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바리스텔라, 카페베네의 세컨드 커피 브랜드 개점 본문
2014-2015년 한국의 커피 시장은 스타벅스 리저브, SPC의 커피앳웍스, 할리스의 커피클럽 등이 고급화된 신규 브랜드를 만들어서 시장을 테스트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까지 이런 컨셉의 브랜드는 왕성한 확장을 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전문가/매니아의 취향과 대중의 입맛/선택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모 기업의 대형 매장은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상징성과 시장 테스트를 위해서 매달 1,000만원 이상의 적자를 감수하며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 '백다방'과 같은 저가형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백다방은 외식업계의 큰 손으로 알려진 백종원씨가 만든 브랜드입니다. 이런 최근 커피업계를 가장 뜨겁게 하는 소식은 단연 '바리스탈라'의 개점 아닐까 합니다. 바리스텔라는 카페베네가 최근 비밀리에 준비해서 오픈한 세컨드 브랜드로 바리스타(Barista)와 스텔라(Stella, 별) 의 합성어입니다. 개점까지의 준비 과정이 마치 007 작전을 방불케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카페베네의 이런 행보는 상당히 민감한 이슈입니다.
최근 국내외의 사업에서 부진한 결과를 보여주며 연신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보도가 나오는 카페베네 본사에게 이번 신규 브랜드는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신사업일 수 있습니다. 반면 한 때 국내 최대 매장수를 가지고 있던 카페베네가 공정위의 출점 제한 규제를 피해 가맹점 늘리기 신사업을 펼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바리스텔라의 소식을 들은 커피찾는남자도 홍대를 찾았습니다.
카페베네 가맹자들 입장에서 근거리에 카페베네의 세컨브랜드가 입점할 경우 반발을 할 수 밖에 없을텐데요. 몇 신문 기사에 따르면 카페베네 관계자가 "직영점인 홍대 매장은 아직까지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테스트 매장으로 운영된다"며 "가맹사업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운영상황을 보며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특히 "가맹사업을 진행해도 기존 카페베네 가맹점주들의 상권을 침해하지 않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사실 카페베네가 가맹사업을 목표로 하지 않는 신규 브랜드 런칭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카페베네 관계자(누구인지 모르지만)가 말한 내용이 500m 내 동일 브랜드 매장을 출점하지 못하는 제한 규제를 지키겠다는 것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법적 책임이 없는 신규 브랜드(바리스텔라)와 타 브랜드(카페베네)사이의 자발적 규제를 기대하기는 아무래도 어려워보입니다. 그러나 보니 카페베네의 가맹자들은 바리스텔라의 존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바리스텔라는 홍대의 핵심 상권 중의 한 곳인 홍대 정문 건너편에 있는 놀이터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4층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으며 외관에서 보이듯이 화이트, 레드 그리고 블루가 브랜드 컬러로 사용된 것 같습니다.
웬 우주인이 보이길래 피키캐스트와 함께 마케팅을 진행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군요. 건물 외부에는 우주인 이벤트를 비롯해서 '바리스텔라' 로고송이 쉴새없이 흘러나왔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브랜드가 몇 개의 로고송을 가지고 출발하다니, 역시나 자본과 경험을 가진 회사가 만드는 브랜드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리스텔라의 브랜드 컬러가 잘 녹아난 벽면의 로고입니다. BI가 표현하는 강렬한 파란색은 마치 '산토리니'를 옮겨온 듯한 느낌인데요. 벽돌의 색/질감과 나무랄데 없이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그러나 '별'이라는 형상이 워낙 일반적으로 사용되다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나기는 합니다.
커피업계에서는 인텔리젠시아가 별 모양을 브랜딩에 사용한 회사로 유명합니다. 스타벅스 역시 이름이 'Star'가 들어가다 보니 최근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는 R 이라는 알파벳과 별 모양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바리스텔라가 '무엇을 파느냐'겠죠? 1,400원에 판매 중인 베이글이 우선 눈에 들어오구요. 그리고 그 아래로 웬 젤라또가.. 싶었는데 아니었군요!
무려 14종의 크림치즈를 마치 젤라또처럼 전시하고 있습니다. 9종류의 베이글과 크림치즈를 조합하면 무려 126가지의 베이글이 만들어집니다. 제품군을 단순화하면서도 관리하기 쉬운 최적의 사이드 메뉴를 전면으로 강력하게 내세우고 있네요. 최근 퀸즈 베이글, 머레이 베이글, 모노치즈 베이글 등 베이글을 내세우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바리스텔라 역시 커피와 베이글을 잘 조합했네요.
가격을 살펴볼까요?
가장 판매가 많은 아메리카노는 2,900원 그리고 하루커피(타 브랜드의 오늘의커피)는 2,500원이군요. 아메리카노 옆에 'ONLY SS'라는 표기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SS는 아주 작다는 의미는 아니고 그 반대인 Super Size를 말합니다.
베이글은 1,400원이지만 크림치즈는 1,500원으로 가격이 더 비싸군요. 아메리카노+베이글+크림치즈를 구입하게 된다면 5,800원입니다. 그외의 스무디류는 5,200원이고 메뉴판에 임시로 가려둔 영역이 있는데 가격이 8,900-11,800원인 것을 보니 팥빙수인 것으로 쉽게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세트메뉴로 주문하는 경우에는 좀 더 가격이 저렴해집니다.
바리스텔라에서 어떤 기계를 셋업했는지도 커피업계에서는 주목해서 볼텐데요. 달라꼬르떼 dc pro와 안핌 그라인더가 세팅되었습니다.
바리스텔라에는 원두도 100g 단위로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원두는 100g당 약 8,500-9,000원으로 판매할 예정인 듯 한데요. 오픈 기념 할인으로 할인을 하면 바리스텔라 블랜딩 커피는 3,500원이 불과합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원두 포장지를 살펴 봤습니다. 역시나 제조는 카페베네의 양주 공장, 판매원인 바리스텔라의 주소지도 카페베네 빌딩으로 불리는 강남 영동대로 701번지네요.
그 외에도 몇 가지 커피 도구는 물론 커피 드립백까지 판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컵 홀더의 모습인데요. 작은 부분들까지도 잘 준비하고 만들었더군요.
바리스텔라의 실내도 한번 살펴봐야겠죠? 여기는 2층. 1인 고객을 위한 자리도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3층.
4층입니다. 공간은 작지만 밖으로 보면 옥상 공간도 조만간 준비가 될 듯 합니다.
이 때 커피가 준비되었다는 알림이 왔습니다.
혼자서 2층에 있는 창가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이 곳에 앉으면 이런 풍경이 펼쳐지죠.
제가 주문한 바리스텔라의 커피는 하루커피와 아메리카노인데요. 상당히 따스한 날씨였지만 커피 맛을 명확하게 알고 싶은 마음에 따뜻한 커피만 두 잔을 주문했습니다.
상당히 커보이죠? 이디야를 비롯한 타 브랜드의 커피 용량을 비교해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용량이 많은 커피'라는 타이틀을 노린게 아닐까 싶네요.
뚜껑을 열었더니 조금 지저분하게...사진에 찍혔습니다.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갈 정도로 운영 초기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24시간 운영을 하기 때문에 밤에 홍대를 거닐며 출출한 배를 베이글로 채우기에는 나쁘지 않을 듯 한데요.
이제 커피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할텐데요. 갑작스레 커피찾는남자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
'바리스텔라 커피와 카페베네 커피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면 못 참죠. 그대로 커피를 들고 가장 가까운 카페베네로 이동해서 아메리카노를 구입했습니다.
두 커피에 대한 비교는 다음 번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