사실 가격이 아주 비싼 편은 아니에요) 그 문을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우왕- 크다. 그런데 생각보다 작다!?'가 저의 첫 소감입니다.

그런데 입구부터 웬 꼬마 아이가...'얘~ 여기는 니가 놀기 적당한 곳이 아닌 듯한디?'





여기가 정녕 서울이란 말인가?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 설비들과 외국인 직원들도 여럿.





이렇게 보니깐 더 압도적으로 커 보이죠?





한 층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오래된 독일의 펍 + 지옥의 붉은 빛 + 저승사자를 떠올리는 푸른색(ㅎㅎ) + 브루어리 설비의 메탈톤과 화려한 조명 등등이 어울려있는 색의 조합은 무척 인상적이네요.





정말 멋진 공간인데요. 다만 음향을 잘 고려해서 설계된 공간은 아닌 듯 해요. 너무 귀가 아프고 상대방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불편했어요. 저라면 기획부터 음향에 대해 확실히 준비를 했을 것 같아요.





정말 멋진 공간이죠? 커피를 다루는 곳 중에 한국에서 이런 수준의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커피 공간은 시애틀의 스타벅스 리저브(Starbucks Reserve Roastery and Tasting Room)일 텐데요.

 

 

사실 이런 공간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만들기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저런 매장을 만드는 것은 쉽지만 저 정도의 로스팅 설비가 효율적으로 돌아가야 하도록 만드는 기반에 있는 커피 공급망 등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죠.


가장 큰 문제는 한국 혹은 현대의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이런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극히 한정적이라는 건데요.(주말과 퇴근 이후) 퇴근 이후에는 카페인 때문에 잠을 설칠까 봐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도 많거니와, 저녁 이후의 시간은 커피가 알콜류과 1:1로 겨루어서 승리를 거두기엔 절대적으로 불리하죠.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루어야겠죠? ^^


저는 공간을 구상함에 있어 관광적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서울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공간을 좀 더 다양한 콘텐츠로 채울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있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멤버쉽, 교육 등의 여러 인들을 잘 버무려낸 세계 최고의 커피 공간을 외곽 지역이 아닌 서울의 중심부 어딘가에 만든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런 일 시켜주실 수 있으면 발 벗고 나서렵니다. :)


여튼 결론적으로. 돈을 비롯한 아무런 제약이 없다면 제가 하고 싶은 일.

한국의 데블스도어, 시애틀의 스타벅스 리저브 보다 더 멋진 공간을 한국에 만들어보고 싶어요. 진짜로.

물론, 지속 가능한 구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